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거최·구거강 보고도 또…쌍둥이 ‘고의4구 잔혹사’
‘김도영 거르고 최형우’에 이은 ‘송성문 거르고 최주환’이 또다시 LG에 아픈 기억을 남겼다.
LG는 지난 25일 키움전 8회 역전 기회를 잡았다. 최주환과 변상권의 백투백 홈런으로 키움에 끌려가던 점수가 홍창기의 2루타로 인해 다시 4-4로 팽팽해졌다. 키움의 공격 순서였던 8회말 1사 2루에서 LG는 송성문을 자동 고의4구로 출루시켰다. 송성문은 이전 타석에서 안타 없이 두 번의 땅볼과 한 번의 뜬공을 기록했지만 키움 타선에서 타율이 가장 높은 선수였다. 송성문이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한 건 지난달 11일 한화전에 이어 이번 시즌 두 번째다.
송성문의 출루로 1사 1·2루가 된 상황에서 최주환이 타석에 들어왔다. LG 투수 김진성을 상대로 직전 경기까지 송성문은 0.250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최주환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 중이었다. 발 빠른 송성문에 비해 병살타 가능성이 큰 선수이기도 했다.
이번엔 달랐다. 4회 역전 홈런을 치며 방망이 컨디션이 올라온 최주환은 스트라이크 존 위쪽으로 꽂히는 김진성의 직구를 좌중간으로 쳐내며 만루를 만들었다. 이후 변상권이 삼진 아웃되며 2사 만루가 된 상황에서 이형종의 적시타가 2·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LG는 4-6으로 재역전당했다. LG는 이 점수를 끝내 뒤집지 못하고 키움전을 루징 시리즈로 마무리했다. 2위 삼성과의 격차는 2게임 차이로 벌어졌다.
LG는 지난달에도 고의사구 때문에 크게 실점한 아픈 기억이 있다. 지난달 9일 KIA전에서 LG는 2-5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김도영을 자동 고의4구로 1루에 보내 만루를 만든 뒤 좌완 이상영의 상대로 좌타자 최형우를 택했다. 그러나 최형우는 이상영의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며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직후 오스틴 딘이 2점 홈런으로 응수했으나 LG는 4-11로 크게 졌다.
두산도 지난달 자동 고의4구로 낭패를 봤다. 지난달 14일 삼성전에서 7회초 2-2로 따라잡힌 두산은 구자욱을 자동 고의4구로 출루시켰다. 2사 1·2루 상황에서 두산 이영하는 구자욱 대신 강민호와 맞섰다. 그러나 강민호는 이영하의 초구 슬라이더를 바로 받아쳐 좌익수 뒤 담장을 넘기며 역전 3점 홈런의 주역이 됐다. 삼성은 기세를 이어가 두산에 6-2로 역전승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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