한국으로 온 단 하나의 목표 ‘올림픽 메달’… “원팀돼 따냈죠”
獨과 銅결정전에서 3단식 완승
맏언니로 메달 획득에 큰 기여
“전우인 유빈이 에너지 넘치고
LA올림픽서 메달色 바꿀 것”
2011년 귀화… 인천 전씨 시조
2015년 처음으로 ‘국대’ 발탁
“메달 색이 중요한가요? 원팀으로 같이 딴 게 중요하죠.”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는 올여름 가장 바쁜 올림픽 메달리스트 중 한 명이다. 전지희는 지난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끝난 2024 파리올림픽 여자 탁구 단체전에서 대표팀 동료들과 동메달을 합작했다. 당시 전지희는 3단식에 나서 동메달 획득에 쐐기를 박았다. 그래서 전지희는 각종 행사와 인터뷰, 방송 출연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다.
지난 23일 문화일보를 찾은 전지희는 파리올림픽 메달 획득의 비결로 주저 없이 ‘동료의 힘’을 꼽았다. 전지희는 “올림픽 단체전 메달은 혼자 잘하면 이기는 게 아니다. ‘원팀’이라는 큰 힘이 있었다. 3명이 같이 힘을 모았고, 원팀으로 똘똘 뭉쳤다. 내가 아닌 모두가 서로 노력했고, 서로가 너무 큰 힘이 됐다”고 활짝 웃었다.
중국 허베이성 출신. 전지희는 중국에서 청소년 국가대표까지 지냈지만, 성인 대표팀 벽이 너무 높아 탁구를 그만둘까 고민하다 2008년 한국행을 택했다. 전지희의 원래 이름은 톈민웨이. 2011년 귀화하면서 ‘전지희’로 개명했고, ‘인천 전(田) 씨’의 시조가 됐다. 전지희는 2015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이후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과 동메달, 세계선수권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올림픽 무대에선 메달이 없었다. 사실 전지희가 한국에 온 목표는 단 하나. 한국 국가대표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서였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부터 올림픽에 도전했지만,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여자탁구 선수로 적지 않은 나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파리올림픽 무대였다. 그래서 전지희는 이를 더 악물었다. 전지희는 소문난 노력파. 훈련장에 가장 먼저 나오고, 가장 늦게 나간다. 한번 훈련에 몰입하면 밥 먹는 시간조차 아껴가며 탁구채를 휘두른다. 올림픽 메달의 비결은 역시 피나는 훈련이었다.
전지희는 대표팀 후배 신유빈과는 누구보다 가까운 단짝. 둘은 2023년 더반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은메달, 항저우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금메달을 수확했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서도 환상의 호흡을 과시하며 올림픽 메달을 합작했다. 신유빈은 장난기가 많은 동생. 둘은 티격태격하고 때로는 격의 없이 웃으면서 친구처럼 지낸다.
전지희는 신유빈을 ‘전우’라고 표현했다. 전지희는 “신유빈은 긍정적인 에너지가 엄청난 선수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유빈이는 동생이지만, 내가 늘 힘을 받는 존재”라고 귀띔했다. 한국 탁구에 중국은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다. 전지희는 “중국 선수들이 너무 준비를 잘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이번 대회에선 준비를 더 많이 하고 출전한 느낌이 들었다”면서도 “4년 뒤 열리는 2028 LA올림픽은 신유빈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다음 올림픽에선 메달색깔이 무조건 바뀔 것 같다. 유빈이는 워낙 대단한 선수이고, 데뷔 때부터 국제대회 결승을 경험했다. 나보다 10년 더 빠르다. 그래서 희망이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파리올림픽 일정을 마친 뒤 국가대표 은퇴를 암시한 전지희의 수상 소감이 눈길을 사로잡았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과 팔꿈치 통증 탓이다. 신유빈은 전지희에게 “2028년 LA올림픽도 함께 뛰자”고 요청했다. 전지희는 이를 두고 “아직 생각이 안 바뀌었다. 지금은 그냥 즐겁게 행복하게 일단 하루하루 지내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지희의 인생 목표는 ‘즐겁게 살자’다. 전지희는 “참 고마운 분들이 많다. 도움을 준 모든 분을 찾아뵙고 인사를 하고 있다”면서 “하루하루 어떤 다른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냥 현재 오늘 잘 살고 싶고, 오늘 즐기며 살고 싶다. 당분간 올림픽 메달 기쁨을 누리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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