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북미 공략 차질 빚나…10조 투자 조지아 공장 환경 허가 재검토
美 육군 공병단, 민원에 '환경 허가' 재평가…"잡음 아쉬워, 큰 문제는 없을 것"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미국 연방 정부 당국이 76억달러(약 10조원) 규모 현대자동차 조지아주 공장 환경 허가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중국 악재 반대급부로 힘을 주는 미국 전략에 생채기가 난 모양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 문제가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AP통신은 26일(현지 시간) 미국 육군 공병단이 현대차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이 지역 상수도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다는 환경 단체 민원을 접수한 뒤, 환경 허가를 재평가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10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기공식을 열었다. HMGMA는 1183만㎡ 부지에 연간 30만대 전기차를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당초 내년 상반기 양산 목표를 세웠다가, 올해 하반기로 앞당겼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기공식 당시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현대차그룹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 최적의 파트너를 드디어 찾게 됐다"라며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전 세계가 선망하는 최고 수준의 전기차 생산시설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이 HMGMA에 주목하는 배경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규정한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점이다. 북미 내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공장에는 8000명 노동자가 고용될 예정이라 조지아주도 관심을 쏟고 있다.
북미 시장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쏠쏠했던 중국 시장이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부진해지자 현대차그룹은 북미 시장을 활로로 삼았다. 현대차그룹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를 중심으로 고급 브랜드 구축에 속도를 내며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AP에 따르면 공병단은 서한에서 "조지아주 등이 2022년 현대차가 주민 식수원 지하 대수층에서 하루 2500만리터를 끌어 쓰는 것을 원한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지아주가 올해 4개 우물 신설을 검토하면서 수요가 알려졌고, 환경 단체는 반발하고 있다.
벤 커쉬 환경 단체 법률 담당은 AP와의 인터뷰에서 "한 지역에 펌프를 집중적으로 설치하면 가정용 및 농업용 우물과 같은 지역적으로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가장 큰 의문은 지역 샘과 습지, 하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HMGMA는 "현대차 공장 운영이 지역 사회 물 자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관련 당국과 끊임없이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라며 "환경 영향을 줄이고 지역 사회를 보호하고자 국제적으로 인정된 기준과 지침을 준수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완공이 지연될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이 있다. 사라 립스 조지아주 환경 보호부 대변인은 "연방 정부 추가 감시가 현대차 공장에 조지아 규제 기관의 최종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공장 완공을 지연시킬 가능성은 작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HMGMA 중요성이 큰 만큼 현대차그룹이 세심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본다. 당장 완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 나오나, 자칫 차질이 생기면 전기차 시장 주도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공장을 정상적으로 준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데 장애물이 발생한 점은 생각을 해볼 지점"이라며 "완공이 늦어져 보조금에도 차질이 생겨 주도권 확보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캐즘 속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조지아주 입장에서는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조속한 시일에 해결될 수 있다"라며 "시기에 일부 조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기차 캐즘 상황에서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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