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시간에 딴짓해?" 직원 컴퓨터 몰래 뒤져본 사장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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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사유를 찾기 위해 직원이 사용하던 업무용 컴퓨터에 저장된 인터넷 검색 기록과 웹사이트 방문 기록, 로그기록 등을 무단으로 열람한 사업주가 해당 직원에게 3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그런데 A씨가 산재 요양을 하던 7월 25일, 회사 대표는 디지털 포렌식 업체에 의뢰해 A씨가 사용하던 컴퓨터에 저장된 인터넷 검색기록과 웹사이트 방문 기록, 애플리케이션 로그 등을 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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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 사유를 찾기 위해 직원이 사용하던 업무용 컴퓨터에 저장된 인터넷 검색 기록과 웹사이트 방문 기록, 로그기록 등을 무단으로 열람한 사업주가 해당 직원에게 3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제4-1 민사부(재판장 박만호)는 근로자 A씨가 B회사 대표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A씨의 일부 승소로 판단했다.
2022년 3월 B회사에 입사해 근무하던 A씨는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회사 대표와 갈등을 겪게 됐다. A씨는 대표를 직장 내 괴롭힘과 근로계약서 미교부 등을 이유로 고용노동청에 신고하기도 했다.
결국 A씨는 대표로부터 2022년 6월 30일 "사직서를 내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날 사직 권고를 받은 직원은 A씨 외에도 여럿이 있었다. 하지만 A는 사직서 제출을 거부하고 이튿날 출근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A씨는 회사 계단에서 추락해 복사뼈 골절, 인대 파열,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었고 9월 1일까지 산재 요양에 들어가게 됐다.
그런데 A씨가 산재 요양을 하던 7월 25일, 회사 대표는 디지털 포렌식 업체에 의뢰해 A씨가 사용하던 컴퓨터에 저장된 인터넷 검색기록과 웹사이트 방문 기록, 애플리케이션 로그 등을 탐지했다. 결국 기록에서 취업사이트 접속 등의 기록이 발견되자 대표는 "근무시간 중 업무 태만했다"며 10월 5일 자로 A씨를 해고했다.
이에 대해 A씨가 "대표의 행위는 무단 탐지행위"라며 "정신적 고통에 대해 손해를 배상하라"고 소송을 낸 것이다.
A씨는 "대표가 해고할 구실을 찾기 위해 컴퓨터 저장정보를 무단으로 탐지해 인격권과 행복추구권, 사생활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표는 "개인정보보호법위반죄의 피의사실에 대해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이 이뤄졌다"며 불법행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컴퓨터에 저장된 개인의 인터넷 검색기록이나 웹사이트 방문 기록, 애플리케이션 로그 등은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에 관한 사항"이라며 "이를 무단 탐지한 것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정보에 대한 자기 결정권 등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불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이어 "무단 열람 정보가 개인정보 보호법에 정한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당 정보를 무단 열람한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고 볼 수 없다"며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단했다.
다만 해고 자체가 불법행위라는 A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표가 A씨 외의 여러 직원에게도 해고통보한 점, 산재 요양 후 복직 시기에 A씨 외의 근로자들은 회사에 없었던 점, 사업장 업무가 미비해 구체적으로 A씨가 할 업무가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해고 사유 없이 보복 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해고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징계혐의 등 합리적이유가 있다면 컴퓨터 열람이 정당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단서 없이 '모색적' 열람을 한다면 이번 사건처럼 사생활침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용희/ 민경진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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