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술로 6시간 이내…“쿠팡 아니어도 퀵배송 가능”
AI 적용해 6시간 안에 물류 배송
월 40만개 이상 물류 처리
“자사몰 운영 기업 등도 당일 배송 가능”
높은 금리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일부 기업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승승장구하고 있다. 당일 도착보장 택배 배송 서비스인 ‘딜리래빗’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딜리버스도 그중 하나다. 투자가 어렵다는 지난해 초 46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1년 만인 지난달 146억원에 달하는 시리즈B 투자까지 마무리 지었다. 2022년 말 창업한 뒤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누적 투자 금액은 224억원이다.
김용재 딜리버스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시리즈A 투자를 받고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빠른 배송에 대한 고객의 니즈가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라며 “지난해 성장을 기반으로 향후 배송 권역을 빠르게 넓히면서 기술을 고도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국내 배송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비대면 수요가 빠르게 늘었고 이 과정에서 ‘당일 배송’ ‘새벽 배송’과 같은 ‘퀵커머스’가 국내 배송 시장에서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배송 시장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반품’ 처리도 많아지고 있다. 반품을 수거하는 반품 배송 시장 역시 덩달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배송 물동량은 약 45억 건으로 연평균 약 8%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퀵커머스 시장의 최근 3년 기준 연평균 성장률은 약 80%에 달한다.
김 대표는 “엄청난 투자가 필요한 만큼 쿠팡을 제외한 다른 이커머스 기업은 이러한 방식으로 당일 배송을 하기 쉽지 않다”라며 “우리는 기존의 배송 방식에서 뺄 수 있는 부분을 과감히 쳐내고 AI를 기반으로 최적 배송 루트를 제공함으로써 6시간 내 배송이라는 모델을 만들어 냈다”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인 이커머스 기업은 주문이 들어오면 대리점에서 상품을 모아 ‘허브’라 불리는 터미널로 보내고, 이 터미널에서 다시 분류 작업을 거쳐 배송 지역에 가까운 ‘서브 터미널’로 보낸다. 이렇게 상품을 분류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보니 빠른 배송이 어려웠다.
딜리버스는 대리점을 거치지 않고 자체 허브 센터에서 분류 작업을 거친다. 허브센터에서 분류가 끝난 상품은 ‘유닛 박스’에 보관되고, 이 박스가 각 배송지에 있는 ‘무인 지역 허브’에 적재된다. 배송 기사는 이 허브에 들러 QR 코드로 자신이 배송해야 하는 박스를 들고 딜리래빗이 제공하는 최적의 동선을 따라 배송하면 된다.
빠른 성장을 하고 있지만 딜리버스가 처음 딜리래빗을 출시했을 때만 해도 업계 후발주자로 꼽혔다.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많았는데 딜리버스는 불과 1년 사이에 배송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김 대표는 딜리버스의 성장 이유로 ‘기술’을 꼽는다. 딜리버스는 2500원이라는 기존의 택배 비용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6시간 배송이라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AI가 큰 힘을 발휘했다.
먼저 무인 지역 허브에서 기계가 자동으로 상품을 지역별로 분류한다. 분류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율은 불과 0.03%. 이렇게 분류된 상품은 배송 기사들이 쉽게 실을 수 있도록 유닛 박스에 보관되는데, AI를 기반으로 배송 루트가 최적화되어 있어 배송 기사들이 빠르게 배송할 수 있다.
김 대표는 “6시간 내 도착을 보장하려면 결국 배송 루트를 최적화하는 일이 필요하다”라며 “배송 기사가 주차하고, 걷고, 배송지에 도착해 물건을 내려놓는 모든 과정을 데이터화해 AI로 분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몇 개 있는지, 아파트인지 주택인지와 같은 변수까지 계산해 루트를 제공한다.
김 대표는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딜리버스는 배송시장에서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임에도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라며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여러 이커머스 기업들이 우리를 찾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딜리버스는 시리즈B 투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배송 권역을 전국으로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보다 4~5배가량 큰 물류 허브를 만들고 상품 분류 기계의 오류율 0.03%를 개선해 0%까지 낮춰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딜리래빗은 기존의 물류 프로세스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쿠팡 수준의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다”라며 “여러 자사 몰은 물론 쇼핑몰 등이 빠른 배송을 할 수 있도록 도와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 꾸준히 전망되는 만큼 이 과정에서 배송 산업은 신속성과 정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는 “미래 물류의 방식이 바뀐다고 하더라도 신속성과 정확성은 유지될 것”이라며 “딜리버스는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최초의 물류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세금 안내도 연금 받는다, 말이되나”…기초연금 타는 ‘복수국적’ 노인 5699명 - 매일경제
- 고졸인재 채용 약속지킨 이재용회장 - 매일경제
- 제네시스 GV90에 '꿈의 기술' 양문형 코치도어 - 매일경제
- “묵혔다 팔아 수천억 차익”…매물 쏟아지는 서울 오피스 - 매일경제
- 7세 딸의 충격 발언 “아빠는 아저씨 같아”…이런 꽃중년 패션에 지갑 확 열었다 - 매일경제
- “일가족 4명이 간암으로 사망”...원인은 오래 사용한 ‘젓가락’ 때문이라는데 - 매일경제
- 오늘의 운세 2024년 8월 27일 火(음력 7월 24일) - 매일경제
- 구조개혁 힘 쏟는 尹정부 … 기초·퇴직·국민연금 모두 손본다 - 매일경제
- “볼트 하나 바꾸려 수만톤 바닷물 퍼냈다”…16년간 안 멈춘 한울원전 3호기의 비결 - 매일경제
- 손흥민, PL 2R ‘이주의 팀’ 선정…“솔란케 결장→ 최전방 공격수로 뛰며 에버턴전 멀티골 작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