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 시설·누적 9241명 수강···“추가 교육 과정 도입으로 대응 능력 확보”

김태영 기자 2024. 8. 2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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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에서 30년 넘게 일했는데 위험한 사고는 정말 '아차'하는 순간에 일어나더군요. 집중력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금세 생사를 오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22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마련된 DL이앤씨의 '안전한숲캠퍼스'에서 만난 울산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소장은 '언제 사고가 일어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DL이앤씨는 현장 인력의 위험 상황 인지 능력을 높여 사고를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안전한숲캠퍼스를 2019년 개소해 6년째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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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 '안전한숲캠퍼스' 교육 체험기]
개구부 추락, 그네식-상체식 안전벨트 등 체험
DL이앤씨 "교육 지속적 개발해 고도화할 것"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위치한 DL이앤씨의 ‘안전한숲캠퍼스’에서 지난 22일 강사가 개구부 덮개판을 들고 개구부 사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태영 기자
[서울경제]

“건설 현장에서 30년 넘게 일했는데 위험한 사고는 정말 ‘아차’하는 순간에 일어나더군요. 집중력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금세 생사를 오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22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에 마련된 DL이앤씨의 ‘안전한숲캠퍼스’에서 만난 울산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소장은 ‘언제 사고가 일어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소장의 지적대로 건설 사고 위험성은 건설 현장 특성상 다른 산업 현장보다 더 높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산업 재해 사망자 598명 중 절반(303명)은 건설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DL이앤씨는 현장 인력의 위험 상황 인지 능력을 높여 사고를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안전한숲캠퍼스를 2019년 개소해 6년째 운영하고 있다. 지상 2층, 연면적 1684㎡ 규모 건물에 총 21종의 체험·교육 시설을 마련해 국내 건설사의 안전체험시설 가운데 시설의 규모나 교육의 질 측면에서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민간 안전체험교육장 인정서’를 업계 최초로 취득했다. 현재까지 본사·관계사·협력사의 현장소장 및 관리감독자 등 9124명이 안전한숲캠퍼스의 안전 체험 교육을 거쳤다.

DL이앤씨 '안전한숲캠퍼스'에서 본지 기자(왼쪽)가 지난 22일 개구부 추락 직전 자세를 잡고 대기하고 있다. 사진=김태영 기자

기자는 이날 건설 현장에서 주로 일어나는 추락·전도·끼임 사고 위주로 체험 교육을 받았다. 먼저 개구부(건물 벽면·바닥에 뚫어놓은 구멍) 추락 체험에 앞서 강사가 노란색 판을 들어 보이며 “개구부 위는 이런 덮개로 덮어 위험 구간임을 알려야 한다”며 “특히 중요한 건 덮개 위에 붙이는 안전 경고판으로, 이 사인을 붙이지 않아 발생하는 사망 사고 건수가 많다”고 설명했다.

설명을 듣고 안전 경고판이 마련되지 않은 3m 높이의 개구부 위에 서서 준비 자세를 취했다. 이내 발판이 양옆으로 열리며 추락했다. 발밑에 스티로폼 더미가 깔려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터져 나오는 외마디 비명은 막을 수 없었다. 실제 건설 현장이었다면 사망 사고도 발생할 수 있는 높이라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할 정도였다.

DL이앤씨 ‘안전한숲캠퍼스’에서 교육 참가자들이 지난 22일 그네식 벨트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김태영 기자

안전벨트 체험은 어떤 안전벨트를 써야 추락 사망을 막을 수 있는지를 몸소 느끼게 해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건설 현장에서는 상체는 물론 사타구니까지 지지해 추락 시 의자처럼 앉을 수 있는 그네식 벨트와 상체만 감싸는 상체식 벨트가 주로 쓰인다. 한 연구에 따르면 그네식은 추락 후 30분을, 상체식은 1분 30초를 버틸 수 있다.

직접 경험해 보니 연구 결과를 이해할 수 있었다. 기중기가 그네식 벨트를 착용한 교육생들의 몸을 들어 올리자 벨트가 안정적으로 몸을 지탱했고 추락에도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았다. 반면 상체식 벨트는 벨트가 복부를 강하게 압박해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강사는 “한 협력업체 대표가 비교 체험을 하고 ‘상체식 벨트는 쓰지 말아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며 교육의 효과를 전했다.

DL이앤씨 ‘안전한숲캠퍼스’에서 기자가 지난 22일 가상현실(VR) 기기를 통해 철골 구조물 고공 작업을 체험하는 모습. 사진=김태영 기자

이외에도 굴삭기와 벽 사이에 끼이는 협착 체험, 난간과 사다리가 쓰러지는 전도 체험, 화재 현장 대피 체험, 철골 구조물 위에서 작업하는 가상현실(VR) 체험, 완강기 사용법 교육 등을 진행했다.

DL이앤씨는 단순한 위험 현장 체험에서 나아가 교육을 고도화하는 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위험 상황을 사전에 평가하는 실습으로 구성된 2단계 교육을 도입해 진행하고 있다. 홍성호 DL이앤씨 안전보건팀 부장은 “기계 점검, 환기량 측정 등 현장에서 필요한 교육을 하다 보니 현장 인력들의 반응이 좋다”며 “지속적으로 교육 과정을 개발해 내년엔 유사 반복 재해 예방에 초점을 맞춘 3단계 교육을 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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