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K2전차 모형 타격하는 ‘자폭 드론’ 시험 공개

신진우 기자 2024. 8. 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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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자폭형 무인기(드론) 성능 시험 장면을 2013년 3월 이후 11년 만에 공개했다.

특히 이번에 공개한 자폭형 드론은 유도 방식과 비행성능, 정밀도 등에서 과거 노출한 드론보다 몇 단계 진화한 것으로 군은 평가하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자폭형 드론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관성항법장치(INS) 등 다중 항법장치를 갖춘 것 같다"며 "표적 이미지와 명중 여부의 실시간 전송도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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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 상부에 수직으로 꽂히며 파괴
러 드론과 유사… 기술 이전 가능성
현장 간 김정은 “더 많이 생산해야”
국정원 “北 신형미사일 충청권 도달”
北 ‘자폭형 드론’ 성능시험 공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자폭형 무인기(드론)를 손으로 만지면서 관계자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위쪽 사진). 십자 날개가 달린 러시아 자폭 드론 ‘란쳇’과 유사한 형태다. 아래쪽 사진은 이 드론을 포함해 자폭형 드론 2종이 타격 시험 현장에서 우리 군 주력 전차인 K2 전차 모형으로 보이는 표적을 타격하는 장면이다. 북한 노동신문이 26일 공개했다. 북한이 자폭형 드론 성능 시험 장면을 공개한 건 2013년 3월 이후 11년 만이다. 평양=노동신문 뉴스1

북한이 자폭형 무인기(드론) 성능 시험 장면을 2013년 3월 이후 11년 만에 공개했다. 특히 이번에 공개한 자폭형 드론은 유도 방식과 비행성능, 정밀도 등에서 과거 노출한 드론보다 몇 단계 진화한 것으로 군은 평가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하에 진행된 이번 성능 시험에선 러시아제 자폭형 드론과 유사한 기종도 등장했다. 우리 정부 당국은 러시아가 북한에 드론 관련 핵심 기술을 이전해줬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무인기 타격 시험이 진행됐다고 26일 보도했다. 북한이 공개한 자폭형 드론 2종은 십자 날개가 달린 러시아의 ‘란쳇’, 삼각 날개 모양의 이스라엘제 ‘하롭’과 유사한 형태였다. 특히 란쳇과 비슷한 모양의 자폭형 드론은 전차 모형 표적에 수직으로 내리꽂히며 파괴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전하는 포탑과 운용 병력이 드나드는 상부는 전차의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북한 매체는 백색 계열로 도색한 자폭 드론 2종이 K2 전차로 보이는 표적을 타격해 폭발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정부 소식통은 “세계 5대 전차 중 하나인 우리군 K2를 겨냥해 표적 실험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서 “전략정찰 및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들뿐 아니라 전술적 보병 및 특수작전구분대들에서 리용(이용)할 수 있는 각종 자폭형 무인기들도 더 많이 개발·생산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또 “전투 적용 시험을 더 강도 높게 진행해 하루빨리 인민군 부대들에 장비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자폭형 드론은 미사일보다 크기가 작고 저고도로 비행해 레이더로 추적·탐지가 어렵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쓰는 자폭형 드론의 가격은 대당 약 2만 달러(약 2400만 원)에 불과할 만큼 가성비도 좋다. 드론에 전술핵까지 장착할 경우 남한을 겨냥한 핵기습 위협은 더 치명적으로 진화할 수 있다.

북한은 최소 300대 이상의 드론을 운용 중인 것으로 한미 당국은 보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의 자폭형 드론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관성항법장치(INS) 등 다중 항법장치를 갖춘 것 같다”며 “표적 이미지와 명중 여부의 실시간 전송도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올해 초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자폭형 드론을 “대량 생산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드론과 관련해 “적은 돈으로 심대한 타격이 가능한 무기”란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작은 군사용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저비용 고효율’ 무기로 전 세계에 그 위력을 알렸다. 이 드론의 위력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검증된 만큼 김 위원장은 이 사례를 직접 언급하며 드론 생산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신형 근거리탄도미사일(CRBM)이 장착된 이동식발사대(TEL)를 전방지역에 배치하면 충청권까지 타격권에 들어갈 수 있다고 국가정보원이 26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밝혔다. 북한은 이달 초 신형 전술탄도미사일용 TEL 250여 대의 인계인수 기념식을 공개했는데, 당시 산술적으로 최대 1000발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다만 국정원은 ‘이런 정도의 미사일 수급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미사일을 수급할 수 있는지는 의문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국군정보사의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은 “우리의 대북 정보역량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정보사의 휴민트(Humint·인적 정보) 역량이 상당 부분 타격을 입었다는 것은 대한민국 전체에선 중대한 정보 역량 손실이라는 점은 인정했다고 야당 정보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전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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