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양궁10연패 보며 기운받았다" 대한민국 보치아의 10연패,위대한 도전이 시작됩니다

전영지 2024. 8. 2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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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경기파트너, 강선희 , 정호원 , 김승겸 보치아대표팀 코치.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파리=공동취재단] 한국 보치아가 2024 파리패럴림픽에서 10회 연속 금메달 위업에 도전한다.

한국 보치아 대표팀은 27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공식 훈련을 가졌다. 대한민국 장애인체육에서 보치아는 비장애인체육의 양궁과도 같은 '자존심' 종목이다. 한국은 보치아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8년 서울 대회부터 2021년 도쿄 대회까지 9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10연패에 필적하는 위대한 쾌거다.

대표팀은 지난 14일 사전훈련캠프에 합류해 현지 적응훈련을 이어왔다. 임광택 보치아대표팀 감독은 "선수들과 양궁의 10연패를 TV로 지켜보면서 '우리도 해내자'라는 다짐을 했다"면서 "그런 목표가 있어서 더 열심히 했다. 우리가 잘해야 중증 장애인 후배들이 새로운 꿈을 꾸고 훈련할 거라는 얘기도 나눴다"고 말했다.

보치아대표팀은 29일부터 내달 5일까지 펼쳐지는 대회 등급별 남녀 개인, 페어, 단체 등 8개 종목에 출전한다. 목표는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이상이다. 임 감독은 "개인전에서 먼저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그 기운과 기세로 좋은 결과를 낼 것 같다"고 기대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강선희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정호원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보치아 간판 정호원(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과 강선희(한전KPS)는 금메달 유력 후보다. 보치아 BC3등급 페어 종목에서 호흡을 맞춘다. 이번 대회부터 비뇌성바미 선수의 출전이 가능해지면서 47세에 패럴림픽에 첫 출전 기회를 잡은 강선희는 "경기장에 와서 시설을 보고 선수들을 보니 파리에 온 게 실감이 난다. 이를 더 악물고 체력적으로 뒤처진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10연속 금메달 획득이라는 중책에 대해선 "처음엔 부담도 됐지만 이뤄내면 영광일 것 같다. 그동안 훈련도 많이 했기 때문에 불가능하지 않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5번째 패럴림픽에 나서는 '부동의 에이스' 정호원은 세계랭킹 1위다. 정호원은 "한 분야에서 20년 넘게 버틴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제 자신을 조금 칭찬해 주고 싶다"며 "출전하는 2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모두 따내고, 한국의 10연속 금메달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한민국이 올림픽 양궁에서 금메달을 5개 땄고, 또 10연패를 했다. 그걸 보고 나도 출전하는 종목 2개에서 금메달을 모두 따고, 10연속 금메달 획득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파트너 강선희와의 호흡에 대해 "최근 3년간 같이 합을 맞추면서 지금 절정의 기량이 나오는 것 같다. 우리 둘의 '케미'가 아주 잘 맞는다"며 미소지었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보치아는 참가국들의 실력 상향평준화로 격차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은 종목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경기용 기구 개발, 스포츠의·과학 지원 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임 감독은 "일체형 홈통을 만들어 투구의 조준력과 정확성 향상을 노렸다. 보치아 장비가 습기에 변형이 쉽고 취약해서 볼 건조기, 홈통 건조기 등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개인전이 남녀부로 나뉘어 열리고 후보 선수가 사라지는 등 참가 시스템도 바뀌었다. 대표팀은 국가대표 선발 방식에 변화를 줬다. 패럴림픽 사상 처음으로 3회에 걸쳐 국가대표 선발전을 진행했다. 임 감독은 "양궁에서 금메달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어렵다고 표현하지만, 우리 보치아도 선발전을 하는 동안 상당한 어려움을 이겨내며 이 자리까지 왔다"고 강조했다.

보치아는 각각 6개의 빨간색, 파란색 볼을 1개의 흰색 표적구를 향해 투구하는 경기다. 상대방 볼보다 표적구에 가까운 볼에 대해 1점씩 획득하는 방식이다. 개인전과 페어 경기는 4엔드, 단체전은 6엔드 점수를 합산해 승리 팀을 가린다.

