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건축가 김원의 세상 이야기 ⑨ 우리말의 오염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이에 연합뉴스 K컬처 팀은 독자 제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김원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 독립기념관·코엑스·태백산맥기념관 등 설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삼성문화재단 이사, 서울환경영화제 조직위원장 등 역임
부산을 배경으로 한 4명의 친구의 우정과 배신을 그린 영화 '친구'(2001)에 이런 말이 나온다.
"내가 니 시다바리가?"
영화가 개봉할 때 옛날 부산에서 많이 쓰던 사투리가 정겨워서 '친구'를 보러 갔다가 그 말을 듣고, 그 옛날에 부산에선 그랬다 싶었다.
'시다'란 말은 아마도 일본말의 '下'(시다) 일텐데, 그런 단어는 전태일의 청계천 피복 노조 시절에 많이 쓰이던 미싱(재봉틀) 시다(조공, 助工)울 일컫는 말이었다.
'시다바리'라면 '아래'(下-시다)와 '기다'(張,하리)로 발아래 기어 다니는, 즉 부하, 졸개, 오야붕(親分)을 따라다니는 꼬붕(子分), 그런 뜻이겠다.
"내가 니 졸개냐?"
"나는 뭐 네가 시키는 대로만 하는 사람이냐?"
그런 뜻이다. 다른 부산말로 하자면 "내가 니 똥깨라이가?" 정도 된다.
'똥깨라이'란 말은 어디서 온 것인지 잘 모르겠다. 그건 아마도 일본말의 '게라이'(下來 ; 부하)라는 말에다 비하의 뜻으로 '똥'을 붙인 걸까?
하여튼 그때 부산에선 일본말들을 많이 썼다.
그러고 보니 부산에서는 또 이런 말도 썼다.
"내가 빙시축구가?"
"내가 바보인줄 아느냐?"
이러한 뜻인데, 여기 '빙시축구'는 아마도 강시(彊屍)같은 의미의 빙시(氷屍)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병신(病身)이 더 맞아 보인다.
'축구'는 그 의미로 봐서 전쟁 때 일본인이 쓰던 '미영귀축'(米英鬼畜-짐승 같은 미국, 영국 놈들)의 귀축(鬼畜)이 뒤집혀서 축귀(畜鬼)가 되고, 또 그것이 와전돼 '축구'가 됐을까?
그러면 "내가 병신축귀냐?", "내가 병든 짐승처럼 바보같이 보이냐?"가 된다.
뜻은 비슷한데 좀 억지스러운 해석이다.
또, 우리는 무언가 엄청나게 많을 때, '천지 삐까리'란 말을 쓴다.
'천지'라면 아마도 하늘과 땅, 그 전체만큼 많다는 뜻일 테다. 그런데 '삐까리'는 정말로 모르겠다.
혹시 일본말의 '히까리'(光)가 비까리가 되고, 또 삐까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비까비까'라고 하면 '번쩍번쩍'이란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건 의태어(擬態語)다. 그러므로 히까리와는 상관없이도, '하늘과 땅 사이에 번쩍번쩍 가득하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그게 아니고 '삐까리'는 '빗가리'이고 원래는 '볏가리'(볏단을 쌓은 더미)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게 더 비슷하게 들리기도 한다.
같은 뜻으로 '씨 비까리'란 말도 있었는데, 이 경우 '씨다'는 '쌔다'일 것이다. '쌔다'는 '쌔고 쌨다'처럼 '쌓이고 쌓였다'고 할 듯하다.
그래서 '씨 삐까리'도 '쌓이고 쌓인 볏가리'처럼 많다가 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하늘에 별이 씨 비까리다'라고 말을 하면 참 조잡스럽게 들린다.
그것이 일본말에 오염된 탓이 아닐까 기우를 해본다.
옛날 사람들이 부산에서는 그랬다 치고, 요즘 서울에서 젊은 사람들이 기묘하게 일본말이 섞인 한국말을 그 뜻도 모른 채 거리낌 없이 쓰는 걸 보면 무척 놀랍다.
