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절 제주?” 매력 없지, 관심 멀어졌지 “8년 만에 바닥까지”.. 그래 그 발길, 어디 가나 했더니

제주방송 김지훈 2024. 8. 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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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지역별 여행 예정지·관심도 분석
‘제주’ 여행지 관심도·계획 점유율 “역대 최저”
“7월 여행 계획 점유율”.. 한 자릿수로 추락
내륙권 강원도, 여행계획 점유율 최대 기록
제주와 여행목적 거의 비슷.. “대체제 역할”
8월 제주 방문객 “약보합세”.. 정상화 ‘박차’


제주도가 더 이상 매력적인 여행지로서의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여행리서치 기관 조사 결과, 제주에 대한 여행자들의 관심도와 여행 계획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해 8년 만에 최저치까지 급락했습니다. 연도별 또 월별 제주 입지가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여행자 마음 속에서 점점 멀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주에 대한 여행자들의 관심은 급격히 식어가고, “앞으로 가겠다”는 계획이나 예정도 없어 ‘잠재 목적지’로서 경쟁력마저 바닥을 찍었습니다.

문제는, 이 같은 추락이 그저 단순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제주가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잃고 있음을 명확히 드러낸다는데 있습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이후 급락했던 국내여행 수요가 회복되는 와중에도, 제주만이 유독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더 우려를 더했습니다.

제주의 쇠락 속에 강원도가 급부상했습니다. 양 지역 모두 비슷한 여행 목적을 제공하는데도, 관광객들의 시선은 강원도를 향했습니다.

국내 관광지 중에선 특히 강원도가, 제주의 쇠퇴 속에 반사이익을 얻으면서 역대 최고의 여행 계획 점유율을 기록해 제주에 위기감을 고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5년부터 수행하는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 6,000명)에서 2016년 이후 연도별(2024년은 1~7월) 여행지 ‘관심도’와 ‘계획 점유율’ 추이를 제주도와 강원도를 중심으로 비교한 결과, 이같은 상황들이 확인됐다고 27일 밝혔습니다.

‘관심도’는 가보고 싶은 마음이 작년보다 ‘커졌다’ 비율, 그리고 ‘계획 점유율’은 앞으로 3개월 내 그 지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비율을 말합니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 7월, 제주도 ‘여행 관심도’ 역대 최저치 기록

지난 7월 7월 제주 여행에 대한 ‘관심도’는 29%로 2016년 조사 시작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 5월 9%p(41%→32%) 감소한 후 두 달 만에 다시 4%p(33%→29%) 하락해 20%대로 내려왔습니다.

그 동안 국내여행 추이는 여행 권역과 관계 없이 비슷한 궤적을 그렸습니다. 2019년까지 완만한 하락과 코로나 발생 직후(2020년)의 급락세, 그리고 2021~2022년 급상승하면서 최고치를 찍었고 이후 다시 하락하는 모습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제주의 유난히 큰 하락 폭은 예외로 꼽혔습니다.

2022~2023년 1년 사이에 18%포인트(p) 급락하고, 2024년 1~7월에도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강원은 같은 기간 12%p 감소(55%→43%)하면서 상대적으로 낙차 폭이 작았습니다.

올해 월별로도 제주는 하락세가 계속되는 반면 강원은 보합세를 지키고 있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 제주 ‘여행 계획지 점유율’도 역대 최저치도 “뚝”

제주는 ‘여행계획 점유율’도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올해(7월까지) 평균 12%에 머물고 월별로 5월에 이어 7월 다시 한 자릿수(9%)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여행 인프라가 취약한 충청권보다도 낮은 전국 최하위 수준입니다.

반면 강원은 정반대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해 1~7월 평균 23%로 제주를 11%p 앞섰습니다.

제주의 하락세가 시작된 3월(20%)을 기점으로 상승 반전하면서 7월(27%)에는 최고치를 찍으면서 제주와 차이를 벌리면서 3배 수준에 달했습니다.

