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타격받으면, 지역 경제도 위험
포항에는 에코프로, 대구에는 엘앤에프, 청주에는 LG에너지솔루션. K배터리 생태계는 전국 곳곳에 폭넓게 분포하며 지역 인재를 뽑고 현지 투자를 하며 성장하고 있다. 반도체 등 기존 우리나라 주력 산업 다수가 수도권에 집중된 것과 가장 다른 점이다. 배터리 산업이 휘청거리면 기업 문제를 넘어 지역 경제에도 파급력이 작지 않다는 의미다.
철강 산업의 도시로 널리 알려진 포항은 요즘 ‘배터리 선도 도시’라는 이름도 앞세우고 있다. 에코프로의 경우 2020년부터 포항에 투자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계열사인 양극재를 만드는 에코프로비엠, 전구체 원료 등을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이 자리 잡고 있다. 2020년부터 5조5000억원을 현지에 투자해 사업을 확장 중이다. 포스코그룹 계열사 포스코퓨처엠 역시 양극재와 음극재 공장을 포항, 광양, 세종 등지에 두고 2026년까지 매출 8조8000억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양극재 기업 엘앤에프는 섬유와 자동차 부품 중심이던 대구의 대표 기업이 됐다. 대구 달서구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전기차 전환 속 세계 전기차 1위 테슬라를 고객사로 두고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작년 말 발표한 양극재·음극재 공장 증설 투자를 포함하면 지금까지 대구에만 3조6500억원을 투자해 회사를 키우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작년 7월 정부는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 단지를 정하면서 배터리 분야에서 포항을 포함해, 전북 새만금과 충북 청주, 울산광역시 등 4곳을 ‘배터리 미래 거점’으로 선정했다. 단순한 ‘지역 안배’가 아니다. 배터리 산업에 진출한 기업들이 이미 그 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새만금에는 성일하이텍 공장 조성에 이어 SK온과 LG화학이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고, 청주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세계 공장의 모델이 되는 ‘마더팩토리’ 오창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울산에는 삼성SDI와 LS그룹의 비철금속 소재 기업 LS MnM이 있어, 현대차까지 아울러 전기차 거점 도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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