예컨대 '소라색'이라고 하는데, 들어보니 하늘색(sky blue)을 말한다. 이건 분명 일본말의 '空'(소라), '空色'(소라이로)에서 온 것이지 소라고둥의 색깔이 아니다.
또 '나시'란 말로써 '소매 없는 웃옷'을 표현하는데, 그건 분명 일본말 '소데나시'의 준말이겠다.
그걸 그냥 '나시'(없다)라고 하니 아무리 준말이래도 이건 일본말도, 한국말도 아닌, 아무 말도 아닌 말이, 즉 말이 안 되는 말이 되는 것이다.
일본 사람들은 물론 준말 만들기의 세계적 명수들이지만, 그래도 거기에는 규칙 같은 게 있다.
예컨대 '메이쿠'는 'make up'(화장한다)이고, '포케몬'은 'poket monster'(주머니에 들어가는 장난감 인형)이고, '리스토라'는 're-structuring'(구조 조정, 인원 감축)이다.
'세꾸 하라'고 하면 절대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 같지만, 그것이 '섹슈얼 하라쓰먼트'(sexual harassment-성적 학대)라는 것을 알고 나면, 그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어진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을 모르니까, '콤푸'(compressor), '비후다'(distributor)처럼 두서없이 마구 줄여 쓴다.
흔히 쓰는 '펑크'라는 말은 구태여 따지자면 영어의 'puncture'(구멍 뚫는다)에서 나왔다는데 역시 일인들이 '펑츄어'가 길다고 '펑크'라고 했다니 어려운 영어도 알았구나 싶다.
그런데 이 말은 또 기묘하게 번져서 약속을 어기거나 가야 할 곳에 못 갈 때도 '펑크를 낸다'라고 한다.
최근에는 택시를 탔더니 '나비'가 어쩌고 하길래 무슨 소리인가 가만히 들어보았더니 'navigater'를 말하는 것이었다. 돈가스가 'pork cutlet'에서 'pork'가 '돈'(豚)이 되고, 거기에 'cut'만을 따와 '가스'를 붙여 만든 말이며, 더 나아가 '돈가스를 얹은 돈부리'가 '가쓰동'이 되는 걸 보면 조금은 심하다는 느낌도 있다.
그러나 이런 단어의 문제는 오히려 작은 일일 수 있다.
아동문학가 이오덕(1925~2003) 선생은 평생 그런 것을 경계하다가 가셨지만, 나도 가장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말의 '체제를 부정'하는 듯한 오용의 사례다. 한 가지 예로 피동형의 남용이다. 그것도 아주 해박하고 박식한 지식인, 지도계층 인사들 사이에 더욱더 유행이다.
한 늙은 유명 정치인은 항상 "~라고 생각되어집니다"는 겸손한 듯 말을 한다.
"생각됩니다"만 해도 껄끄러운데 "되어진다"니 어색을 지나 메스꺼워진다.
"~할 것으로 보여진다"
신문 기자가 많이 쓰는 말이다. '보인다'만 해도 껄끄러운데 '보여진다'니 지나치다(지나치게 보여진다?).
또, 무엇을 '한다'고 하지 않고, '하도록 한다'는 간지러운 표현이 있다.
대개 아주 정중하고 어려운 자리에서 사회자가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라거나,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는 경우다.
마치 (누구를 시켜서) 무엇을 '하도록 하겠다'고 해야 고상하게 들리는 걸까?
이것은 당연히 "시작하겠습니다"나 "소개하겠습니다"가 돼야 한다. 말을 빙빙 둘러서 하는 듯한 이런 경우는 겸손을 지나친, 말의 왜곡이다.
나 자신은 어떤가?
내가 2, 30대에 쓴 글들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질 일이 많다.
그중 한 가지가 "~의"라는 소유격 대명사의 남용이다. 이것은 내가 돌이켜 보건대, 분명 어쭙잖은 일본식 번역물을 많이 읽은 부지불식간의 결과임이 틀림없으나 그래도 부끄럽기는 매한가지여서, 혹시라도 고쳐 쓸 기회가 있으면 수정을 해 두곤 한다.
