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일제시대 국적이 있었느냐" 발언에 청문회 파행

박상길 2024. 8. 27.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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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26일 13시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여당은 김 후보자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경험이 많다는 점을 들어 '적격'이라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그의 과거 발언과 글을 들어 비판을 쏟아내며 임명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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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진행 발언 경청하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26일 13시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여당은 김 후보자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서 현장 경험이 많다는 점을 들어 '적격'이라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그의 과거 발언과 글을 들어 비판을 쏟아내며 임명에 반대했다.

청문회는 회의 진행 방식을 두고 여야가 여러 차례 맞부딪히면서 정회를 반복했다. 민주당 박홍배 의원은 "후보자가 보인 발언, 행동들이 일반인 상식을 많이 벗어난다"며 의료기록 제출을 요구했는데, 여당 의원들이 "정신병력 조회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로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맞서며 고성이 오갔다.

청문회는 "일제시대 때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한국) 국적이 있느냐"는 김 후보자의 발언에 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파행했다. 김 후보자 발언은 '일제시대 선조들의 국적이 일본이었냐'는 야당 의원을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여야와 진보, 보수를 떠나서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언성을 높였고, 같은 당 이학영 의원도 "어떻게 국무위원으로 인정할 수 있겠냐"고 비난했다.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이 "후보자가 아마도 국적을 부인하거나, 선조를 부인해서 드린 말씀이 아니다"고 해명하고 여야 의원 모두 정회를 요청하면서 약 1시간 30분간 회의가 멈췄지만, 속개 후 곧바로 종료됐다.

청문회에서 민주당 김태선 의원은 "(김 후보자는) 국회를 언제든 선동과 폭력으로 짓밟을 수 있다고 믿는 헌법과 민주주의의 파괴자이며, 대한민국이라는 궤도에서 이탈한 인물"이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2019년 12월 보수단체의 국회 본청 진입 시도 당시 퇴거를 요청한 경찰에게 김 후보자가 "뒤로 물러가라. 누가 이기는지 보자" "내가 국회의원을 여러 번이나 했는데 직권남용"이라며 반발한 점을 두고 한 말로 풀이된다.

같은 당 이용우 의원은 "후보자는 (자신의 논란성 발언 등에) 21차례 유감을 표명하고, 18차례 안타깝다고 언급했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가해자의 전형적인 2차 가해 멘트"라면서 "3차 가해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주영 의원은 "도지사를 관두고 뱉어 놓은 말들이 너무 많다"면서 "과거의 발언들이 없었으면 미래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는 후보자가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우재준 의원은 김 후보자에 대해 "젊은 시절 뜨겁게 노동 운동에 매진했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도 대부분 기간을 환노위에서 활동했다"며 "말씀 중에는 우려가 되는 것들도 있지만, 행동에는 전혀 부끄러움 없게 살아오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같은 당 조지연 의원은 김 후보자의 노동운동 시절, 초선 의원 시절 일화 등을 예로 들며 "재야에 있을 때 표현의 일부만 가지고 김 후보자의 모든 것을 다 재단하기는 참 어려운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 출신인 국민의힘 임이자 의원은 "(김 후보자는) 충분한 자질도 되고, 능력도 있고, 노동자들에 대한 애정이 녹아 있는 분"이라면서도, 문제가 된 과거 발언을 두고는 "유감을 표명해야 할 부분도 있다"고 꼬집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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