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에 유일하게 남은 선발, 그런데 그게 양현종이다···이번주 2회 출격, 에이스 진가 보여줄 차례
결국 혼자 남은 양현종(36·KIA)이 정규시즌 우승으로 가는 승부처에서 역투를 예고한다.
양현종은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SSG전에 등판한다. 차례대로면 9월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삼성전에도 선발 등판한다. 후반기 들어 두번째 맞이한 주 2회 등판 차례다.
양현종은 지난 21일 롯데전에서 5이닝 4실점을 하고 투구 수 69개에서 조금 일찍 물러났다. 5회 체인지업 제구가 불안정해지자 6회 시작과 함께 불펜에 공을 넘겼다. 당시 KIA는 승리했고 양현종도 통산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으나 비교적 일찍 내려온 데 대해 아쉬워하며 다음 경기 많은 이닝 투구를 약속했다.
다시 양현종의 차례가 왔다. SSG와 3연전 뒤 삼성과 2연전을 치르는 이번주 일정은 정규시즌 우승을 향해 막바지 걸음을 하고 있는 KIA에게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31일~9월1일 2위 삼성과 맞대결은 그 중에서도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이번주의 시작과 끝을 모두 양현종이 책임진다.
현재 KIA는 제임스 네일의 부상으로 마운드 위기에 놓였다. 턱관절 골절 수술을 받은 네일은 정규시즌을 마감했다. 올시즌 개막 로테이션에 있던 KIA 선발 5명 중 양현종이 유일하게 남았다. 에릭 라우어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화려하지만 최근 입단해 3경기밖에 던지지 않은 채로 아직 적응이 덜 된 모습이다. 황동하와 김도현은 올시즌 선발에 처음 고정돼 애쓰고 있다. 지금까지 이의리, 윤영철의 공백을 잘 메워줬지만 종점을 앞두고 조금은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일단 KIA는 로테이션을 조정할 여력조차 없다.
결국 양현종이 마운드를 지켜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일정을 치르는 이번주 마침 양현종이 2회 등판한다. 금요일인 30일 휴식일이 끼어 있다. KIA로서는 다행히 네일의 자리를 대체하지 않고도 이번주 일정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우선 양현종은 27일 SSG 에이스 엘리아스와 정면 격돌을 펼친다. SSG는 최근 10경기에서 3승7패로 페이스가 뚝 떨어져 6위로 물러나있다. 3승 중 2승을 엘리아스가 거뒀다. 외국인 투수 엘리아스와 앤더슨이 나갈 때만 이기고 있는 SSG 입장에서는 엘리아스가 선발 등판하는 27일 경기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여기에 KIA는 양현종으로 정면 승부한다. 현재 KIA가 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다. 이 경기를 잡으면 KIA는 이번주 승부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그리고 순서상 9월1일 삼성전에 다시 나선다. 양현종은 원래 대구에서 약했지만 올해는 대구에서 2경기에 나가 평균자책 2.45로 잘 던졌다. 개인 승패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이 2경기 모두 KIA가 이겼다.
양현종 개인에게도 남은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현재 144이닝을 던지고 9승3패 평균자책 3.75를 기록 중이다. 양현종은 10년 연속 170이닝 투구의 목표를 갖고 있다. KIA가 남겨둔 23경기에서 양현종은 5차례 정도 등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의 투구 이닝이 많을수록 KIA가 이길 확률은 높아진다.
양현종의 승수는 물론 투구 이닝이 KIA 마운드의 분위기를 쥐고 있다. 라우어가 아직 5이닝 이상 던지지 못한 상태에서 네일이 부상을 당했다. 현재 긴 이닝을 확실하게 책임져줄 선발이 양현종뿐이다. 양현종 역시 이번주에는 특히 중간계투진의 힘을 비축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은 시간이 흐르면서 선발 투수로 진가를 더욱 인정받고 있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뒤 리그 역사에 남을 기록들을 쓰면서도 새로운 환경과 나이에 따른 변화에 적응하는 모습, 그리고 여전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그 가치가 더욱 빛나는 가운데 어린 투수들도 팔꿈치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접은 KIA에서 양현종이 혼자 시즌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키고 있다. 이제 그 존재감을 더욱 빛내줄 투구를 양현종은 기대받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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