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 PD, 그럼에도 시즌2를 만드는 이유(지금백지연)

박아름 2024. 8. 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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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금백지연’ 영상 캡쳐
사진=‘지금백지연’ 영상 캡쳐

[뉴스엔 박아름 기자]

백지연 앵커가 '나는 신이다' PD의 진심을 보장했다.

MBC 조성현 PD는 8월 26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지금백지연'에서 JMS 취재 비하인드부터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시즌2를 하는 이유까지 모두 털어놨다.

화제의 프로그램인 '나는 신이다' 방영 후 JMS로부터 고소 고발을 당해 최근 검찰 송치까지 됐던 조성현 PD는 현재 '나는 신이다' 시즌2를 준비 중이다. 조성현 PD는 "우리에게 가해자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 시즌2에서는 제보자가 되어 인터뷰이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귀띔했다. 조성현 PD는 "만날 때마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저 친구도 측은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헌금 액수나 출석 교인 등을 봤을 때 절반 가까운 숫자가 탈퇴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는 신이다'라는 걸 보고 탈퇴할 수 있어 고맙다고 응원해주신 분들도 상당히 많이 있다"고 '나는 신이다' 방영 후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나는 신이다'의 포문을 열었던 피해자 메이플의 근황도 전했다. 정명석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한 뒤에도 메이플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었다. 조성현 PD는 "메이플은 3월 프로그램 공개 전 홍콩으로 돌아가 있었다. '나는 신이다'가 공개되고 나서 원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던 직장에서 나가달라 했다더라. 홍콩에서도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이 친구 이름이 구글에서 검색 순위 1위에 올라가는 일이 있었다. 그리고 한국에서 고소 고발이 계속됐다. 가장 큰 일이 2심 재판부가 성폭행 당시 녹음 파일을 JMS 측 변호사들에게 공개했다는 것이다. 그걸 신도들이 돌려서 듣기 시작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그래서 메이플이 이걸 그만둘까 말까, 소송을 포기하고 싶단 얘길 많이 했다. 나랑 김도형 교수님이 찾아가서 메이플을 달랬다. 근데 지금 이 순간 멈추는 건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거니까 같이 참아보자 했다"고 설명했다.

고소까지 당한 조성현 PD 역시 JMS와 힘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조성현 PD는 "끝이 나는 싸움일까, 시즌2가 끝나고 나면 사회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지?"라며 "메이플 아버지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내가 검찰 송치되기 전이었는데 메이플 아버님께서 반대로 내게 얘기하셨다. 당신과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 걱정된다고. '이렇게 부도덕하고 공권력이 피해자보다 가해자를 보호하고 있는 시스템 하에서 그런 일이 계속될 건데 당신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 지 걱정이다. 몸 잘 챙겨라'고 하셨다. 이제와서 보니 그 얘기가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심경을 밝혔다.

놀랍게도 JMS는 심지어 '나는 신이다'를 만든 조성현 PD마저도 교화될 것이라 믿은 것으로 전해졌다. JMS와 접점이 하나 정도는 있었다는 조성현 PD는 "스파이 조직에 있던 조직장이 날 관리했다. 서로 연락하고 '살살 해달라' '정보 좀 달라' 이런 얘길 하면서 지냈다. 그렇다고 내가 정보 줄 일은 없었다. 그렇게 하다가 취재 차 JMS 예배를 들으러 갔던 적이 있었다. 가서 어떤 사람들이 모여있는지, 정말 정명석을 찬양하는지 보고싶단 생각이 들어 예배에 참석하겠다고 말했는데 흔쾌히 OK해서 가게 됐다. 갔다와서 인사말로 '전혀 이상할 게 없다'고 했는데 예배 내내 화면에 정명석이 계속 나와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JMS는 내가 자기네한테 조금씩 교화되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우릴 핍박하는 입장에 있지만 언젠가는 사도 바울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오히려 JMS를 열심히 알리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성현 PD는 '나는 신이다' 팀 내 프리랜서들의 신변 보호를 MBC에 요청하기도 했다. 조성현 PD는 "시즌1 끝나고 나서도 그렇고 소송에 시달리다보니 걱정한 게 언제든 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고 나도 마찬가지라 이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일을 했던 사람이 법적인 일에 휘말리게 되면 법적인 보호를 MBC가 해준다는 사전 동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조성현 PD는 "집사람한테 제일 미안했던 순간이 집사람이 '나는 신이다' 시즌2가 결정된 후 화를 내며 이런 얘길 했다. '다른 엄마들은 놀이터에 가면 아이들이 미끄럼틀이나 그네에서 떨어질까 보고 있는데 난 주변에 이상한 사람이 오지 않나 쳐다보고 있다. 이게 정상적이야?' 그 순간 너무 미안했다"며 아내를 향한 미안함을 표현했다.

