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CEO 체포에 러시아·프랑스 신경전…'정치적 동기' 쟁점

김영리 2024. 8. 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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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벨 두로프(39)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 수사 당국에 체포된 것과 관련, 러시아와 프랑스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두로프의 체포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하자 프랑스도 반박에 나선 것이다.

앞서 프랑스 수사 당국은 텔레그램을 만든 러시아 출신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39)를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부르제 공항에서 긴급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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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서 체포된 텔레그램 CEO
각종 폭력·성범죄 방조 혐의
러시아 "정치적 동기" 논란 일으키자
프랑스 "수사 일환, 판사 결정" 반박
텔레그램 CEO 파벨 두로프. / 사진=파벨 두로프 인스타그램 캡처


파벨 두로프(39)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프랑스 수사 당국에 체포된 것과 관련, 러시아와 프랑스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두로프의 체포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하자 프랑스도 반박에 나선 것이다.

앞서 프랑스 수사 당국은 텔레그램을 만든 러시아 출신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39)를 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외곽 부르제 공항에서 긴급 체포했다.

이에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25일 러시아 매체 RT와의 인터뷰에서 "2018년 러시아 법원이 텔레그램 차단을 결정했을 때 비난했던 비정부기구(NGO)들이 이번에는 프랑스에 항의할까, 아니면 입을 닫고 있을까"라며 서방의 태도가 이중적이라고 꼬집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당시 휴먼라이츠워치(HRW), 국제앰네스티, 프리덤하우스, 국경없는기자회 등 28개 NGO가 "익명으로 온라인에서 정보를 게시하고 소비할 권리를 보장하라"며 텔레그램 운영 방해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언급했다.

당시 NGO들이 유엔, 유럽연합(EU), 미국 등에 러시아의 움직임을 저지하고 언론·표현·사생활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촉구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두로프는 아동 포르노, 사기, 사이버 괴롭힘, 마약 밀매, 조직범죄, 테러 옹호 등 각종 불법 콘텐츠가 텔레그램 내에서 무분별하게 유포·확산하는 걸 방치한 혐의를 받는다.

타티아나 모스칼코바 러시아 인권위원장은 전날 두로프의 체포가 서방의 이중잣대를 보여준다며 "언론의 자유에 대한 또 다른 중대한 침해"라고 평가했다. 이어 "두로프 체포의 진짜 이유는 세계 문제에서 진실을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인 텔레그램을 폐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 국가두마(하원) 부의장은 "두로프의 체포는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일 수 있고 텔레그램 이용자의 개인정보 접근권 확보에 이용될 수 있다"면서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마크롱 "정치적 결정 아냐" 반박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각)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올림픽 외신기자 리셉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논란이 일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6일 엑스에 "두로프 체포 이후 프랑스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접하고 있다. 수사의 일환일 뿐 결코 정치적 결정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선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지적에 "프랑스는 그 어느 때보다 표현과 소통의 자유, 혁신과 기업가 정신에 충실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실제 생활과 마찬가지로 소셜네트워크에서도 시민을 보호하고 기본권을 존중하기 위해 법이 정한 틀 내에서만 자유가 행사된다"며 텔레그램 측이 기본권 보호에 소홀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법을 집행하는 건 완전한 독립성을 가진 사법 체계에 달렸다"며 "체포는 (정부가 아니라) 판사의 결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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