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솔로’ 돌싱 특집은 왜 100분도 짧을까? [TV보고서]

이해정 2024. 8. 27.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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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Plus, ENA 데이팅 예능 '나는 SOLO(나는 솔로)'가 돌싱(돌아온 싱글) 특집을 방송할 때마다 나오는 반응이다.

22기 돌싱 특집을 시작하며 162, 163회를 모두 100분 특별 편성했으나 오히려 시청률은 전주 대비 162회 0.2%p, 163회 0.3%p 상승하며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이혼 예능이 '나 억울해요' '나 외로워요' 중 하나라면 '나는 솔로' 돌싱 특집엔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서사가 녹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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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Plus, ENA ‘나는 SOLO(나는 솔로)’

[뉴스엔 이해정 기자]

"'나는 솔로'가 또 '돌싱' 치트키 썼다"

SBS Plus, ENA 데이팅 예능 '나는 SOLO(나는 솔로)'가 돌싱(돌아온 싱글) 특집을 방송할 때마다 나오는 반응이다. 치트키란 부정행위 수준으로 강력하게 상황을 해결시키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돌싱 특집이 '나는 솔로' 화제성을 부정행위 수준으로 치솟게 만드는 강력한 전략이라는 이야기다.

심지어 그 치트키는 시간이 늘어나도 효력이 떨어지지 않는 비상한 효험까지 갖췄다. 22기 돌싱 특집을 시작하며 162, 163회를 모두 100분 특별 편성했으나 오히려 시청률은 전주 대비 162회 0.2%p, 163회 0.3%p 상승하며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MC 데프콘은 방송에서 100분 편성 소식을 전하며 "길다고요? 지루하다고요? 그렇다면 TV를 끄셔도 좋습니다"라고 호언장담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TV를 끄기는커녕 100분도 짧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지경이니 말이다.

단순히 상황만 비교하자면 돌싱 콘셉트에는 강점이 없다.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JTBC '이혼숙려캠프'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등 TV만 틀었다 하면 이혼 예능이 쏟아진다. 돌싱으로 저변을 넓히면 SBS '미운 우리 새끼', '돌싱포맨', TV조선 '공개연애-여배우의 사생활' 등도 추가된다. 한마디로 이혼, 돌싱 예능은 이미 피 터지는 레드오션인 셈이다.

'나는 솔로'에게 돌싱 특집이 믿는 구석인 데엔 이유가 있다.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 꼴이 아니라 고래까지 집어삼킬 초대형 파도의 화제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혼 예능은 많지만 내용을 각인시키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다. 봤던 사람들의 들었던 이야기거나 모르는 사람들의 모르고 싶은 이야기에 그친다. 반면 '나는 솔로'는 시청자들이 22기에 이르는 출연자 가명을 줄줄 외우고 대본 하나 없는 대화 말을 유행어처럼 따라 하게 한다. 특히 사연 많은 돌싱 특집의 경우 이들의 나이, 직업, 자녀 유무, 이혼 사유 등 방송 내용 일체가 다음 날의 대화 주제가 된다.

엄청난 몰입력은 인간이라면 공감할 만한 다채로운 감정을 다루는 데에서 온다. 낯선 남녀가 만나는 설렘, 이혼의 아픔에서 오는 안타까움, 전 배우자로부터 상처받은 이야기를 들을 때 느껴지는 분노, 그럼에도 다시 일어선 용기가 한데 섞여 있다. 다른 이혼 예능이 '나 억울해요' '나 외로워요' 중 하나라면 '나는 솔로' 돌싱 특집엔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서사가 녹아있다. 일단 시작하면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이 여기에서 나온다.

하지만 치트키를 매번 쓸 수는 없고 어떤 충격도 반복되면 적응되기 마련이다. 모솔, 돌싱 등 화제성 있는 특집을 간간이 반복하는 것 외에 모든 기수가 주목받을 수 있는 재치 있는 연출의 변주, 동시에 비연예인 출연자를 배려한 섬세한 기획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작가 부재 논란, 종영 후 출연자와 제작진의 잦은 갈등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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