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7km' 손목 부근 강타→'악!' 괴성 질렀던 오타니…"뼈 이상 無" 전인미답 50-50 도전 계속된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괴성을 지르며 통증을 호소했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다행히 큰 부상은 피한 모양새다. 50-50을 향한 여정에 걸림돌은 없을 전망이다.
오타니는 2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맞대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사구 1득점을 기록했다.
오타니는 지난 24일 탬파베이와 3연전의 첫 번째 경기에서 여섯 번째로 메이저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 콜린 포셰를 상대로 역전 끝내기 그랜드슬램을 폭발시키면서, 역대 6번째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40-40의 위업을 달성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지만, 지금까지 역사를 작성한 선수들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기록을 만들어낸 것은 오타니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오타니가 최소 경기 40-40을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타격감이 '바닥'을 찍은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고 홈런을 생산했다는 점이다. 7월까지만 하더라도 내셔널리그 타격왕 경쟁을 펼칠 수 있을 정도로 꾸준히 좋은 감을 유지하며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던 오타니는 8월부터 타격감이 눈에 띄게 떨어졌었다. 그런데 지난 19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시즌 39호 홈런을 터뜨렸을 때 월간 안타는 12개에 불과했지만, 홈런은 무려 7개에 달했던 것이 원동력이었다.
오타니는 타격감이 떨어진 원인으로 기술적인 문제를 꼽았다. 오타니는 18일 시즌 38호 홈런을 터뜨리고, 36~37호 도루를 손에 넣은 뒤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100% 내 움직임이 문제다. 기술적인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공격 방식 자체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 어떤 구종이라도 스트라이크존에 오는 공은 칠 수 있는 공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친 줄 알았던 공이 헛스윙이 되거나, 파울이 되는 등 상태가 썩 좋진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시적인 부진은 있어도, 클래스에는 변함이 없었다. 오타니는 38호 아치를 그린 18일 세인트루이스전을 시작으로 40-40 위업을 달성한 24일 탬파베이와 맞대결까지 6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조금씩 감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25일 41호 홈런을 폭발시키면서 이제는 '전인미답'의 50-50 클럽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정규시즌 일정이 종료될 때까지는 30경기 이상이 남은 가운데 오타니의 홈런 페이스는 25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51.1개였다.
그런데 26일 경기에서 아찔한 장면이 발생했다. 세 번째 타석까지 안타를 생산하지 못한 가운데 8회말 선두타자로 정규이닝 마지막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탬파베이의 바뀐 투수 리차드 러브레이디와 맞붙었다. 초구에 파울을 기록한 뒤 두 개의 볼을 지켜보면서 만들어진 2B-1S에서 러브레이디가 던진 4구째 91.8마일(약 147.7km)의 빠른 볼이 오타니의 몸 쪽으로 향했다. 이때 이 공이 오타니의 왼쪽 손목 부분을 강타했다.
고통이 극심했던 탓에 오타니는 '악!' 소리를 지르며 타석에서 벗어났고, 트레이너들이 급히 오타니를 확인하기 위해 움직였다. 스윙을 하는 과정에서 공에 맞은 것으로 보였으나 심판진은 오타니에게 몸에 맞는 볼을 선언했고, 잠시 동안 통증을 호소했던 오타니는 이내 1루 베이스를 밟고 경기를 이어갔다. 그리고 후속타자 무키 베츠의 홈런에 홈을 밟는데 성공했다.
플레이를 이어가고, 베츠의 홈런에 홈을 밟은 뒤 왼손으로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모습에서 큰 부상은 피한 것으로 보였지만, 50-50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향해 도전장을 내민 상황에서 손목을 직접 때리는 사구 장면은 분명 아찔했다. 상태가 괜찮아 보였지만, 혹시 모를 부상이 있을 수 있었던 만큼 오타니는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X-레이 검사를 진행했고, 다행히 50-50을 위한 여정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풀카운트'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에 따르면 오타니는 경기 후 검사에서 뼈에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며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오타니는 왼손을 빙글빙글 돌려보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테이핑을 감은 후 사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경기가 끝난지 15분 만에 취재진에게 인사를 건넨 뒤 귀가했다"고 전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통증과 부기가 생길 수 있지만, 현재로선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진 않은 상황. 정규시즌 일정 종료까지 오타니에게 31경기가 남은 가운데, 전인미답의 50-50을 향한 여정에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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