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MBC 방문진 새 이사 임명 제동…임기 끝난 이사진 ‘계속 가동’

‘2인 체제’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새 이사 6명을 선임한 것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지난 12일 이미 임기가 끝난 기존의 이사진이 그대로 방문진을 이끌어가는 파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는 26일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김기중·박선아 이사 등 야권 추천 이사 3명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신임 이사 임명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방통위가 이진숙 신임 이사장 체제에서 새로 임명한 이사 6명의 임기는 선임 취소 소송 1심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된다. 즉, 법원 판단이 나오기까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기존 이사들이 방문진을 운영하며, 변화 가능성이 제기됐던 MBC 경영진도 현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이 날 재판부는 "본안소송 심리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을 감안하면 권 이사장 등이 승소하더라도 직무를 수행하지 못해 입은 손해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사) 임명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여야 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법원 판결 직후 방통위는 "법원의 방문진 이사 임명처분 효력 집행정지 사건 결정에 대하여 결정 내용과 이유 등을 검토해서 즉시항고하기로 했다"면서 "방통위는 방문진 이사 임명처분 무효 등 소송에 적극 대응해 정부가 법과 원칙에 따라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의결했다는 점을 소명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권 이사장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은 2인 체제 방통위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방통위법이 기본적·원칙적으로 정치적 다양성을 반영한 5인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 회의를 전제로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면서 방통위의 즉시항고 입장에 대해서는 "(항고심)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