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 안 왔다" 7% 떨어져도 줍줍…'10만전자·20만닉스'에 베팅

박수현 기자 2024. 8. 27.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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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가 반도체주에 투자금을 대거 베팅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반도체주가 하락세를 보이자 이를 매수 기회로 삼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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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주일간 개인투자자 반도체주 순매수 규모.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개인투자자가 반도체주에 투자금을 대거 베팅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국내 반도체주가 하락세를 보이자 이를 매수 기회로 삼은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고점이 아직 오지 않았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에 대해 '매수 후 보유' 전략을 추천한다.

26일 한국거래소 통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가 지난주(지난 19일~23일)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로, 407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1065억원), 한미반도체(595억원)도 순매수 상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개인이 반도체주를 사 모으는 동안 주가 흐름은 좋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4%대 빠졌다.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외국인 매도세에 전 거래일 대비 3.18% 내리며 거래를 마쳤다.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주가 하락률은 7.37%에 이른다.

이날 삼성전자도 전 거래일보다 2.06% 내리면서 마감했다. SK하이닉스와 마찬가지로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나타낸 탓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2.8% 빠졌다. 한미반도체도 마찬가지로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7.6% 하락해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오는 28일(현지시간)로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두고 반도체주가 조정기에 들어갔다고 평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반도체 섹터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까지 상승 모멘텀이 부재하고 AI(인공지능)발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후반부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년간 SK하이닉스 주가 추이. /그래픽=최헌정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를 대거 사 모으던 외국인도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등을 돌렸다. 개인투자자는 한주간 외국인이 경계감을 가지고 한주간 던진 SK하이닉스(외국인 순매도 규모 2367억원), 삼성전자(1194억원), 한미반도체(510억원) 물량을 주가 반등을 기대하며 받아낸 셈이다.

반도체주가 여전히 하락세지만 증권가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이달 SK하이닉스에 대해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들은 모두 목표가를 20만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에 대해 분석 보고서를 내놓은 증권사들도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10만원 이상의 목표가를 내놨다.

엔비디아의 실적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완제품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AI 서버 수요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전세계 반도체 기업의 실적은 대부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거나 충족했다"라며 "2분기 엔비디아 실적도 TSMC의 호실적을 감안할 때 시장 기대치와 가이던스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내년까지 반도체 공급과잉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반도체 주가는 경기 사이클의 소비심리지수와 유사하게 제조사와 고객사 모두가 현 상황을 과신하고 전망을 낙관할 때 고점이 형성됐다. 지금처럼 우려 부각에 따른 심리 바닥에서는 오히려 반등이 시작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해 '바이 앤 홀드'(매수 후 보유)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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