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깎은 자정노력…쑥 들어간 '비계삼겹살' 논란[다시 제주관광①]
해외 관광지도가 급변하고 있다. 일본 여행을 부추겼던 엔화 약세와 최근 난카이 대지진 우려로 '해외 여행 1번지'가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미국 경제로 파생된 세계 증시 불안도 앤데믹 이후 쏟아진 해외 여행 발걸음을 막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제주도는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관광객이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 위기 타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비계 삼겹살'로 촉발된 부정적 기류도 그간 자정 노력으로 상쇄된 측면도 크다. 국내외 관광객 1500만이라는 숫자는 이제 과거의 영광일 뿐이다.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필사적 변화로 '다시 제주관광'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3회에 걸쳐 제주 관광의 현실을 들여다보고 향후 과제 및 행정과 관광주체 등의 대응 태세,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제주 대신 일본이요? 혹시 모를 지진이 우려스러워 우리 가족은 일본 대신 제주에 왔습니다"
26일 오전 제주공항에서 만난 가족 여행객 전수현(46·여)씨는 늦은 여름 휴가지로 제주도를 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8일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1 지진 공포가 스며든 평가였다.
'비계 삼겹살' 논란과 더불어 역대급 '엔저(低) 현상' 된서리를 맞은 제주 관광이 국내외적 요인을 더해 변곡점을 맞고 있다.
업계를 중심으로 한 강도 높은 '자정 결의'와 함께 제주도정이 내놓은 '제주관광 대혁신 방안'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며 주춤했던 관광 활성화에 해답을 찾는 느낌이다.
엔데믹, 예견된 시장 다변화…외국인 관광객 정조준
외국인 관광 트렌드 변화도 코로나 이전과 비교된다. 과거 방한 관광 시장의 큰손이었던 유커(遊客·중국 단체 관광객)의 구매력을 토대로 성장했던 시장이 개별 관광 중심의 가성비 소비로 진화했다.
내국인의 해외여행이 늘어난 반면 외국인의 방한 관광이 줄어드는 '이중고'에 시달렸지만, 적극적인 외국인 관광객 늘리기 전략에 나선 까닭에 서서히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제주도는 엔데믹을 앞둔 시점에 이미 중국 시장에 주목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해 중국 정부가 자국민의 한국행 단체여행 허용 방침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왕루신(王鲁新) 주제주중국총영사를 만나 제주-중국 간 관광시장 회복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그 보다 앞선 지난해 3월 중국을 방문, 왕위(王煜) 춘추항공 대표를 만나 직항노선 확대를 요청했다. 춘추항공은 2004년 민간 자본으로 설립된 중국 최초 민간항공사이자 최대 저비용항공사다.
노력은 통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이미 지난달 17일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8.2%나 늘어난 수치다.
전통 시장에 도입한 글로벌 간편 결제 플랫폼(제로페이·알리페이)도 외국인 관광객 씀씀이 확대에 크게 보탬이 됐다. 이를 토대로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 한국간편결제진흥원, 알리페이플러스는 다음달 30일까지 외국인 방문객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추가 프로모션에 나선다.
이번 소비 촉진 프로모션은 버스 등 대중교통과 애월 카페거리에서 진행한다. 애월지역 카페거리에선 제로페이 가맹점 36개 매장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할인 규모는 1인당 최대 1회, 5000원 한도 내에서 결제액 기준 5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프로모션과 연계해 여행 편의를 높이기 위한 버스여행 정보 서비스도 운영한다. 알리페이 모바일 앱 내 프로모션 페이지에선 프로모션 기간 동안 제주 지역 시내버스 탑승, 요금 결제, 추천 노선, 노선별 대표 관광지 등 정보를 제공한다.
"제주 관광 오세요"…이부진 사장도 나섰다
비대위 위원장은 오영훈 지사와 양문석 제주상공회의소 회장이 공동으로 맡았다. 불편신고 접수부터 처리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제주관광불편신고센터'도 문을 열었다.
제주관광불편신고센터는 ㈔제주도관광협회가 여행객들의 불편사항을 접수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제주도청 홈페이지와 120 만덕콜센터, 제주관광정보센터 등으로 분산된 불편신고를 일원화하고 신속대응팀을 꾸려 여행객의 불편과 요구사항을 즉각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업계를 주축으로 자정 결의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12일에 열린 제주도 숙박 분야 제주와의 실천 한마음 결의 대회에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까지 나서 제주 관광 고품질 서비스 개선에 힘을 보탰다.
오영훈 지사는 결의 대회에서 "제주 관광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바로잡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제주 관광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불편 신고센터 개설, '제주와의 약속' 캠페인 확산을 통해 제주 관광 품질 개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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