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더 좁아진 취업문…대기업 10곳 중 3.5곳만 "채용 계획 有"
정기 공채·수시 채용 줄고 인턴 채용 증가
인크루트, 국내 기업 808곳 '하반기 채용 동향' 조사
올해 채용 계획을 확정한 대기업이 최근 10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크루트가 7월 8~31일 국내 기업(대·중견·중소기업) 808곳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국내 기업의 채용 동향을 조사한 결과다.
인크루트 조사 결과 올해 국내 대기업 중에서 채용계획을 확정한 곳은 10곳 중 3.5곳(35.0%)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사보다 무려 43.8%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특히 올해 채용 계획을 확정한 대기업의 비율(35.0%)은 2014년 이후 인크루트가 실시한 역대 10년간 조사 결과에서 최저치를 나타냈다. 인크루트는 하반기 대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구직자들은 전보다 훨씬 어려운 취업 환경에 처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중견기업 중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고 답한 곳은 50.4%로 절반의 기업이 채용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4.0%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중소기업의 경우 47.4%가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 전년 대비 10.6%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이로써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모든 규모 기업의 채용 계획이 지난해보다 하락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채용 규모에 대해서도 물었다. 먼저 대기업은 한 자릿수 53.8%, 두 자릿수 46.2%로 나타났다. 세 자릿수를 뽑겠다고 답한 대기업은 지난해에 이어 한 곳도 없었다.
증감치를 살펴볼 때 한 자릿수를 뽑겠다는 대기업은 23.8%포인트로 늘었지만, 두 자릿수를 뽑겠다는 기업은 23.8%포인트 줄었다. 채용 계획에 이어 대기업의 채용 규모 자체도 크게 줄 것으로 전망됐다.
중견기업의 경우 한 자릿수 57.1%, 두 자릿수 40.5%, 세 자릿수 2.4%로 나타났다.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중견기업은 두 자릿수를 채용하겠다는 응답이 17.4%포인트로 늘었다.
중소기업의 경우 한 자릿수를 뽑겠다는 응답이 92.0%로 가장 많았다. 여기에 세 자릿수를 뽑겠다는 응답도 지난해 0.4%에서 0%로 나타났다. 세 자릿수를 뽑겠다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한 곳도 없었다.
채용 계획을 확정한 기업들에 어떠한 채용 방식으로 뽑을지도 물었다. 그 결과 정기 공채 22.6%, 수시 채용 61.9%, 인턴(채용 전환형 및 직무 체험형) 15.5%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수시 채용의 비중이 5.9%포인트 줄어들고, 인턴의 비중이 7.3%포인트 늘었다. 정기 공채는 1.4%포인트 줄었다.
채용 방식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시 채용이 줄었다는 점은 전반적인 채용 시장의 침체를 의미한다. 반면 인턴의 경우 2023년 한 자릿수로 크게 줄었다가 올해 두 자릿수로 회복한 모습을 나타냈다. 수시 채용이 줄고 인턴이 늘었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신입사원의 역량을 채용 전환형 및 직무 체험형 인턴 제도를 통해 가늠해 보고 채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의 채용 방식은 여전히 정기 공채(61.9%)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보다 2.7%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그다음으로는 수시 채용(26.2%)의 비중이 높았고 인턴은 11.9%로 나타났다. 채용 방식에서 인턴의 비율은 7.0%포인트 증가했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올해는 대기업의 채용 확정 계획이 중견기업, 중소기업에 비해 크게 줄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으로 대기업들이 채용 계획을 지난해보다 훨씬 더 보수적으로 계획했음을 알 수 있다”라며 “이에 따라 대기업을 노리는 신입 구직자의 경우 기업의 규모를 막론하고 경력을 먼저 쌓은 뒤 대기업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긍정적인 면은 인턴 채용이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점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현상이 취업 시장에 계속되고 있지만, 신입 구직자들은 늘어난 인턴 채용 기회를 활용해 스펙을 쌓아 경쟁해야 한다. 인턴은 최근 채용 시장의 트렌드인 기업의 컬처핏을 확인할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인크루트가 조사한 하반기 채용동향은 이날(27일) 열리는 ‘하반기 인크루트 채용설명회’에서 보다 자세하게 소개된다. 인크루트는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제22회 2024 하반기 인크루트 채용설명회’를 개최한다.
‘컬처핏으로 확인하는 취업 성공 전략’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채용설명회에는 넥슨코리아, 포스코, LG화학, GS리테일, CJ 총 5개 기업이 참여를 확정했다. 각 기업의 컬처핏 소개와 함께 구직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하반기 채용 정보를 전할 예정이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Copyright © 한경비즈니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갑 얇아지자 '다이소' 뜨고 '명품' 진다
- CU, 캐치테이블 손잡는다…주류 픽업 서비스 오픈
- [속보] 경찰, '7명 사망' 부천 호텔 업주 주거지 등 압수수색
- 한화오션, 美 상원 군사위원장과 함정 사업 협의
- “한 달 사이에”...연립·다세대 원룸 평균 전·월세 올라
- 디딤돌대출 한도 축소…돈줄 막힌 서민 ‘발 동동’
- “오세훈표 강북전성시대 오나” 서울시, 월계 2지구 개발 계획 확정
- "트럼프 측, IRA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계획"…K전기차·배터리 타격 우려
- 닥터나우, ‘제2의 타다금지법’ 되나···‘약사법 개정안’에 업계 반발
- “보유주식 현금화하더니” 워런 버핏, 도미노피자 주식 매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