임 감독은 "컬링과 유사하지만 표적구가 이동하면서 많은 경우의 수가 생기는 종목이라 전술과 전략이 엄청 치열한 종목"이라면서 "중증 장애인의 대표적 스포츠인데 '스포츠로 뭔가를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감동도 느껴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리=공동취재단]

임광택 감독이 파리패럴림픽 풀기자단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보치아 일문 일답(임광택 보치아대표팀 감독, 강선희, 정호원)

[임광택 감독]

-사전캠프 14일부터 했는데 어땠나

▶사전캠프 핸드볼경기장에 보치아 훈련장이 마련됐다. 좋은 환경에서 연습을 잘 마쳤다. 특히 정호원 선수의 컨디션이 하늘을 찌를 기세라 오히려 제가 절제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대표팀 분위기는 좋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10연속 금메달 획득 목표에 대한 부담은, 양궁과 비교 언급되는데 어떤 생각?

▶선수들이나 저나 양궁 10연패 할 때 TV 보면서 "우리도 해내자"라는 다짐을 했다. 그런 목표가 있으니까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스포츠과학지원 등 부분을 잘 적용해서 10연속 금메달 획득을 이뤄내야 중증 장애인 후배들이 새로운 꿈을 꾸고 훈련을 할 것 같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선수들과 많은 얘길 나눴다.

-보치아 전체 종목 메달 목표는

▶개인 6종목, 페어 3종목, 단체전까지 8종목 나간다. 하나는 중복. 일단 목표는 금1, 은1개다. 다만 개인전에서 먼저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그 기운과 기세로 좋은 결과를 낼 거 같다.

-상향평준화로 경쟁국과 격차가 줄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치아가 상향평준화됐다. 2022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개국이 금메달을 하나씩 나눠 가졌다. 한국은 보치아에서 선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용 기구 개발과 스포츠의과학 지원 등을 계속 연구하고 개발 중이다.

-준비 과정의 어려움은

▶패럴림픽 참가 시스템이 바뀌었다. 후보 선수가 사라지고, 개인전 남녀로 나뉘면서 참가 시스템이 바뀌어 패럴림픽 사상 처음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을 3회에 거쳐 치렀다. 양궁에서 금메달보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어렵다고 표현하지만, 우리 보치아도 선발전하는 동안 상당히 어려웠다.어려운 선발전 이겨내면서 지금까지 온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대회 앞두고 '과학적 보완', 어떤 게 이뤄졌나.

▶일체형 홈통을 만들어 조준력, 정확성 상향을 노렸다. 보치아 장비가 습기에 변형이 쉽고 취약한 터라 볼 건조기, 홈통 건조기 등도 개발했다. 홈통 등 장비뿐 아니라 바닥 상태에 따라 코트 마다 미묘한 차이가 있다. 대회 앞두곤 각 코트별 바닥 체크를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패럴림픽에만 있는 보치아 어떻게 보면 좋을까

▶보치아가 중증 장애인 스포츠인데 '스포츠로 뭔가를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감동이 있을 것 같다. 또 컬링이랑 유사하지만 컬링과 달리 표적구가 이동하면서 많은 경우의 수가 생기는 종목이라 재미를 줄 거다. 전술과 전략이 엄청 치열한 스포츠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강선희]

-패럴림픽은 첫 출전인데 소감은?

▶경기장에 와서 이런 시설들을 보고 선수들을 보니까 파리에 왔다는 게 실감이 난다.

-14일 입국해 사전 캠프에 들어왔는데 어떤지.

▶시설과 훈련장 모두 편하게 잘 돼 있다. 훈련하는 데 도움이 됐다.

-사회복지사를 준비하다가 보치아를 접했는데,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을 터. 패럴림픽 출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 있나?

▶솔직히 처음 시작할 때도 패럴림픽에 도전한다는 생각이었지만 정말 이 자리까지 오니까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만 뿌듯한 마음이 크다

-47세 늦깎이 신예, 10연속 금메달 획득에 대한 부담은 없는가?

▶더 이를 악물고 체력적으로 뒤처진 모습 보이지 않기 위해 컨디션 관리에 신경쓰고 있다 훈련량도 모두 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체육회 지원, 수중 운동 도움 됐나

▶수중 훈련 효과가 컸다. 중증 환자가 물에 들어갔다 나왔다 하는 게 번거러운 일이지만 막상 해보니까 근육 이완되고 근력 보강에도 도움이 됐다.

-비행 오면서 홈통이 이상해졌다고 들었는데 스페어 홈통은 있는지.

