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 함께 해결”… 국내 첫 ‘사회적 가치’ 축제 열린다

홍석호 기자 2024. 8. 2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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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
대한상의 주최 내달 12일 코엑스… 현대해상-코오롱FnC 등 대기업 참여
벤처-학계와 난제 해결 머리 맞대… “새로운 아이디어-협업 기회 열릴것”
다음 달 서울 코엑스에서 국내 주요 대기업과 공공기관, 학계, 소셜벤처(사회적 기업) 220여 곳이 한자리에 모여 사회문제 해결을 고민하는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가 열린다. 사회문제나 소셜벤처의 아이디어 상품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다. 사진은 지난해 SK그룹의 사회적 가치 행사 소셜밸류커넥트(SOVAC)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 SK그룹 제공

“‘소멸’ 얘기까지 나오는 지방 소도시가 살아남으려면?”

“패션 대기업이 옷으로 기후변화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기업이 출산율을 어떻게 높이나?”

이처럼 한마디로 답을 내리기 어렵지만 꼭 해결해야 할 저출산, 양극화, 기후변화 같은 사회문제를 풀기 위해 대기업-정부-소셜벤처(사회적 기업)-학계가 머리를 맞댄다.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며 문제 해결을 모색하는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가 다음 달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것이다. 혼자서 풀 수 없는 어려운 문제를 사회 각계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해결책을 찾는 국내 최초의 ‘사회적 가치’ 축제다.

● “혼자는 못하는 일… 함께 풀자”

대한상의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는 현대해상, 코오롱FnC, 카카오, 포스코 등 국내 주요 기업이 대거 참여할 뿐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 기술보증기금 등 공공기관도 힘을 보탠다. 한국경영학회 등 학계도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아이디어로 무장한 사회적 기업가들도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의 시초는 2019년부터 SK그룹 주도로 시작된 사회적 기업 민간 축제이던 ‘소셜밸류커넥트(SOVAC)’다. 올해부터 대한상의가 주최를 맡고 공동주관사로 현대해상, 코오롱FnC 등이 참여하며 국가적 행사로 판이 커졌다. 지난해 SOVAC 행사에 참여 기업 등이 120곳이었다면 올해에는 220여 곳으로 대폭 늘어났다.

대한상의 측은 “SOVAC가 사회적 기업 중심의 행사였다면 사회적 가치 페스타는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가치를 실현하는 정부, 민간 학계, 협회 및 단체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행사”라며 “SOVAC도 이번 행사에서 하나의 섹션으로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 현대해상의 정경선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는 “그 어떤 사회문제도 하나의 기업이 해결하기에는 거대하다”며 “정말 사회적 문제 해결에 진심인 기업이라면 ‘이 문제는 우리 혼자 해결할 수 없다’라는 깨달음이 생기게 될 것이다. 이번 사회적 가치 페스타 같은 공적인 장이 열려서 이런 협업이 계속 부각되고 화제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현대해상-코오롱FnC “대기업 역할 중요”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이기도 한 정 CSO는 직접 소셜 벤처 발굴에 나섰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문가로 꼽힌다. 현대해상은 이번 행사에서 저출산과 더불어 지역에서 청년들이 주도적 역할을 하며 ‘인구 소멸’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세션을 진행한다. 저출산으로, 수도권 집중화로 급격히 위축된 지역 문제를 젊은 청년들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다.

대전의 도시재생스타트업 ‘윙윙’ 이태호 대표, 울산 장난감 전문 자원 순환 기업인 코끼리공장 이채진 대표 등 실제 지역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소셜 벤처 창업가들이 세션에 참여한다.

공동 주관사인 코오롱FnC는 2012년 국내 최초로 업사이클링 패션브랜드 래코드(RE;CODE)를 내놓으며 ‘착한 패션’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반품되거나 팔리지 않은 재고를 해체해 새로운 옷으로 만드는 것을 업사이클링 패션이라고 한다.

코오롱FnC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순환 패션 플랫폼’을 만들어 소셜 벤처들과 협업하고 있다. 미국에서 작년에 오픈한 순환패션 플랫폼 ‘서큘러 라이브러리’가 대표적이다. 몽골과 베트남에서는 재생 소재 생산을 위한 자원 순환 센터 ‘서큘러 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유동주 코오롱 FnC 상무는 “패션 산업의 재고 문제 해결을 목표로 삼아 순환 패션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해 왔다”며 “사회적 임팩트가 사회 곳곳으로 퍼져 나가기 위해서는 대기업이 소셜 벤처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인프라와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상무는 이어 “여전히 사회문제 발생 속도와 해결 속도 간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민간 분야의 다자 간 협력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시도가 필요하다. 코오롱FnC가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에 참여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이해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국내 최대 규모 행사가 마련된 만큼 새로운 아이디어와 협업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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