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달러에서 횡보 중인 비트코인, 美 대선 전후 변동성 커지나
2분기 비트코인 ETF 보유 기관투자자 14% 증가
비트코인 가격이 금값에 연동되는 모습도 사라지자 장기적으로 약세장에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금값은 미국 금리인하 기대감과 세계 지정학적 불안 고조로 연일 최고가를 경신 중이지만 '디지털 금'으로 불리는 비트코인은 약세 흐름이 길어지고 있다. 알리 마르티네스 가상자산 분석가는 "일봉차트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200일 이동평균선(이평선) 아래에 머물러 있다"며 "비트코인이 200일 이평선 아래에서 장기간 머무를 경우 시장은 약세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비트코인이 하반기 조정을 끝내고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매슈 시걸 디지털자산 리서치 책임자는 CNBC와 인터뷰에서 "최근 독일 정부의 대량 매도, 마운트곡스 상환 등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했으나 지금은 매도 물량이 해소된 상태"라며 "비트코인은 미국 대선 직전 본격적인 상승 랠리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는 비트코인이 현 수준보다 최대 642%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유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비트코인: 사이버펑크에서 월스트리트까지'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은 현재보다 최소 84%에서 최대 642%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642%가량 상승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은 약 38만5000달러(약 5억1000만 원)에 이르게 된다. 김 연구원은 "비트코인은 금보다 거래 및 보관이 용이하기 때문에 국가, 개인 간 거래가 급증한 현대에는 금시장보다 더 확대될 여지가 있다"며 "비트코인이 국가 준비자산으로 도입될 가능성이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이런 가정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이 전체 금시장에서 투자 용도의 80%만큼 성장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소 84%의 성장 여력이 있으며, 중앙은행 및 투자 용도를 합한 시장까지 확대되면 최대 577%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김 연구원은 "전 세계 연기금이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수익률 향상을 위해 대체자산 비중을 늘리는 추세인데, 대체자산군 가운데 비트코인이 선택지가 된다면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비트와이즈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를 보유한 기관투자자 수는 1분기 대비 14% 증가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2분기 동안 12% 하락했음에도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 ETF 투자를 늘린 것이다.
FTX, 현금 127억 달러 상환 예정
하반기 주목할 이벤트로는 2022년 파산한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현금 상환과 미국 대선이 꼽힌다. FTX는 10월 7일 법원에서 최종 상환 승인이 결정되면 10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현금 127억 달러(약 17조 원)를 고객들에게 상환할 예정이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FTX 상환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될 경우 11월부터 비트코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상환금의 상당 부분은 암호화폐 시장으로 재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금액은 6월부터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빌미가 됐던 마운트곡스 상환 및 독일 지방정부의 비트코인 매도 관련 수급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또한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은 큰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홍 연구원은 "해리스의 암호화폐 관련 입장은 여전히 불분명하다"며 "해리스가 당선한다면 암호화폐 규제 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8월 21일(현지 시간) 그동안 암호화폐와 관련된 발언을 하지 않았던 해리스 측이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을 예고하면서 시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이날 해리스 캠페인 정책 고문인 라이언 넬슨은 블룸버그 뉴스와 대담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신기술과 관련된 산업이 계속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Copyright © 주간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