▶감독님께서 패럴림픽이라 스페어 홈통을 따로 준비해서 위기를 넘겼다. 항저우 때는 없었는데, 다른 대회 때 물이 새서 그런 적이 있다고 하더라 감독님께서 경험이 있으셔서 미리 준비하셨다

-통산 3관왕에 빛나는 정호원과 BC3 페어 종목 출전, 든든한 존재일텐데. 정호원이 패럴림픽 앞두고 조언해준 게 있나?

▶성격 자체가 '츤데레'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아도 내가 힘들어하면 문자로 위로해준다. 마음이 굉장히 따뜻하다. 경기 때도 워낙 베테랑이라 많은 도움을 받는다

-첫 패럴림픽인데 10연속 금메달 획득 중책을 맡게 됐다.

▶처음에는 부담이 많이 됐다 왜 하필 내가 10연패을 할 차례인가. 다른 사람이 해주기를 바라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기회이지 않나 10연속 금메달을 따면 영광일거 같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올림픽 여자 양궁 10연패를 보며 느낀 점은?

▶양궁도 치열하게 선발전을 하지 않나 완성된 선수들만 나간다 우리도 처음으로 선발전을 했다. 나도 치열한 선발전을 거쳐 뽑혔고, 그동안 훈련도 많이 했기 때문에 우리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기대와 부담 공존할텐데, 각오는?

▶자신감만 가진다면 우리가 최고라 생각한다,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사진제공=대한장애인체육회

[정호원]

-파리 대회가 5번째 패럴림픽. 5번째 도전 소감?

▶제가 거기에 대해서 한 번 생각을 해봤다. 이번이 패럴림픽 다섯 번째 참가인데, 한 분야에서 20년 넘게 버틴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저 자신을 조금 칭찬해 주고 싶다.

-감독께서 정호원 선수가 이전 4번의 대회보다 지금이 가장 최고의 기량이라고 했다. 특별한 이유는?

▶제가 작년까지만 해도 보치아를 그만둘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하지만 제 파트너 선수인 김승겸 코치가 많은 도움을 주면서 그만두지 않았고, 이후에 저도 많은 변화를 시도하면서 기량이 올라온 것 같다.

-왜 그만두려고 하셨나요?

▶우선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보치아 종목이 원래는 뇌성마비 선수만 가능했지만, 지금은 비뇌성마비도 뛸 수 있다. 현재는 뇌성마비보다 비뇌성마비의 선수가 비중이 더 높아서 그곳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많아 그만두려고 했다.

-이번 대회 목표는?

▶이번에 올림픽 보면서 대한민국이 양궁에서 금메달을 5개 땄고, 또 10연패를 했다. 그걸 보고 나도 출전하는 종목 2개에서 금메달을 모두 따고, 10연속 금메달 획득 목표를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대회에서 도쿄에 이어 페어 2연패와 개인전 금메달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은?

▶좋은 생각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이끌어낼 수 있게 노력을 많이 했다.

-이번에 금메달을 따면 양궁처럼 보치아 종목에서 10연속 금메달 획득인데, 기분이 어떤가요?

▶가슴이 뜁니다. 아주 많이.

-강선희 선수와 금메달 많이 합작했는데, 최근 호흡은?

▶강선희 선수와 3년간 같이 호흡을 맞추면서 지금이 최고의 절정 기량인 것 같다. 이유는 강선희 선수도 열심히 노력했고 그만큼 저도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이다. 우리 둘의 '케미'가 아주 잘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대회를 더 기대한다.

-두 분이 구체적인 케미가 맞는다고 느끼는 때는?

▶이전까지는 어린 선수들이랑만 함께 대회를 뛰어서 의지할 데가 없었다. 지금은 누나에게 의지할 수가 있어 케미가 잘 맞는다고 느껴진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김승겸 코치에게 어떤 말을 전했나?

▶김승겸 코치가 정말 고생했는데, 제가 이번에 잘해서 그 노력과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했다.

-김승겸 코치는 뭐라고 답을 해주던가?

▶김승겸 코치가 본인이 열심히 한 만큼 제가 잘 따라줘서 고맙다고 했다. 이번 대회가 보치아 10연속 금메달 획득, 최초 2관왕 등 여러 목표가 있지만 수년간 함께 호흡을 맞췄던 국제대회를 생각하면서 같은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뛰자고 했다. 특별한 목표가 있는만큼 부담을 가지지 말고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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