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에릭손 감독, 췌장암 투병 끝 별세···“좋은 삶 살았다”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 경향신문 자료사진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첫 외국인 감독이자 유럽 무대에서 18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스웨덴 출신 명장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이 별세했다.

영국 BBC와 가디언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에릭손 감독은 지난 26일 투병 끝에 자택에서 사랑하는 가족들에 둘러싸여 눈을 감았다. 향년 76세. 그는 지난 1월 췌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다.

에릭손 감독은 1977년 스웨덴 구단 데게르포르스 사령탑에 올라 첫 감독 생활을 시작했고 지난 2019년 필리핀 대표팀 감독에서 사임할 때까지 약 40여 년 동안 감독 생활을 해왔다.

에릭손 감독은 벤피카(포르투갈), 라치오, 삼프도리아(이탈리아), 레스터시티(잉글랜드), 멕시코, 코트디부아르 축구대표팀 등을 이끌며 18개의 트로피를 거머 쥐었다.

특히 2001년 잉글랜드 축구대표팀 첫 외국인 감독으로 부임해 6년간 팀을 이끌며 잉글랜드 축구 황금기를 이끌었다.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도 8강에 올랐다.

에릭손 감독은 자신의 축구 인생을 다룬 아마존 제작 다큐멘터리 영화 ‘스벤’에 출연해 “나는 좋은 삶을 살았다. 우리는 모두 삶이 끝나는 날, 죽는 날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삶은 죽음에 관한 것이다. 당신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에릭손 감독의 자녀들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아버지 에릭손은 집에서 평화롭게 잠들었다”며 “아버지는 자신의 병과 용감하게 싸웠지만,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