제주가 상승하면 하락하고, 제주가 하락하면 상승하는 양상이 그래프로 확인됐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 제공


■ 제주에서 하고 싶은 것? “강원도에서도 가능해”

특히 제주와 강원은 ‘여행 목적’에서 상당 부분 겹쳤습니다. 2024년 제주 여행 계획자는 여행 목적을 ‘자연 풍경 감상(35%)’, ‘휴식(24%)’, ‘식도락(18%)’ 순으로 꼽았습니다.

강원은 같은 항목에서 각각 36%, 22%, 18% 순으로 유사한 양상을 보였습니다. 사실상 여행자가 상호 대체제로 선택하기 안성맞춤인 라이벌 여행지인 셈입니다.

다시 말해 ‘자연 풍경 감상’이나 ‘휴식’, ‘식도락’ 등에서도 제주가 더 이상 여행객들에게 특별한 이유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얘기로도 해석됩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올해 여행지별 관심도와 여행 계획 점유율 추이를 보면 강원과 제주는 반비례하는 모습”이라면서 “제주의 감소분만큼 강원이 증가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사실상 제주도에서 눈 돌린 여행자의 시선이 강원도로 향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특히나 이는 과거가 아닌 미래의 여행지표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 많은 여행자가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비계삼겹살’ 논란, 정상화 ‘속도’.. 경쟁력 재정비, 차별화 서둘러야

이런 가운데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시장도 아직 정상화를 점치진 못합니다.

앞서 5월, 고물가 여파 속에 불거진 ‘비계삼겹살’ 논란 등이 내수시장에 악재로 작용한데다, 제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더욱 강화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제주자치도나 관광기관, 민간 차원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관광 이미지 개선 캠페인 등에 나섰지만 성과는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들어 현재(26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785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40만여 명) 대비 6.5% 줄었습니다. 외국인은 126만 명이 찾아 전년(37만 명) 대비 237%이상 급증세를 기록하면서 전체 관광객은 912만 명으로, 전년(878만 명)보다 3.9% 늘었습니다.

다만 8월 한 달 내국인 관광객은 91만여 명으로, 지난해 92만여 명 대비 –1.3%까지 감소 폭을 좁히면서 지난해 수준에 근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내국인 관광객은 월별로 지난 1월 –6.2%, 2월 –13.2%, 3월 –10.5%, 4월 –5.3%, 5월 –4.5%, 6월 –8.1%, 7월 –3.9%로 지속 감소세를 이어왔습니다. 회복조짐이 보이나 했지만 5월 이른바 ‘비계삼겹살’ 논란이 불거지면서 6월까지도 파장이 번졌습니다.



제주자치도는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제주와의 약속’ 캠페인을 비롯해 제주 관광 이미지 개선에 나섰고, 제주관광불편신고센터를 가동해 관광객 민원 해소에 주력하면서 내국인 시장 정상화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기반의 관광물가 지수를 내년초까지 개발, 제공하면서 고물가 논란에 투명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관련해 지역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제주가 강원 등 내륙권 관광지와 비교되고, 또 거듭 밀리면서 입지를 위협받는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라며 “관광지로서의 경쟁력을 되찾지 못한다면, 과거의 영광은 그저 추억으로 남을 수 밖에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무엇보다 지금 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감한 변화를 모색해야할 시점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라며 “더 늦기 전에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재정비하고,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다시 한 번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컨슈머인사이트가 28일 발간할 ‘월간 국내·해외 여행동향 보고(7월)’의 별첨으로 작성한 ‘이달의 토픽’ 내용으로, 정규 ‘월간 국내·해외 여행동향 보고’는 컨슈머인사이트 월간여행동향에서 열람, 확인할 수 있고 의견을 남길 수 있습니다.

컨슈머인사이트의 데이터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빅데이터센터구축사업을 통해,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플랫폼 ‘마켓C’에서도 공개하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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