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7일!] "못 생겨서 죄송"… '유재석 급' 국민MC, 전설로 남다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콩나물 팍팍 무쳤냐" "일단 한번 보시라니깐요" 등 수많은 유행어를 남긴 이주일은 한국 코미디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유행어, 슬랩스틱 개그, 콩트 등 다양한 장르의 코미디 연기로 전 국민에게 웃음을 선사한 그가 세상을 떠난 날 많은 이들은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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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일의 개그는 말을 더듬다가 실없는 소리를 툭 던지며 핵심을 찔러 웃음을 자아냈다. 그의 개그 스타일은 스탠드업 코미디나 만담 위주로 진행됐다. 다양한 멘트와 함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못생긴 얼굴 콘셉트로 이주일만의 캐릭터를 선보였다.
이주일이 처음부터 코미디언으로 방송 생활을 시작한 건 아니다. 그는 1960년 입대 후 장병위문쇼 사회자로 처음 무대에 올랐다. 넘치는 재능을 가진 그에게 무대는 운명처럼 다가왔다. 군 생활에서 사회자로 경험을 쌓은 이주일은 제대 후 샛별악극단에서 코미디를 배우기 위해 견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극단에서 견습생 생활을 거친 뒤 1967년부터 사회자로 첫발을 뗐다.
이주일은 사회자로 무대에 올랐지만 못생긴 외모 탓에 일거리가 없어 10년 넘게 무명 생활을 했다. 그러던 중 1971년 동료였던 방일수, 김정남의 권유로 베트남 파병 위문 공연을 갔고 이를 계기로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주일과 하춘화의 우정은 1977년 11월11일 발생한 이리역 폭발사고에서 빛을 발했다. 이주일은 당시 폭발사고로 무너진 극장 천장의 돌을 맞아 머리를 다쳤음에도 하춘화를 구했다. 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하춘화와 이주일은 10년 동안 공연 무대에 서며 깊은 우정을 나눴다.
공연무대 사회자로 이름을 알린 이주일은 마흔이 넘어 MBC '웃으면 복이와요'에 출연했다. 기나긴 무명 시절 끝에 드디어 TV 무대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너무 못생긴 그의 외모에 시청자 항의가 빗발쳐 아쉽게도 1회 출연 만에 강제 하차당했다. 이 일은 나중에 그의 대표 유행어 '못 생겨서 죄송합니다'의 아이디어가 됐다.
꿈꿨던 TV 무대 출연이 좌절됐지만 그의 재능을 알아본 연예계 선배 송해의 주선으로 이주일은 TBC 코미디 프로그램 '토요일이다! 전원출발'에 캐스팅됐다.
이 방송에서 인디언 단역을 맡은 그는 타잔 흉내를 내는 가수 윤수일과 부딪혀 무대에 설치된 연못에 빠졌고 물에 젖은 채 멍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보는 모습이 생방송에 그대로 나오는 사고를 치게 된다. 대형 사고였지만 방청객과 시청자는 그 모습에 열띤 반응을 보여 이주일은 해당 방송에 계속 출연할 수 있었다.
이후 이주일은 스타덤에 오른다. 원래 '주일'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던 그는 이 일을 계기로 '딱 2주일 만에 떴다'는 뜻으로 예명을 이주일로 바꿨다.
스타 반열에 오른 이주일은 점차 승승장구했다.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의 재능을 마음껏 펼쳤고 다양한 코미디 장르를 통해 개그계 황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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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일의 금연 광고 이후 방송계에도 변화가 일었다. 이주일이 세상을 떠난 뒤인 2002년부터 KBS·SBS에서 금연 캠페인으로 드라마의 흡연 장면이 완전히 퇴출당했고 2004년에는 MBC에서도 흡연 장면이 사라졌다.
이주일은 폐암 투병 중에도 건강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쉽게도 2002년 8월27일 세상을 떠났다.
김인영 기자 young9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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