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보복' 헤즈볼라, 정보부대 노려…확전 땐 '아이언돔' 뚫린다

김희정 기자 2024. 8. 2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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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 신호정보부 8200부대 노린 헤즈볼라…
로켓 수백발 쏴 방어망 교란, 공격용 드론 통과 목표
이스라엘 선제 공격해 피해 적었지만…안심은 일러
25일 레바논 주둔 친이란계 시아파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발사한 드론이 이스라엘군 공군기에 요격되는 장면이 이스라엘 북부 접경지역에서 연속 촬영 됐다. 이스라엘은 이날 자위 차원에서 공격을 준비중인 헤즈볼라에 대한 선제 공격에 났다고 밝혔다. 반면 헤즈볼라는 이날 밤사이 이스라엘 군 거점을 향해 로켓 320발이상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AFPBBNews=뉴스1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래 최대 규모의 국경 간 공습을 레바논에서 주고받자 제5차 중동전쟁으로 번질 경우 이스라엘이 이를 막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세계 최고의 방공 시스템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이지만, 이란과 그 지원을 받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이 협공을 펼칠 경우 방어망에 과부하가 불가피하다.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 헤즈볼라는 '1단계' 공격 마무리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새벽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서로 공격을 주고 받으며 헤즈볼라의 '1단계' 공격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 군은 헤즈볼라의 공격을 사전에 막기 위해 레바논의 발사장 40곳 이상을 공격하려고 약 100대의 전투기를 사용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최소 3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헤즈볼라도 같은 날 이스라엘의 군사시설에 340발의 로켓과 무인기를 발사했는데, 이는 가자전쟁 중 최대 규모의 폭격이다. 헤즈볼라의 폭격으로 이스라엘 군인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 수장인 하산 나스랄라가 25일(현지시간) TV 연설을 갖고 "최근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은 완료됐다. 추가 공격을 개시할지를 결정하기 전에 공격 결과를 평가할 것이다. 결과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다른 시간에 다시 보복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스라엘 군은 선제 공격한 데다 비행한 헤즈볼라 무기의 대부분을 격추했기 때문에 "매우 적은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반면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이스라엘의 주장에 반박하며 "글리롯에서의 공격은 성공적이었고, 헤즈볼라가 폭격에 사용하려고 했던 로켓 발사대는 하나도 미리 파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헤즈볼라, 이스라엘 8200부대 노렸지만…확전 자제 분위기
글리롯은 레바논 국경에서 약 112㎞ 떨어진 텔아비브 외곽으로, 이스라엘 군대의 신호정보부인 8200부대 본부가 있다. 헤즈볼라 지도자 중 한 명인 푸아드 슈크르가 지난달 베이루트 교외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에 사망한 후 헤즈볼라는 보복을 천명했다. 헤즈볼라는 슈크르 공격에 8200부대가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익명의 이스라엘 관리 4명은 헤즈볼라가 8200부대와 모사드(이스라엘의 해외 정보 기관) 본부를 공격할 의도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더 빨랐다. 최근 며칠 동안 시각적 감시 정보를 축적해 헤즈볼라가 무엇을 공격하고 언제 공격이 일어날지 식별하기에 충분한 정보를 확보하고 레바논의 발사대와 무기 저장고 및 기타 목표물을 먼저 공격했다. 미국 드론과 항공기가 헤즈볼라 발사대를 표적으로 삼는 데 사용된 일부 감시 영상을 제공했다.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25일 오전11시(한국시간 오후5시)께 레바논 남부에 소재한 헤즈볼라 조직의 로켓 발사 시설들에 대한 추가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스라엘 북부 아크레에서 한 남성이 레바논 공격으로 파손된 주택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다. /AP=뉴시스

전면전으로 확산될 경우 어느 쪽도 전략적 승리를 거두기 어려운 만큼 양측 모두 확전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이다. 나스랄라는 헤즈볼라가 "가자 지구에서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 충분한 시간을 주기 위해" 슈크르 살해에 대한 보복까지 4주를 기다렸다고 밝혔다. 선제 공격한 이스라엘도 모든 표적이 국경에서 48㎞ 이내에 있었고 헤즈볼라의 로켓과 드론 무기고로부터 위협을 저지하는 데에만 초점을 뒀다.

그러나 확전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공격에서 헤즈볼라의 무기 대부분이 이스라엘 북부 표적을 향해 발사됐으나, 일부는 중부의 군사 기지를 향해 발사됐다. 헤즈볼라 무기고의 사거리와 정교함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NYT는 짚었다. 테헤란에서 살해된 하마스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에 대한 이란의 보복도 아직 실행되지 않았다.
이란+'저항의 축' 협공 땐 이스라엘 방어시스템 과부하
이번엔 선제 공격에 성공했으나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예멘의 후티 반군, 가자지구의 하마스가 동시 동격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의 방어 시스템도 압도될 수 있다.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은 모두 폭발성 드론 사용을 늘리고 있는데 이는 미사일이나 로켓보다 이스라엘의 첨단방어 시설을 회피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실제 이날 헤즈볼라가 로켓 수백발을 쏜 이유도 이스라엘의 방어망을 산만하게 해 글리곳으로 가는 공격용 드론이 통과할 수 있게 하려는 목적이었다.
(서울=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CNN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가 대규모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전투기 100여대를 동원해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 목표물을 선제타격했다. 이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로켓 320여발을 발사하고 군사기지 11곳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헤즈볼라는 이번 공격이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푸아드 슈크르 최고사령관이 이스라엘군 공습에 사망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이라고 전했다. Copyright /사진=(서울=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만약 제5차 중동전쟁으로 확전될 경우 이스라엘이 이란과 이란의 대리인까지 합세한 맞공에 견딜 수 있을까.

헤즈볼라는 12만~20만개의 발사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루 3000개까지 발사가 가능하다. 이는 아이언돔을 포함한 이스라엘의 방공시스템 용량을 초과하는 수위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이란은 중동 최대의 미사일 무기고를 갖고 있어 10만명 이상의 대리인을 동원할 수 있다.

무소불위의 방공 시스템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에 가미카제(자살) 폭탄 드론도 복병이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부터 가미카제 폭발 드론을 사용해 이스라엘 북부에서 피해를 입히고 수십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들 폭발 드론 다수가 이스라엘의 방어선을 뚫고 지나갈 수 있었다. 7월 19일 후티의 무인기가 텔아비브 중심부 건물을 공격해 성인 남성 1명이 사망할 당시엔 경고 경보조차 울리지 않았다.

2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군이 북부 지역 상공에서 레바논 무장 단체인 헤즈볼라의 무인기를 요격하는 모습이 보인다./AFPBBNews=뉴스1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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