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재정준칙 지켰지만…내년 78조 빚내서 나라살림 꾸린다

임하은 기자 2024. 8. 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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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비율, 2019년 2.7% 이후 6년 만에 3% 이내 편성
내년 국세, 15.1조↑…"정부 노력 아닌 경기회복 기인"
실적 늘자 내년 법인세 10.8조↑…세입 청사진은 부족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8.27. myjs@newsis.com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윤석열 정부가 세 번째 예산안에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재정준칙을 사수했다. 정부가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3% 이내로 줄인 건 6년 만이다.

하지만 재정 적자는 78조원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올해 대비 줄어든 적자는 자연적인 경기회복에 따른 내년도 세수 증가에 기인하는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27일 정부가 발표한 2025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 총지출 증가율은 3.2%로 편성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2.9%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당시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개선하고, 적자비율을 3% 이내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강조한 바 있다.

내년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3% 미만으로 줄인 것은 코로나19 발병 이전인 2019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연도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의 추이를 보면 2019년에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2.7%였으나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 5.4%, 2021년 4.1%, 2022년 5.0%, 2023년 3.6%, 올해 3.6%를 기록해왔다.

적자 규모는 2019년 54조4000억원에서 2020년 112조원으로 훌쩍 뛴 후 2021년 90조6000억원, 2022년 117조원, 2023년 87조원, 올해 91조6000억원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 출범 당시 코로나19 이전 50조원대 재정 적자로 돌아가겠다는 취지와는 크게 멀어진 셈이다.

유병서 기재부 예산총괄심의관은 배경브리핑에서 "지금의 상황이 아주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올해 예산도 90조원 이상 적자가 나 있다"며 "내년도 적자폭은 78조원으로 적자폭을 줄여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빚내서 살고 있는 나라살림"이라고 설명했다.

유병서 심의관은 "꼭 줄여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안에서 다른 재원을 마련해서 정책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숫자 자체에 집착하는 건 아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정부가 강조한 예산은 약자복지, 민생과 경제활력 중에서도 소상공인과 저출생 등이다. 특히 내년도 소상공인 지원 예산은 전체 규모가 5조9000억원로, 역대 최대 규모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문재인 정부의 소상공인 지원 예산의 5년간 평균은 4조1000억원이며, 코로나19로 인한 손실보상금 특수 소요를 제외하면 3조6000억원가량이다. 정부는 소상공인이 고통 받는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새출발 기금을 40조원 플러스알파(+α)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예산안에 담았다.

저출생 관련 분야에는 총 19조7000억원을 투입했다. 전년보다 3조6000억원 증액된 규모다. 기재부는 인구전략기획부가 출범하면 관련 예산이 늘어날지에 대해서는 규정해봐야 한다고 첨언했다.

정부는 관행적이고 비효율적 사업을 축소해 총 24조원 규모의 지출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조정한 내년도 관리재정수지는 -77조7000억원으로 올해(-91조6000억원)보다 13조9000억원이 늘었다.

정부가 내년도 국세수입 예산을 올해 예산보다 15조1000억원 증가한 382조4000억원으로 편성한 것을 고려할 때, 이는 올해 기업의 경기회복에 따른 자연적인 세입 증가에 기인한다.

정부는 올해 좋아진 기업실적이 내년도 예산에 반영돼 내년 법인세수가 올해 예산 대비 10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경기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이 반영된 올해 세수는 지난 6월까지 누적 10조원가량 결손이 났다. 올해 상반기 경기를 반영하는 8월 법인세 중간예납이 얼마나 걷어지나에 따라 세수 펑크 규모가 달라질 전망이다.

더불어 정부는 연이은 감세정책을 추진 중에 있어 세입 확충을 위한 청사진이 부족한 실정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재정 적자 규모가 줄어든 건 세수가 올해보다 더 많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정부의 인위적인 노력이 아니라 경기 회복에 기인한 것"이라며 "획기적인 개선을 바라보는 3년째 예산편성에도 대규모 재정 적자가 쌓이는 건 건전재정을 표방하는 정부로서 민망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 내년 예산안은 올해 보다 3.2% 늘어난 677.4조원으로 편성됐다. 2024.08.27. ppkjm@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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