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같은 8월… 리디아 고, 메이저도 정복
파리 올림픽 금메달과 명예의 전당 입성을 이룬 지 2주 만에 리디아 고(27·뉴질랜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6784야드)에서 AIG 여자오픈(총상금 950만달러) 정상에 올랐다. 그의 메이저 대회 우승은 이번이 세 번째로, 2015년 에비앙 챔피언십과 2016년 ANA 인스피레이션(현 셰브론 챔피언십)에 이어 8년 만이다.
리디아 고는 25일 대회 4라운드를 선두 신지애(36)에게 3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했다. 춥고 비 내리고 방향을 읽기 힘든 강풍이 불어닥친 링크스 코스에서 리디아 고는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여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를 쳤다. 공동 2위(5언더파) 신지애와 넬리 코르다(26·미국), 릴리아 부(27·미국), 인뤄닝(22·중국)을 2타 차로 제쳤다. 우승 상금은 142만5000달러(약 19억원)다.
리디아 고는 지난 11일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따내며 명예의 전당 입성에 필요한 포인트를 모두 채웠다. 선수 생활의 완벽한 마무리처럼 보였으나 그는 “언제 은퇴할지 모르겠지만 은퇴 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정말 멋질 것”이라며 메이저 대회 우승을 최근 새로운 목표로 내세웠다. 그 목표마저 곧바로 실현되자 리디아 고는 “너무 좋아서 믿어지지 않고 상상도 해본 적 없는 일들”이라며 “나이가 들면서 이 코스(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가 얼마나 역사적이고 특별한 장소인지 깨닫게 됐다. 솔직히 정말 동화 같다”고 했다.
이날 경기 초반에는 신지애와 부가 선두를 달렸고, 중반에는 코르다가 10번홀(파4)까지 3타를 줄이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그러나 코르다가 14번홀(파5) 더블보기에 이어 17번홀(파4) 보기로 주저앉으면서 리디아 고가 선두로 올라섰다. “스코어뿐 아니라 샷에 대한 마음가짐과 접근 역시 스스로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마무리하고 싶었다”는 리디아 고는 17번홀 파에 이어 18번홀(파4) 버디를 잡으며 경기를 마쳤다.
‘천재 소녀’로 통하며 어린 나이에 데뷔한 리디아 고는 2016년 역대 최연소 메이저 2승 기록(18세 11개월 9일)을 세운 뒤 부진을 겪었다. 2022년 LPGA 투어 상금 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정상의 자리를 되찾았지만 지난해 다시 상금 랭킹 90위로 내려앉기도 했다. 리디아 고는 지난 1월 시즌 개막전 우승 후 7개월 만에 이날 LPGA 투어 우승을 추가해 통산 21승을 쌓았다. 생애 통산 상금 랭킹도 4위(1921만2009달러·약 254억원)로 올라섰다. 리디아 고는 “파리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 전에 누군가가 ‘명예의 전당 입성을 최종 목적지가 아니라, 최종 목적지로 가는 길에 있는 주유소처럼 생각하라’고 말해줬다”며 “여전히 플레이 할 계획을 하고 있다. 내 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2008년과 2012년 이 대회 챔피언 신지애는 이날 4라운드를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으나 버디 2개, 보기 4개로 2타를 잃어 준우승했다. 신지애는 작년 이 대회에선 3위에 올랐다. 임진희(26)가 공동 10위(1언더파), 신지은(32)이 공동 17위(이븐파)로 마쳤다. 2017년 이 대회 우승자 김인경(36)은 이날 대회를 81위(11오버파)로 마무리한 뒤 은퇴를 전격 발표했다. 김인경은 2007년 LPGA 투어에 데뷔해 통산 7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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