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장 “1945 광복 인정하냐” 野 질문에 “노코멘트” 진짜 이유는?…“설명 못하게 해서”

정충신 기자 2024. 8. 2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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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관장 블로그에 “나는 왜, 1945년 광복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는가?” 입장문
유동수 의원 “1945년 광복 인정하나” 묻자…김 관장 “노코멘트” 논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지난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1945년 광복을 인정하느냐‘는 야당 의원 질문에 ‘노 코멘트’라며 답변을 거부한 것과 관련해 해명했다.

김 관장은 27일 ‘김형석의 역사산책’ 블로그에 ‘나는 왜, 1945년 광복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는가?’라는 제목의 입장문에서 당시 답변 상황과 ‘1945년 광복 인정’을 묻는 야당 의원 질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소상하게 밝혔다.

김 관장은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유동수 의원이 ‘1945년이 광복이 아니라고 했느냐?’고 물어서, ‘그렇다. 1949년 제헌국회에서 4대 국경일을 제정할 때…’라고 언급하는 순간에, ‘그렇게 답변하지 말고 관장으로서 1945년이 광복이 맞느냐? 틀렸느냐? 만 대답하라고 요구를 받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의 학자적 양심과 역사학적 사실에 맞춰서 답변하려는데, 아예 설명을 못하게 해서 ‘그러면 노코멘트 하겠다’고 대답했다"고 해명했다.

김 관장은 입장문을 통해 자신의 견해를 뒤늦게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1948년 제헌국회에서 1945년 8월 15일은 ‘해방’이라고 부르고, 1948년 8월 15일은 ‘독립’이라고 불렀다. 일제강점기 36년을 지내고 해방을 맞았지만, 다시 3년간의 미군정기(북한은 소련군 치하)를 지내다가 5·10자유총선거를 통해 자유민주국가를 세운 것을 축하하는 의미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 때문에 4대 국경일법을 제정할 때도 1948년 8월 15일을 독립기념일이라 명명하고, 1949년 8월15일을 제1회 독립기념일로 기념했다"면서 "그런데 이후 법사위원장 백관수 의원이 1948년 8월 15일의 독립과 1945년 8월 15일의 해방을 함께 수용할 수 있는 용어로 ‘광복절’을 제안해 수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관장은 "이런 연유로 인해 광복절은 1948년을 기준으로 회수를 계산해왔다. 그리고 1953년 8·15경축식의 명칭은 다시 ‘독립절’로 바뀌었다. 그러던 것이 1954년 ‘제9주년 광복절’ 이후로는 광복절로 고정됐다"며 "문제는 1951년까지는 제3회 광복절이라고 연설문에 기록된 것을 1953년 공보처가 ‘담화집’을 출판할 때 제6주년 광복절로 수정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54년 9주년으로 기록한 후부터 아무런 이유도 없이 1945년 기준으로 바뀐 것"이라고 상세히 설명했다.

김 관장은 "다시 말해 1953년까지는 독립기념일(1948년 8월 15일)을 위주로 기념하고, 해방기념일(1945년 8월 15일)을 병행하던 역사적 의미를 잊어버리고 단순한 해방기념일로 축소해 버린 것"이라며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정부 수립 초기에는 1945년의 해방보다 1948년의 독립이 중요시됐고, 광복절의 연혁 또한 독립기념일인 1948년 8월 15일이 기준이었다. 그런데 6·25전쟁이 끝나고 1954년 광복절부터 1945년 8월 15일을 기준으로 잘못 계산된 것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1945년 8월 15일은 일제로부터의 ‘해방’이고, 1948년 8월 15일이 ‘광복’의 진정한 의미’라고 답변하려는 언론의 자유를 박탈당한 상태에서 ‘노코멘트’하겠다고 답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김 관장은 정무위에서 "1945년 광복됐다는 것을 인정하느냐. 관장 자격으로 이야기해달라"는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 질의에 "관장 자격으로 얘기를 하라면 그 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에 유 의원이 "예스(yes)도 아니고 노(no)도 아니란 말인가"라고 묻자, 김 관장은 "그렇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지난해 12월 한 보수단체 행사에서 자신이 "1945년 8월 15일 광복됐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역사를 정확히 모르고 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기자회견 등을 통해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돼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는 견해를 밝혀왔고, 이에 광복회 등은 김 관장이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하는 뉴라이트 인사’라며 반발했다.김 관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48년 취임 당시 ‘대한민국 30년’이라는 표현을 썼던 사실을 아느냐는 질문에는 "알고 있다"면서도 이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는 "관장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노코멘트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임시정부를 계승했다는 것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인정한다"고 답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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