이런 예를 보자.
"동북아에 있어서의 한국의 앞으로의 정치와 군사와의 관계의 전망"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다.
여기서 소유격 '의'는 명사 뒤에 붙어야 옳고, 그것도 우리말에서는 생략할 수 있으면 생략하는 게 더 좋은 표현 같아 보임에도, 유식한 척하고 싶을수록 남용하게 된다.
'~에 있어서의', '~으로의', '~와의', '~에로의' 등이 그런 표현이다.
이런 부사 뒤에 붙는 소유격은 모두 일본말이거나, 일본 말투이거나, 일본식이다. 설사 명사 뒤에 온다 해도, 예컨대 '同行의'는 '동행한'이 더 좋고, 우리 식이다.
'나의 살던 고향', '축복의 땅', '한 잔의 술'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의'라는 표현을 남용하고 있다. 글을 쓸 때 마음먹고 이런 표현을 줄이려고 애를 써 본 적이 있는데, 그렇게 하니까 오히려 표현 더 자연스럽고 부드러워짐을 알 수 있었다.
또 하나 옛날부터 논란이 있었던 이야기지만, 그중 중요한 것 한 가지는 부인이 남편을 '누구누구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 일본 풍습이라는 지적이었다.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는 신혼 초기의 어색함 때문에 적당히 호칭을 얼버무리다가, 아기가 태어나 이름을 갖게 되면 그 아이의 이름자 뒤에다 '아빠'를 붙이면 삼인칭 비슷하게 돼 부르기가 훨씬 덜 어색해지는 것인데, 그러다가 더 발전하면 그냥 '아빠'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아버지와 남편이 뒤섞이게 되고 마는 그것이 바로 일본 말투라는 것이 말썽이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와 비슷하게 젊은 여학생들이 그들 애인을 '오빠'라고 부르게 됐다는 사실이다. 그러다가 이들이 결혼해도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것이다.
남편들도 '자기야' 다음으로 '오빠'라고 불리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연하의 남자와 연애하는 경우에는 여자의 호칭이 '누나'가 되는데, 역시 결혼한 후에도 누나라고 부르는 해괴한 꼴을 보았다.
그러다 보니 세상의 모든 젊은 부부는 남매지간이 이뤄진 한 쌍인 셈이다. 이것은 어디서 온 말버릇인지 알 도리가 없는데, 하여간 근친과 남이 호칭 상 구분 안 되고 쓰인다는 점에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것 같다.
보통명사 중에서 과학, 기술 용어를 50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일본말로 쓰는 것이 많은데, 사실 인문, 사회, 법률 용어에서도 그런 현상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시민이니, 인권이니, 민주니, 사회니 하는 우리 개념에 없던 단어들이 서양 서적의 번역을 통해 우리에게 들어올 때, 그 대부분이 중국이나 일본 학자들의 생각에 따라 명명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 치더라도, 일상생활 용어조차도 한번 돌이켜 봄이 없이 그냥 쓰이고 있음은 마음 아픈 일이다.
예컨대 식사'(食事)는 '밥 먹는 일'인데 군대 같은 집단에서 쓰이는 것이 집안에서도 그냥 쓰인다.
"아버지, 식사하세요" 보다는 "아버지, 진지 드세요"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군대에서 "수고(手苦)하십니다"를 남발하는 게 대학에서 학생들이 교수에게도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하대(下待)하듯이 쓰이며, 여인들이 전화를 걸고도 "수고하십니다"를 먼저 붙인다.
군대에서 쓰던 총기 '수입'(手入)이란 말은 요즘에는 좀 덜 쓰는 모양이나, 수입(收入), 지출, 급여, 봉급, 본봉, 수당, 같은 말들은 누군가가 좀 바꿔줬으면 한다. 태백산맥을 백두대간으로 다시 정리해야 하고, 산맥(山脈)이라는 단어와 이름은 모두 일본인의 조작이라, 우리 식으로 정맥(正脈)이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반면에, 우리 어지간히 아는 체하는 기자들이 수순(手順)이란 말을 거침없이 쓰는 걸 보면 짜증이 나고, 진검승부(眞劍勝負)라는 단어를 신문에서 볼 때마다, 기자들의 의식 없음에 화가 치민다.
