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나라 망했는데 무슨? 일제시대 선조 국적은 일본" 청문회 파행

윤선영 2024. 8. 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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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약 13시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여당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서 김 후보자의 현장 경험을 치켜세우며 '적격'이라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과거 발언들을 소환하며 임명에 반대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발언을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일제시대 때 우리 국적은 일본이었다"며 과거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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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정회 후 청문회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약 13시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여당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서 김 후보자의 현장 경험을 치켜세우며 '적격'이라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과거 발언들을 소환하며 임명에 반대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6일 오전부터 국회에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진행했지만 오후 11시37분쯤 산회를 선포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세월호 참사, 쌍용차 파업, 제주 4·3 사건 등 과거 발언을 질타하는 야당 의원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그중에서도 청문회가 전격적으로 파행 국면을 맞은 것은 김 후보자가 일제강점기 때 우리 국민 국적이 일본이라고 밝히면서다. 김 후보자는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은 '건국 70주년은 행사 못하겠다, 건국은 1948년 8월15일이 아니라 1919년이다'라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발언을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일제시대 때 우리 국적은 일본이었다"며 과거 입장을 고수했다.

김 후보자는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냐"며 "나라를 뺏겼으니 당연히 우리 선조의 국적은 일본이다"라고 말했다. '그럼 우리 부모님, 후보자 부모님 일제 치하 국적이 다 일본이냐'는 거듭된 질문에도 "일본이지 그걸 모르십니까"라며 "그러면 일제시대 때 국적이 한국이냐. 상식적인 얘기를 해야지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일제시대 때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한국) 국적이 있느냐"는 김 후보자의 발언에 게세게 반발했다. 특히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헌법 전문을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항의를 이어갔다.

하지만 1948년 8월 15일을 건국 시점으로 보는 후보자의 역사관을 둘러싸고 논란 끝에 야당 의원들은 퇴장했자 청문회는 그대로 종료됐다.

김 후보자는 또 이날 청문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후보자의 과거 발언을 묻자 "(헌재) 결정은 결정대로 인정 안 할 수가 없다"면서도 "탄핵은 잘못됐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 4·3사건을 '좌익폭동'이라고 표현한 과거 발언에는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한 4·3 폭동은 명백하게 남로당에 의한 폭동"이라면서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는) 젊은 시절 뜨겁게 노동 운동에 매진했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도 대부분 기간을 환노위에서 활동했다"며 "말씀 중에 우려가 되는 것들도 있지만 행동에는 전혀 부끄러움 없게 살아오지 않았냐"고 비호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는) 충분한 자질도 되고, 능력도 있고, 노동자들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는 분"이라면서도 "(과거 발언에는) 유감을 표명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국회를 언제든 선동과 폭력으로 짓밟을 수 있다고 믿는 헌법과 민주주의의 파괴자이며 대한민국이라는 궤도에서 이탈한 인물"이라고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김주영 민주당 의원은 "도지사를 관두고 뱉어 놓은 말들이 너무 많다"면서 "과거의 발언들이 없었으면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는 후보자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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