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충동 생기면 배드민턴 쳐라"…조롱거리 된 홍콩 성교육 교재

최윤서 인턴 기자 2024. 8. 2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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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교육 당국이 최근 발간한 중학생 대상 성교육 교재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최근 중학교 1~3학년 학생을 위한 시민·경제·사회 과목 교과에 성교육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

교재엔 남학생이 여자 친구와 둘만 남겨졌을 때 성적 충동을 누르고 주의를 환기하려면 "체육관에 함께 가서 배드민턴을 쳐라"라고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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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 26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최근 중학교 1~3학년 학생을 위한 시민·경제·사회 과목 교과에 성교육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 (사진= 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홍콩 교육 당국이 최근 발간한 중학생 대상 성교육 교재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최근 중학교 1~3학년 학생을 위한 시민·경제·사회 과목 교과에 성교육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

여기에는 임신과 출산을 책임질 수 없는 젊은 연인은 혼전 성관계를 피하고, 교제 초기에는 신체접촉에 한계를 정해야 하며, 자기 규율과 자제력, 음란물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남학생이 여자 친구와 둘만 남겨진 상황을 설명할 때다.

교재엔 남학생이 여자 친구와 둘만 남겨졌을 때 성적 충동을 누르고 주의를 환기하려면 "체육관에 함께 가서 배드민턴을 쳐라"라고 권고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교재 내용이 알려지자 현지 온라인상에서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이라며 조롱하는 글들이 쏟아졌다고 홍콩 매체들은 전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배드민턴 경기 초대가 성행위를 요구하는 완곡한 표현인 '넷플릭스 앤 칠'(Netflix and chil·넷플릭스 보면서 쉬자)의 홍콩 버전이냐며 비꼬기도 했다.

그러나 홍콩 정부 고위 관료들은 해당 교재가 여전히 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옹호하고 나섰다.

크리스틴 초이 교육부 장관은 TV 인터뷰에서 "이 교재는 12∼14세 중학생을 대상으로, 그들을 보호하는 것이 목표"라며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이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정부 수장인 존 리 행정장관도 "정부가 교육을 통해 사회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줘야 한다"며 초이 장관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러한 옹호론에도 다수의 현지 교육 전문가들은 이 교재가 시대에 맞지 않는 내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교육 당국이 청소년들의 성적 충동 통제를 강조하는 대신 성적 충동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이해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교육 교재를 둘러싼 논란은 홍콩 정치권에도 확산하고 있다.

도린 쿵 입법위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성적 충동이 들 때 젊은이들에게 배드민턴을 치라고 조언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배드민턴을 치기 위해 그렇게 짧은 시간에 코트를 예약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게리 장 입법위원 또한 혼전 성관계를 비방하는 듯한 당국의 태도에 의문을 제기하며 "학생들이 불안과 압박감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y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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