또 조성현 PD는 "지금까지 언론 대응할 생각을 안 했는데 입장문을 내고 인터뷰를 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아들 때문이었다. 한국 나이 7살, 만 5살이다. 아들이 알아듣지 못할 줄 알았는데 집사람과 송치된 걸 보면서 얘길 나눴다. 최악의 상황에 어떻게 될지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아들이 그걸 듣고 있었나보다. 갑자기 이야기에 끼어들더니 '아빠 감옥 가?' 라고 물었다. 그 말을 듣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 여러가지 내가 일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한 마음이다. 그런 마음으로 일하고 열심히 살아왔는데 아들에게 큰 걱정을 남긴 것이다. 그때 너무 미안해서 '아니다. 아빠가 이길 수 있다'고 얘기했다. 그 후 4일 넘게 출장을 갔다. 되게 냉정한 아인데 출장 갔다온 날 밤에 갑자기 내게 달려오더니 안기더라. '아빠 정말 감옥 안 갔네'라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그때 했던 생각이 '다시 이런 일을 하지 말아야겠다'였다"고 전했다. 이어 "외할머니는 날 오랫동안 키워주신 분이다. 90세 넘으신 분이 TV에 나온 손주 얼굴과 송치란 단어를 보시더니 '감옥에 간단 뜻인가?' 하고 걱정하셨다더라. 가족들에게 고통을 안기는 일을 내가 언제까지 계속 해야만 할까. 사실 지지받는 일이란 생각이 들지 않고 '무엇을 위해서?'란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나는 신이다' 시즌2를 준비 중인 조성현 PD는 "이번에 안 그래도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을까? 돈을 버는 것도 아니고'란 생각이 들었다. 근데 세 가지라 생각한다"며 고생하면서까지 '나는 신이다' 시즌2를 계속하는 이유를 공개했다.

먼저 조성현 PD는 "내가 너무 못 사는 집에서 태어나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살았다. 보증금도 없는 월세 30만원 짜리 집에서 MBC 들어가기 전까지 그렇게 살았다. 나중에 우리 아버지가 왜 이렇게 생활력이 없는지 너무 궁금했는데 알고보니 그것도 사이비와 연관이 있었단 걸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알게 됐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가족 중에도 사이비 종교 피해자라 부를 만한 분이 계신다. 시작할 땐 몰랐고 '나는 신이다' 공개되기 전 알고 봤더니 '우리 집도'라는 걸 가족 중 한 명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게 됐다. 이걸 하면서 가장 괴로웠던 게 '왜 이 사람들은 이걸 믿을 수 있지?'라는 것이었다. 공감이 안 가니까 그들에게 계속 공격적인 질문을 하고 있더라. 그분들에게 그런 질문들을 많이 하고 다녔는데 다른 집이 아니라 우리 집 얘기였다는 걸 알고 난 뒤 모두가 그럴 수 있다 생각했다. 내가 시사교양 PD를 하는 이유는 힘없는 사람을 위해 찍소리라도 할 수 있는 일이다. 가치있고 사회를 향해 억울함을 내가 얘기해줄 수 있다는 게 좋은 일이다"고 고백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메이플 아버지와의 약속 때문이다. 조성현 PD는 "메이플이란 친구, 아버지와 화상 미팅을 진행한 적이 있다. 아버님께서 약속을 해달라고 했다. 첫 번째는 '내 딸을 당신의 딸처럼 여겨달라. 그리고 잘 무사히 홍콩으로 돌려보내달라.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하지 마라. 끝까지 책임지고 이 일을 완수해달라'는 것이었다"며 "시즌2도 메이플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이걸 끝을 낼 수 없는 거다. 메이플 아버지와 했던 약속이 있으니까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이 생각을 무척 많이 한다. 메이플은 젊은 여성으로서 해줄 수 없는 걸 다 얘기해준 사람이다. 그 친구의 고통을 옆에서 보면서 내가 겪게 되는 상황은 별 거 아니란 생각이 든다. 메이플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너의 맘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고 얘기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조성현 PD와 MBC 출신으로 친분이 두터운 백지연은 마지막으로 "선이 악을 이기지 못할 때 슬픈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을 이겨내는 건 수많은 사람들의 옳은 힘이다. 그런 선한 힘이 모여서 악한 걸 밀어내는 데 우리 채널이 조금이라도 힘을 보탰으면 하는 마음으로 모셨다"며 조성현 PD를 향한 응원과 지지의 뜻을 밝혔다. 아울러 백지연은 조성현 PD가 수십억을 주겠다는 스카우트 제의까지 단칼에 거절하고 MBC로 돌아간 것과 관련, "내가 보증한다. '이 사람은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구나. 약하고 어려운 사람들이 찍소리라도 내고 투쟁할 수 있게 거기에 목숨을 걸었구나'라는 걸 느꼈다. 조성현 P의 진심을 믿고 응원해주셨음 좋겠다"고 시청자들에게 당부했다.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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