'수순'은 '데쥰'(手順)이라는 전형적인 일본말이고, '진검승부'는 '신켄쇼부'(眞劍勝負)라는 기분 나쁜 일본말이다. 성당에서 돈 낼 약속을 할 때 일본식 단어로 신립금(申립金)이 얼마라고 쓰라면 돈을 낼 마음이 없어진다. 가장 우스운 것은 '닭도리탕'이라는 음식 이름이다. 우리말 '닭'에다가 일본말 '도리'가 강조 용법일는지 덧붙어 있다.
내 생각에 또 하나 아주 일본식인, 그러나 잘 모른 채 우리가 많이 쓰는 표현에 '~중'이라는 것이 있다.
식사 중, 강의 중, 수업 중, 회의 중, 휴가 중, 출장 중, 수면 중, 운전 중, 입원 중, 시험 중, 연애 중, 별거 중…. 무슨 단어에든지 '~중'만 갖다 붙이면 '현재진행 중'이 되는 아주 간편한 방법이다.
그런데 이것은 전형적인 일본식이다. 이오덕 선생도 이것은 지적을 안 하셨다. 그러면 내가 이오덕 선생보다 더 폐쇄적인 국수주의자인가?
그건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일본 사람이 이런 표현을 얼마나 즐겨 쓰는지는 이런 예에서 잘 볼 수 있다.
예컨대 시계탑의 시계나, 또는 공중전화기가 고장일 때, 우리 같으면 '고장'이라고 써 붙일 것이다. '고장 났으니 손대지 말고 다른데 가 보라'는 뜻이다.
그러나 그런 경우 일본인들은 사려 깊고 겸손하게, 다른 사람 기분 안 상하게, '수리 중'이라고 써서 붙인다. 때로는 수리를 안 하면서도 그렇게 쓴다. 거기엔 '고장이지만 수리할 것이니 미안하다'는 뜻이 포함돼있다. 부정과 긍정의 차이가 있다.
또 식당이 아직 안 열었을 때 개점하는 시간까지 이들은 '준비 중'이라고 써 붙여 놓는다. 우리 같으면 '몇 시 개점'이라거나, '오늘 쉽니다' 했을 것도 그들은 '준비 중'이다. 아주 겸손하고 친절해 보이지만 그건 좀 우리네 정서로는 간지럽다. 여기에도 부정과 긍정의 차이가 있다.
그런데 또 그렇게 겸손한 표현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말의 인플레이션이라고나 해야 할 표현의 과장도 많이 있다. 한강의 모든 다리를 '대교'(大橋, Grand Bridge)라고 부르는 것을 비롯해, 모든 도로의 감속(減速) 표지는 '절대 감속'이어서 그냥 '감속'이라고 했다간 감속 안 해도 되는 듯이 보인다.
과장 어법의 또 다른 예는 '너무'라는 말의 남발과 오용이다.
원래는 부정적인 의미로 '너무 싫다', '너무 밉다'. '너무 크다' (커서 나쁘다는 뜻으로) 등으로 쓰였다.
그런 경우에 써야 할 이 말이 '너무 고맙다'. '너무 예쁘다'. '너무 좋다'. '너무 사랑해'처럼 잘못 쓰인다.
나아가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처럼 아예 문법조차 틀리기도 한다. 때로는 기분이 '너무너무 좋은 것 같아요'로 시작해서 30초 동안에 '너무'를 20번쯤 남발하는 것도 본다.
정말 너무하는 느낌이었다.
또 요즘 청소년들이 너무너무 많이 쓰는 말 중에 '짱'이란 말이 있다. '얼굴이 짱 예쁘다'는 얼굴이 '매우', '아주', '참' 예쁘다는 뜻의 부사(副詞)다.
