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살' 양민혁, 첫 태극마크...홍명보 감독 "안정 속 변화 이루겠다"

18살 나이로 처음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한국축구의 미래’ 양민혁.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10년 만에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다시 잡은 홍명보 감독이 ‘안정 속 변화’를 선택했다

홍 감독은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 2차전에 나설 26명 국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에 뽑힌 대표팀은 내달 5일 오후 8시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홈 1차전을 치른 뒤 10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의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오만과 2차전을 벌인다.

지난달 7일 여러 논란 속에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홍 감독은 부임 후 처음 국가대표 선수들을 선발했다. 향후 홍 감독이 어떤 방향으로 대표팀을 이끌 것인지 엿볼 수 있는 대표팀 명단이다.

기존 대표팀 핵심멤버인 ‘캡틴’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비롯해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파 선수들은 이변 없이 선택을 받았다.

동시에 뉴페이스도 4명이나 선택해 눈길을 끌었다. 변화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K리그1 공격수 양민혁(강원FC)이다. 2006년생으로 18살인 양민혁은 올해 성인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28경기에 출전해 8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리그 공격포인트 공동 7위(13개)에 올라와 있다.

지난달에는 K리그1 이달의 선수, 영플레이어, 이달의 골 상을 독식했고, 최근 손흥민이 활약 중인 토트넘에 입단이 확정됐다. 한국 선수로는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현재 18세 132일에 태극마크를 달게 된 양민혁은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발탁 순위에서 13위에 올랐다. 이는 18세 152일의 나이로 처음 대표팀에 뽑힌 손흥민보다도 20일 빠른 기록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보면 충분히 대표팀에 들어올 자격이 있고 지금 기회를 주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면서 “그 이후에 어떻게 할지는 앞으로 양민혁의 역할이다. 모두가 기대를 크게 거는 선수라서 대표팀에 와서도 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멀티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황문기(강원FC)의 선발도 주목할 부분이다. 황문기는 17세 이하(U-17) 대표팀에서 3경기를 뛴 게 국가대표 경력의 전부일 정도로 태극마크와 거리가 있는 선수였다.최근 소속팀 활약을 발판 삼아 스물일곱이라는 늦은 나이에 처음으로 A대표팀에 선발되는 영광을 안았다.

특히 황문기가 대표팀의 고질적인 취약 포지션으로 꼽히는 오른쪽 풀백 자원이라는 점에서 더 눈길을 끈다. 그밖에도 수비수 이한범(미트윌란)과 최우진(인천)이 대표팀에 생애 처음으로 발탁됐다.

홍 감독은 “황문기에 대해선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강원이라는 팀이 정상에 올라와 있고, 경기력도 아주 좋다”며 “그 안에서 가장 많은 역할을 하고 전체적인 컨디션과 경기력이 꾸준했던 선수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또한 왼쪽 풀백 최우진에 대해선 “아직 20세라 피지컬 등 모든 부분이 부족한 게 있지만, 굉장히 흥미로운 선수였다”면서 “양 측면 포지션은 한국 축구의 고민거리다. 어린 선수가 어떻게 성장하는지는 다 알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당장 대표팀 세대교체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를 내다보는 운영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그는 “베테랑들의 기량이 출중할 때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에 들어와 분위기와 문화를 익히는 적응 과정이 중요하다”며 “이번 선발에 중점을 둔 부분은 그동안 대표팀이 해온 안정적인 팀 운영과 약간의 변화다. 안정적이면서 미래 지향적인 선수들로 운영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축구대표팀 9월 소집 명단(26명)

골키퍼 : 조현우(울산) 송범근(쇼난벨마레) 김준홍(전북)

수비수 : 권경원(코르파칸) 김민재(뮌헨) 김영권(울산) 정승현(알와슬) 이한범(미트윌란) 설영우(즈베즈다) 이명재(울산) 최우진(인천) 황문기(강원) 김문환(대전)

미드필더 : 박용우(알아인) 정우영(울산) 황인범(즈베즈다) 이재성(마인츠)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이동경(김천) 정호연(광주) 양민혁(강원) 엄지성(스완지시티)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공격수 : 주민규(울산) 오세훈(마치다젤비아)

이석무 (sport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