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신탁 불법거래' 혐의 증권사 9곳 중 8곳 제재 수순

백지현 2024. 8. 2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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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형 랩어카운트, 특정금전신탁(이하 랩·신탁) 불법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은 증권사 9곳 중 8곳이 제재 절차를 밟는다.

지난 6월 말 KB증권과 하나증권의 랩신탁 불법거래에 대한 제재심이 열린 이후 약 2개월만에 징계 절차가 개시된 것이다.

이후 금감원은 운용 금액이 큰 증권사 9군데를 선정해 검사에 나섰고, 가장 처음 이슈 테이블에 올랐던 KB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한 제재 수위를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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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하나 이어 미래·한투 등도 내달 12일 제재심
양형기준에 선제적 손해배상 여부 반영될 듯

채권형 랩어카운트, 특정금전신탁(이하 랩·신탁) 불법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은 증권사 9곳 중 8곳이 제재 절차를 밟는다. KB증권과 하나증권에 이어 6곳도 양형 수준을 통보받고 의견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앞서 KB증권과 하나증권이 기관 중징계와 담당 총괄 임원에 대한 징계를 처분 받은 가운데 나머지 증권사가 받게 될 양형 수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감독당국은 아직 조사를 받지 않은 증권사를 대상으로 추가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 한국투자, NH투자, 교보, 유진, SK 등 6곳 증권사가 추가로 랩신탁 제재심의위원회 일정을 다음달 12일로 통지받았다. 사전통지엔 양형 수준도 포함됐으며, 각 사들은 9월 초까지 이에 대한 소명 의견을 금감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조사 대상에 들어가있던 유안타증권은 아직 제재 일정을 통보받지 못했다. 

지난 6월 말 KB증권과 하나증권의 랩신탁 불법거래에 대한 제재심이 열린 이후 약 2개월만에 징계 절차가 개시된 것이다. 

지난 2022년 레고랜드 개발을 맡았던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 신청으로 PF 유동화물의 신용경색 사태가 일어나자, 채권형 랩이나 신탁 상품에 자금을 맡겼던 법인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에 환매를 잇달아 요청했다. 당시 일부 증권사는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다른 고객 계좌 또는 고유계좌를 통해 채권을 비싸게 사주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업계 안팎에선 논란이 일었다. 

이후 금감원은 운용 금액이 큰 증권사 9군데를 선정해 검사에 나섰고, 가장 처음 이슈 테이블에 올랐던 KB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한 제재 수위를 정했다. 올해 6월 제재심의위원회는 두 증권사에 영업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기관 제재는 △기관주의 △기관경고 △시정명령 △영업정지 △등록·인가 취소 순인데, 기관경고부터 중징계로 분류한다. 

또한 담당 임직원에도 징계를 의결했는데, 2022년 당시 WM영업을 총괄했던 이홍구 현 KB증권 사장은 경징계인 '주의적 경고' 조치를 받았다.

채권시장에서는 제재 수위가 예상보다 강력하다는 평가가 나왔던 가운데 이번에 사전통지를 받은 6개사에 대한 처분도 이를 잣대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국에서는 손해배상에 적극적이었던 점을 양형에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NH투자증권은 당국의 조사가 개시되자 선제적 손해배상에 나섰다는 점을 감경사유로 인정받아 제재 수위를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받았다는 전언이다.

제재심 일정을 통지 받지못한 유안타증권을 비롯해 조사를 받지않은 증권사들도 안심할 수는 없다. 금감원 관계자는 "혐의가 없는 건 아니다"라며 "(9개사 외) 나머지 회사들도 올해 안에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먼저 제재심 절차를 밟은 KB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한 조치 확정도 연말까지 늦춰질 수 있다. 최종 징계수위는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본회의를 거쳐 결정되는데, 당초 KB증권과 하나증권에 대한 제재안은 이달 말 증선위에 상정될 예정이었지만 연기됐다. 여름 휴회 후 한달만에 열리는 만큼 시효 만료가 임박한 건들부터 다루기로 하면서다. 업계에서는 이번에 사전통지를 받은 다른 증권사들과 함께 제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증권사들은 이례적인 유동성 상황이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적극 소명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시 시장이 망가진 상황에서 가입한 투자자들을 보호하는게 급선무였고, 유동성이 말라있는 상태에서 고객에 돈을 내줘야하는데 방법이 없었다는 점을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지현 (jihyun100@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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