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한동훈에 ‘채상병 특검법 시한’ 압박하자...與김재원 “예의 아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재원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제삼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 발의를 압박하는 것을 두고 “예의도 아니고, 또 가능하지도 않은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27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당내(국민의힘 내)에서 여러 가지 이견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야당의 원내대표가 우리 당의 절차를 무시하고 시간을 정해서 발의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당은 투톱 체제로서 당에서 이른바 제삼자가 추천한 특검법을 발의하려면 의원들과 민주적인 토론 절차를 거쳐야 하고, 또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중의를 모아서 의원총회에서 의결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당내 이견 조율도 중요하지만 용산과 조율도 필요한 것 아닌가”라고 묻자 김 최고위원은 “당의 의견을 당론으로 법안을 발의하려면 그 의사결정의 최고 결정권자가 바로 의원총회이고, 국회 운영과 관련한 최고 의사결정 주체는 원내대표”라고 답했다.

진행자가 또 “특검법의 수사 대상에 결국은 용산이 포함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질문을 드렸다”고 재차 묻자 김 최고위원은 “용산이 포함되는지 안 되는지는 알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그는 “당내의 의사결정 과정과 그 의사결정 과정에서 미치는 역학관계가 있을 수는 있지만, 명백하게 당론으로 법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국회 운영과 관련한 최고 권한을 가진 원내대표와 조율이 되어야 하고 원내대표가 주도해서 의원총회에 부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가 대화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제삼자 특검과 관련해 한 대표의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물음에는 “당내에서 의견을 모아가는 과정에서 조금 의원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말씀하시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김 최고위원은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투톱체제의 작동 원리상 국회 운영에 관해서는 원내대표가 최고 책임을 갖고 있고,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의사가 국회 운영과 관련해 다를 때는 원내대표 의사가 우선하게 되어 있다”고 부연했다.

김 최고위원은 생중계 여부 등 실무적인 부분을 놓고 여야 간 입장 차가 있음에도 양당 대표 회담은 “당연히 열린다”고 했다. “의제 선정 문제는 조금 기술적인 문제고, 실무진이 곧 협의하면 대강 처리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그는 전망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으로 회담할 때 모두발언을 공개하고 나머지는 비공개하는 절차를 취했다”며 “대부분의 회담 과정을 공개하고 약간 비공식적인 회담을 이어가는 방식을 정하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다”고 제안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30일 한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 회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지금까지 국정을 주도해오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 소회와 또 정기국회에서 우리 당이 어떤 과제를 잘 처리하고 해야 할지를 말씀하시는 자리이고, 그에 대해서 당의 입장을 설명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회동 때 언급될 정국 현안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제가 포함될 수 있고, (채상병 특검법 등) 말씀하신 내용도 거론될 수 있지만, 아직은 전혀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