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 펭귄 커플’ 한마리 죽자 남은 연인 통곡…호주 울린 사연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주의 동성 커플 펭귄 중 한 마리가 자연사했다. 남은 한 마리는 파트너의 죽음을 인지한 듯 애도하는 모습을 보여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26일(현지시각) NBC,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1일 호주 시드니 시라이프 수족관에서 동성 펭귄 커플 ‘스펜’과 ‘매직’ 중 스펜이 11살의 나이로 죽었다. 펭귄의 최대 수명은 13년으로, NBC는 스펜이 장수했다고 전했다.
시라이프 수족관은 “수족관 직원들이 매직의 비극적인 상실감을 우려해 이를 극복하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수족관 측은 매직이 파트너의 죽음을 인지할 수 있도록 스펜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자 매직은 스펜을 추모하는 듯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다른 펭귄 무리들이 아름답게 따라 불렀다고 한다.
리차드 딜리 수족관 총책임자는 “스펜의 죽음은 펭귄 무리, 사육 팀, 스펜과 매직의 이야기에 영감을 얻거나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모든 사람에게 가슴 아픈 일이다”며 “이제 사육 팀의 초점은 스펜없이 첫 번식기를 맞이할 매직에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이들 커플은 2017년 호주에서 동성혼 법제화가 이뤄진 직후 ‘펭귄 동성 커플’로 주목받았다. 이후 버려진 알을 품어 부화에 성공하며 더욱 유명해졌다.
사육사는 이들이 펭귄 사이 애정 표현으로 통하는 ‘돌 주고받기’를 하는 모습을 포착하고 다른 펭귄이 버려둔 알을 이들에게 줬다.
이들 펭귄은 2018년 ‘라라라’는 이름의 새끼를 공동 양육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클랜시’라는 새끼를 추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는 스펜과 매직의 이야기를 교육과정에 포함 시키기도 했다.
시라이프 수족관은 “이들의 사랑 이야기가 수많은 책과 영화를 통해 세상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며 “스펜은 평등을 옹호하는 데 도움을 준 뿐 아니라 이들의 명성을 통해 플라스틱 오염, 기후 변화 및 야생 펭귄 보호 필요성 등 중요한 안건에 대한 기금을 모금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 8살인 매직에 대해서는 평생 혼자 지내게 할지, 다른 펭귄과 함께 지내게 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아쿠아리움 홈페이지에는 스펜을 추모하는 팬들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팬들은 “수천명의 팬들이 스펜을 그리워할 것” “단지 펭귄일 뿐이었지만 우리 모두에게 당신의 사랑은 너무나 용감하고 아름다웠다” 스펜과 매직 커플은 평등의 상징이었다. 잊지 않을 것”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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