"짱이다! 짱이야"
이 말은 '좋다! 최고다'는 뜻으로 '대장, 최고'를 말하는 명사(名詞)가 되기도 한다.
'얼짱', '몸짱', '쌈짱', '돈짱', '맘짱', '인기짱' 같은 경우다.
이게 어디서 온 말일까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일본말에서라는 설이 있다.
'오도짱'(아빠), '오까짱'(엄마), '봇짱'(부잣집 외아들), '운짱'(운전기사)에게서처럼 어린아이들이 무슨 무슨 '상'(樣) 대신에 쓰는 말에서 온 것이 아닐까.
이것은 우리 청소년들이 많이 보는 일본 만화에서 받은 영향일 수도 있겠다. 다른 하나는 우리말의 '된소리화'(激音化) 현상이라는 설도 있다.
'왕따', '왕거미', '왕개미', '왕방울'에서처럼 '왕'이라는 뜻의 반장, 회장, 급장, 국장의 '장'이 된소리로 변했다는 주장도 있다.
하여튼 어린이가 만들어 낸 이 말이 신문 기자를 감동하게 하고, TV에까지 바람을 타면서 어른의 말이 됐으니, 말의 장난이 심한 세상이다.
이런 일은 TV를 보면서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 가운데 또 하나가 '생방송'이라는 말이다.
물론 영어로도 'LIVE'라고 말하지만, 이때 '생'(生)이란 말은 말 그대로 한자의 '날생'이어서 익히지 않고 날로 먹는 음식을 연상시킨다.
'날고기', '날달걀', '날생선', '날조개'는 생고기, 생달걀, 생조개인 것이다.
날탕은 생탕이다. 생과자, 생크림은 우리가 잘 쓰는 표현이다.
그런데 나는 옛날 우리 어렸을 적에 '나마까시'라던 말이 생과자(生菓子)를 일본 발음으로 읽은 것이란 걸 몰랐었다.
그러고 보니 나마비루(생맥주), 나마도로(냉동하지 않은 참치)라는 말도 있다. 최근에는 '사랑한다'는 표현도 남발되는 느낌이다.
아무 때나, TV에 나와서도 '사랑해요'라고 소리를 지른다. 그건 그렇게 크게 떠들 일이 아니지 않은가?
심지어는 고통을 못 이겨 자살한 여중생도 유서에 '엄마, 사랑해요'라고 쓴다.
그러나 그건 거짓말이다.
눈곱만큼이라도 엄마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 있었다면 어떻게 그런 엄마 가슴에 못 박는 일을 하겠는가?
* 자세한 내용은 김원 건축가의 저서 '행복을 그리는 건축가', '꿈을 그리는 건축가', '못다 그린 건축가'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정리 : 이세영·성도현 기자>
raphael@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기찻길이 도로인 줄' 타이어 펑크난 채 선로 달린 만취운전자 | 연합뉴스
- [수능] '국어 지문'에 나온 사이트 '尹 퇴진 집회 안내'로 연결 논란 | 연합뉴스
- 이영애, '김여사 연관설' 제기 유튜버 화해거부…'끝까지 간다' | 연합뉴스
- "마약 투약 자수" 방송인, 필리핀서 귀국하자마자 경찰 조사 | 연합뉴스
- 영장실질심사 출석 명태균 "김영선 세비 절반, 대여금 받았을뿐"(종합) | 연합뉴스
- [수능] '노이즈' 40번 이상 반복 등장한 국어 지문…"로제 아파트냐" | 연합뉴스
- 가족 앞에서 헤어진 여친 살해, 34세 서동하 신상 공개 | 연합뉴스
- 고교 시절 또래 여고생 집단 성폭행 20대 8명 대법서 유죄 확정 | 연합뉴스
- 지하주차장서 '충전 중' 벤츠 전기차 화재…주민 수십명 대피(종합) | 연합뉴스
- 등교하던 초등생 머리 박고 도주…'박치기 아저씨' 검거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