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때 한국이 무슨 국적 있었나”…‘사과’ 대신 ‘막말’ 추가한 김문수

변문우 기자 2024. 8. 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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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청문회, ‘정책 검증’ 대신 ‘막말 논란’ 공방전만…13시간 걸려 파행
金 “세월호는 과하다” “‘쌍용차 노조는 자살특공대’ 발언, 반성할 문제 아냐”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8월2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각종 논란만 남긴 채 결국 파행됐다. 정책 검증 대신 후보자에 대한 역사‧노동관과 과거 막말 논란을 두고 여야가 공방전을 펼치면서다. 여기에 김문수 후보자도 막말 논란에 대한 사과를 거부한 것은 물론, "일제시대 때 한국이 무슨 국적이 있었나" "세월호 (추모는) 과하다"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추가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26일 오전부터 진행한 김 후보자의 청문회는 약 13시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청문회 과정에서 김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다. 결국 여야는 치열한 공방에 이어 정회‧속개 과정을 반복하다 밤 11시30분경 최종 산회했다.

김 후보자의 문제성 발언은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나왔다. 박 의원이 과거 논란이 된 "문재인 대통령은 건국은 1948년 8월 15일이 아니라 1919년이라는 이상한 얘기를 하고 있다" 발언에 대해 지금도 똑같이 생각하는지 묻자, 김 후보자가 "일제시대 때 한국이 무슨 국적이 있었나.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 있었나"라며 당시 선조들의 국적이 '일본'이라고 답한 것이다.

이에 박 의원이 "그러면 일제 강점기에 살았던 우리 선조들은 국적이 일본이냐"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나라를 다 빼앗겨서 일본으로 강제로 다 편입(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면 일제시대 때 국적이 한국이냐. 상식적인 얘기를 해야지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면 안 된다"면서 "아무리 인사청문회지만 일제시대 때 무슨 한국이 국적이 있었나.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 있나"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의 해당 발언에 야당 의원들은 '헌법을 부정하고 있다'며 강력 항의했다. 야당 의원들은 "'대한국민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라는 제헌헌법 전문을 부정하고 있다", "반역사적 발언을 한 국무위원 후보자의 청문회를 진행하는 게 어떤 의미가 있나", "김 후보자는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고성을 질렀다.

반대로 여당 의원들은 고용부 장관 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역사관을 검증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김 후보자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경험이 많다는 점을 들어 '적격'이라고 엄호하기도 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는) 젊은 시절 뜨겁게 노동 운동에 매진했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도 대부분 기간을 환노위에서 활동했다"며 "말씀 중에는 우려가 되는 것들도 있지만, 행동에는 전혀 부끄러움 없게 살아오지 않았나"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조지연 의원도 "재야에 있을 때 표현의 일부만 가지고 모든 것을 다 재단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당 간사인 김주영 민주당 의원은 "국무위원은 학자나 일반인들의 인식과는 달라야 된다. 특히 역사 인식에 대해서는 (더) 그렇다"면서 "고정되어 있는 역사관에 대해 정말 통탄스럽다. 후보직에서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의 이학영 의원도 "어떻게 국무위원으로 인정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날 청문회에선 김 후보자의 '세월호' 관련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자가 세월호 참사를 두고 '죽음의 굿판'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야권에서 유가족 사과를 촉구하자 "세월호는 과하다. 10년이 넘었는데 계속 그렇게(추모를) 하면 되겠나"라고 말한 것이다. 이어 "그런 식으로 누구에게 강제로 사과를 요구할 수는 없다. 청문회라고 무조건 사과하면 안 되고 세월호는 과도하다"라며 재차 사과를 거부했다.

여기에 김 후보자의 '쌍용차 노조는 자살특공대' 발언까지 거듭 소환되자 여당에서도 쓴 소리가 나왔다. 임이자 의원은 "사실 (쌍용차는) 자살특공대라든가 세월호 (죽음의 굿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유가족들이) 얼마나 가슴이 아프겠나"라며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말의) 맥락은 그렇지 않다고 할지라도 (유가족에게) 하실 말씀 없나"라고 일침을 날렸다.

이에 김 후보자는 "아픔을 벗어나는 과정에서 제가 한 말이 모질게 했다는 부분도 있었다면 제가 용서를 구한다"면서도 "제 나름대로 과거에 했던 말을 돌이킬 수는 없지 않나. 시간을 두고 차츰차츰 말하겠다"라고 답했다. 또 "(쌍용차 노조 관련 발언은) 내가 한 말이 아니라 본인들이 그렇게 행동한 것"이라며 "반성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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