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국산화율 90% K배터리, 글로벌 경쟁력 유지가 관건

이정구 기자 2024. 8. 27.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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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韓기업 의존도 줄이기 나서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를 찾은 국내외 기업 대표들이 LG에너지솔루션의 차량 탑재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한국 전기차·배터리 생태계의 강점 중 하나는 탄탄한 소재·부품·장비 후방 산업으로 꼽힌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과 초기부터 긴밀하게 협력해온 소부장 기업들은 여러 배터리 모델마다 공급 실적을 확보하며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배터리사의 장비 국산화 비율을 90%대까지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을 뿐 아니라 해외 업체와도 연달아 계약을 따내며 수출 확대로도 이어졌다.

부품·장비 분야 배터리 후방산업은 양극·음극을 만드는 전극공정, 전극·분리막·전해질 등을 잇는 조립공정, 배터리를 충전·방전하는 활성화공정, 배터리 품질을 검사하는 검사공정 등으로 나뉜다. 2010년대 전기차용 이차전지 연구·개발 태동기 때부터 국내 배터리 기업과 협업하며 이 공정을 사실상 ‘분업(分業)’한 기업들이 등장했다.

이 업체들은 국내 3사가 개발·생산한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 등 다양한 배터리 맞춤형으로 부품·장비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반도체 분야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는 아니지만, 배터리 생산 수율을 확보하기 위해 부품·장비가 절대적이라 진입 장벽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한국 배터리 생태계는 여전히 글로벌 강자이지만, 그만큼 견제도 본격화하고 있다. 유럽 최대 배터리사 노스볼트는 캐나다 퀘벡에 짓는 기가팩토리 1기 협력사로 최근 독일, 이탈리아 기업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기업 위주로 배터리 장비를 발주하다가 노선을 바꿨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한국 기업 의존도를 줄이려는 경쟁 기업의 견제와 캐즘을 버티는 게 관건”이라며 “다양한 규격과 소재가 투입되는 배터리 산업에서 주도권을 놓치면 전기차 회복기에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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