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헤리티지재단 부대표 "차기 美대통령 누가돼도 한미동맹 견고"(종합)
앤서니 김 연구원 "한미 통상관계, 단순 수출·수입 넘어 투자로 발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미국의 대표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데릭 모건 부대표는 27일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누가 당선돼도 한미 동맹은 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릭 모건 부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에서 한국무역협회 주최로 열린 '제182회 무역협회(KITA) CEO 조찬회'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대선 동향과 한국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모건 부대표는 먼저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경쟁하는 미국 대선 판세에 대해 "거의 50대 50으로 본다"면서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은 유권자들이 6∼10%가 있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모건 부대표는 이번 미국 대선이 인물 경쟁과 정책 경쟁 두 측면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인물 경쟁에서 트럼프 후보가 불리할지 모르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시기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가 오른 것도 중요한 포인트"라고 짚었다.
그는 "해리스 후보의 경우 최근 후보로 지명됐기 때문에 허니문 기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제 어려운 질문들에 답해야 할 시간"이라며 "다음 달 10일 예정된 대선 토론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건 부대표는 한미 관계에 대해 "한미는 70년 이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국가안보와 통상 파트너십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양국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자유시장경제라는 공동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난 5∼10년간 한국 기업이 미국의 조지아주 등에 투자하며 투자 관계도 강화되고 있다"며 "이는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건 한미 간 우의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설에 이어 헤리티지재단 앤서니 김 연구원과 함께 진행한 대담에서 모건 부대표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 공조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력이 급부상했고, 안보 측면에서도 많은 위협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중국에 대해 강한 입장을 보였던 것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중국 견제를 위해서라도 역내 국가들이 더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모건 부대표는 "(트럼프 후보가 주장하는) 파괴적인 관세로부터 미국 소비자나 중간재, 동맹국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적절한 관세가 매겨지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일본, 대만, 한국 같은 국가를 차별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 부대표는 한미 간 협력 강화가 가능한 분야로 조선과 반도체를 꼽았다.
그는 "한미 협력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촉발된 공급망 와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반도체와 관련해선 대만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한미 양국이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한국의 혁신은 놀라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앤서니 김 연구원은 "한미 간 통상동반자 관계는 단순히 수출·수입뿐 아니라 미국으로의 투자도 포함된다"며 "트럼프 후보가 한국 기업이 투자한 여러 주를 방문해보면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이 트럼프 후보와 윤석열 대통령의 '케미'(화학적 결합)가 어떨 것인지 묻자, 모건 부대표는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두 사람 모두 보수당 대표로 공통의 가치를 지니고 있고, 중국의 불공정한 관행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같은 마음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진식 회장을 비롯한 무역협회 회장단, 이사상사, 세아제강, 고려아연 등 대미 무역·투자기업 임직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윤진식 무역협회장은 "한국의 2대 무역국이자 최대 투자국인 미국의 리더십 교체는 글로벌 외교, 안보, 경제 및 산업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미 대선 동향과 결과가 한국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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