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현장] '인종 차별→산책 축구→무쌍 MF' 박용우, 홍명호보의 Key 됐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 2차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축구회관=STN뉴스] 이형주 기자 = 박용우가 현재로서는 홍명보호의 Key가 된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2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1, 2차전에 나설 9월 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한국은 9월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과 1차전 홈 경기를 갖고, 10일 오후 11시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의 술탄 카부스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오만과 2차전 원정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이날 26인의 명단에는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핵심 선수들이 모두 포함됐다. 새 얼굴들도 있었는데 이한범, 황문기, 최우진, 양민혁 등 최초 발탁된 선수들이 그들이다.

홍명보 감독은 명단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가장 고심했던 포지션이 어디냐고 묻자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와 좌우 풀백이었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명단을 보면 두 포지션에서 고민의 흔적이 묻어나왔다.

그나마 풀백을 보면 황문기, 최우진 두 새 얼굴이 발탁된 반면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는 변화가 없이 그대로다. 파울루 벤투호의 뼈대 역할을 했던 정우영과 위르겐 클린스만 체제에서 중용받았던 박용우가 그대로 선발됐다.

홍명보 감독은 "미드필더의 경우 4-2-3-1과 4-3-3에 있어 멀티 플레이어적으로 활약해줄 선수가 누군지 고민했다. 홀딩 미드필더의 경우 정우영과 박용우를 최종적으로 선택했다"라고 전했다. 수원 FC의 손준호의 경우 지난해 비공작인원수뢰죄라는 혐의로 중국 공안에 구금됐고, 올해 귀환했지만 관련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또 정우영과 박용우를 밀어낼 뚜렷한 젊은 수비형 미드필더는 보이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그래서였다.

홍명보 감독은 첫 9월 A매치에서 포백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포메이션은 기존의 4-3-3이나, 새로운 4-2-3-1이 전망된다. 이 포메이션에서 정우영과 박용우는 번갈아 기용되거나, 같이 기용될 수 있다. 두 선수 중 좀 더 어린 박용우의 역할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박용우는 1993년생의 미드필더다.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며 울산 HD가 K리그 정상에 오르도록 도왔다. 하지만 지난 2023년 이명재의 SNS에 올라온 사진에 "사살락 폼 미쳤다"라며 인종차별 댓글을 달았다. 사살락은 전북 현대에서 뛴 태국 레프트백인데, 피부색으로 인종차별을 하는 댓글을 단 것이다. 이후 박용우는 벌금 징계를 받았다.

박용우는 그 해 울산을 떠나 알 아인 FC로 쫓기듯 떠났다. 당시 울산의 감독이었던 홍명보 감독은 그의 빈 자리 때문에 애를 먹어야 했다.

박용우는 이어 2024년 아시안컵에서 중용됐지만 처참한 경기력을 보이며 팀의 졸전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공을 빼앗기고도 설렁설렁 되찾으러 가는 이른바 산책 축구로 팬들의 공분을 샀다. 그렇게 박용우의 대표팀 생활은 끝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박용우는 이후 명예회복을 했다. 소속팀 알 아인에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누비며 실력을 증명했다. 특히 ACL 4강 1차전에서 세르게이 밀린코비치 사비치(전 라치오), 후벵 네베스(전 울버햄턴)으로 구성된 중원을 상대로 무쌍을 찍으며 팀을 결승에 올렸고, 이후에도 맹활약하며 우승을 견인했다.

그리고 국가대표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이 취임하면서 다시 한 번 기회를 받게 됐다. 이임생 이사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특혜 논란을 얻게 된 홍명보 감독으로서는 이번 9월 A매치에서 결과와 경기력을 모두 가져오고자 할 것이다. 그것에 있어 박용우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국가대표팀에서 소속팀에서처럼 맹활약하며 명예회복을 할까. 아니면 또 다시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촌극을 만들까. 박용우의 경기력에 따라 홍명보호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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