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때보다 좋아진 거? 별로 없어요"…눈물 펑펑 쏟은 제자, 왜 양상문 코치는 더 따끔하게 말했나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LG 때보다 좋아진 점은 별로 없어요. 그래서 안타까워요."
양상문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는 지난 24일 오랜 시간 지켜본 투수 이상규(28)가 눈물을 펑펑 흘리는 장면을 지켜봤다. 이상규는 24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 6-6으로 맞선 9회말 무사 1루 위기에 구원 등판해 2이닝 21구 무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연장 10회 7-6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상규는 LG 트윈스 소속이던 2020년 5월 24일 잠실 kt 위즈전 이후 무려 1553일 만에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누렸다. 개인 통산 3승째이자 한화 이적 후 첫 승이기도 했다.
이상규는 경기 후 중계방송사와 인터뷰를 하다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그는 "너무 힘들었던 시간이었다. LG에서 육성선수까지 갔는데, 야구를 하고 싶어도 못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그런 시간이 있었다. 야구를 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상규는 청원고를 졸업하고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라운드 70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양 코치는 LG에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감독과 단장으로 지내면서 이상규의 처음부터 쭉 지켜본 지도자였다. 양 코치가 LG에 있는 동안 이상규는 한번도 1군에서 기회를 얻은 적이 없다. 2019년 처음 정식 선수로 등록돼 1군 마운드를 밟기 전까지 과정만 양 코치는 옆에서 지켜봤다.
양 코치는 그래서 한화에 왔을 때 이상규가 조금 더 날개를 펼칠 수 있길 바랐다. 이상규가 가진 장점이 분명히 있는데, 여전히 제대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래서 계속 마운드에 올리며 본인이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줬다. 김경문 감독과 함께 이상규를 내년에도 불펜으로 잘 쓰기 위해서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이상규와 관련해 "나보다는 우리 양 코치가 더 많이 본 선수다. 같은 팀에 있었고, 그런데 자기가 갖고 있는 공을 마운드에서 다 못 끌어내고 있다고. 그러니까 야구 선수들도 자기가 안에 갖고 있는 기량을 충분히 발휘 못 하고 사실 유니폼을 벗는 선수들도 많다. 그런 쪽에서 보면 팀으로 볼 때 24일 경기 같은 그런 역할은 우리 팀에 굉장히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조금 더 믿고 더 중용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상규는 방송 인터뷰에서 "한화 이글스로 2차드래프트 1라운드로 뽑아 주셔서 감사하다.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나를 너무 믿고 자신감 있게 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 그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양 코치는 이상규의 감사 인사에 "내가 뭘 믿어줬다고 그러나"라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어 "LG에 있을 때 내가 아는 선수니까. 정말 갖고 있는 어떤 기량이 참 좋은데, 그동안 사실 꽃을 못 피웠다. 그래서 (기회를 주고 싶었다), 왜냐하면 내년에도 그렇고 우리가 지금 필승조 운영이 잘 되고 있는데, 내년 시즌이 되면 숫자가 부족할 것 같아서 지금 (이)상규랑 (김)규연이 이런 친구들의 기량을 조금 더 올릴 필요가 있다. 다 갖춘 게 있는 선수들이니까"라고 했다.
이상규는 2020년 LG에서 잠시 마무리투수를 맡아 잘 해낸 좋은 기억이 있다. 이상규는 그해 마무리투수 고우석(현 마이애미 말린스)의 무릎 수술로 생긴 빈자리를 대신했는데, 개막 첫 달인 5월 12경기에서 2승, 1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하며 당시 류중일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러나 6월부터 내리막길을 걸어 평균자책점 6.68로 시즌을 마쳤고,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1군 15경기 등판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LG가 지난 시즌 뒤 부활한 2차드래프트를 앞두고 이상규를 보호선수 명단에서 풀었던 이유다.
한화는 그런 이상규를 2차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해 데려왔다. 분명 쓰임이 있는 선수라고 판단했다. 한화가 원했던 그림대로 이상규가 성장하려면 24일 투구를 발판 삼아서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상규는 올해 11경기에서 1승, 15이닝,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해 합격점을 받기는 이른 상황이다.
양 코치는 그래서 "LG 때보다 좋아진 것은 별로 없다. 그래서 안타깝다. 더 좋아졌어야 한다"고 따끔한 말을 덧붙였다. 이어 "그때는 어렸으니까 기량이 확 올라가지 못했다고 하면, 이제는 제 기량이 올라갈 나이가 됐다. 본인도 이제 조금 정신을 차리고, 정신 차리라는 게 다른 뜻이 아니고 야구에 조금 더 집중하고 몰두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렇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눈물로 거둔 한화 이적 첫 승이 이상규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길 바랐다. 양 코치는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이전에도 상규하고 이야기했던 게 내년 준비를 지금부터 해야 한다고 조금 강조를 했다. 선수들이 다 그렇지 않나. 자기가 버려져 있는 느낌 말고 뭔가 관심을 가져주고, 뭔가 조금 빛이 보이면 열심히 하게 된다고 생각한다. 상규는 과거에 그런 인연이 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도 똑같지만, 조금 더 도와주고 싶다. 조금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렇게 된다. 그럴 기량을 갖췄으니까"라며 제자가 더 자신 있게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며 한화 불펜의 한 축을 맡을 날이 이른 시일 안에 오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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