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손쉬운 금리인상' 은행에 경고… 주담대 만기·한도 조인다

26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은행권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한도 조이기에 나섰다. 집값 상승과 부동산 거래 증가와 맞물려 급증하는 대출 수요를 줄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29일부터 보증보험 상품인 MCI·MCG 취급 주택담보대출 판매를 중단한다. 가계대출 급증세를 관리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인상했으나 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실수요자 중심의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추가로 내놨다.

MCI·MCG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보험이 없으면 소액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받을 수 있어 대출액 한도를 줄일 수 있다. 서울 지역 아파트의 경우 5500만원, 지방의 경우 2500만원의 대출 한도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지난달부터 대환대출과 다주택자 주담대를 제한했다. 이번 방안에는 타행에 보유한 전세대출을 국민은행으로 갈아타는 전세대출 대환도 한시적으로 중단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방안은 한시 운용되는 것으로 실수요자에게는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세부 방안을 마련했다"며 "가계부채 현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적극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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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 조치… 'DSR 한도 축소' 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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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은 지난 26일부터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 조치를 시행했다. 전세대출 가운데 임대인(매수자) 소유권 이전과 선순위채권 말소 혹은 감액, 주택처분 조건 등에 대해선 취급을 중단한다. 전세대출이 갭투자에 활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단 대출 실행일 전일까지 이행된 건은 취급이 가능하다.

또 신탁등기 물건지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대출도 취급하지 않는다. 기존에는 서울보증보험과 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자금대출만 취급하지 않았는데 주금공에 대한 전세대출도 포함했다. 국민은행과 마찬가지로 주담대 모기지보험 취급도 허용하지 않는다.

우리은행은 내달부터 대출 모집법인 한도를 월 2000억원 내외로 관리하고 갭투자를 막기 위한 전세대출 조건부 취급제한, 모기지보험 가입 제한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했다. 주담대 고정기간(5년) 금리는 지난 25일 3.571~5.836%에서 4.074~6.338%로 상승했다. 하단은 4%대, 상단은 6%대를 돌파했다. 금리 기준인 금융채 5년물 변동분과 가산금리 인상분이 반영된 것이다.

은행권의 대출 한도 축소 움직임은 주담대 금리 인상에도 가계대출 잔액이 꾸준히 늘고 있어서다. 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 7월말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포함) 잔액은 559조7501억원으로 6월 말(552조1526억원)보다 7조5975억원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손쉬운 주담대 금리 인상을 질타하고 있다. 가계부채를 관리하는 정책 기조에 은행들이 대출금리 인상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해 이득만 챙기려 한다는 지적이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 25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최근 은행권이 주담대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추세와 관련해 "수도권 집값과 관련해서는 개입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것과 관련 추가 강도 높은 대책도 예고했다. 그는 "단순히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하나로는 안 된다"며 "9월 이후에도 대출이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나면 지금 하는 것 이상으로 강력하게 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은 내달 1일부터 대출금리에 가산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한다. 새로 취급하는 모든 가계대출에 대해 예외 없이 자체 관리목적의 DSR을 산출하면 자체적인 DSR 한도 축소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