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최고·최다'...당구 새 역사 쓰는 김가영 "최초 60대 우승도 하고 싶어요"

이석무 2024. 8. 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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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여제' 김가영(41·하나카드)은 '역대 최초'라 수식어 자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김가영은 '역대 최초' 뿐만 아니라 '역대 최다', '역대 최고' 수식어도 독차지하고 있다.

김가영은 "그냥 운이 좋다 보니 최초라는 타이틀이 오는 것 같다"면서도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데 가끔 운으로 올 때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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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프로당구 ‘2024 L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에서 통산 여덟번째 우승을 달성한 김가영. 사진=PBA 사무국
김가영이 통산 여덟번째 LPBA 우승을 확정지은 뒤 기쁨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PBA 사무국
[하노이=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당구여제’ 김가영(41·하나카드)은 ‘역대 최초’라 수식어 자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다. 그는 당구라는 종목의 슈퍼스타이자 아이콘이다. 포켓볼에서 이미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데 이어 이제 3쿠션에서도 남들이 범접할 수 없는 놀라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김가영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그랜드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 LPBA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결승전서 김세연을 세트스코어 4-1(11-7 11-7 7-11 11-0 11-0)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LPBA 통산 여덟 번째 우승을 달성한 김가영은 스롱 피아비(캄보디아·우리금융캐피탈, 7회 우승)를 제치고 이 부문 최다 우승자로 올라섰다. 8회 우승은 남자부인 PBA까지 통틀어도 1위 기록이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상금 4000만원을 추가, 통산 상금 3억8180만원으로 LPBA 최초 4억원 상금도 눈앞에 뒀다.

김가영은 현재 LPBA에서 대부분의 ‘역대 최초’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남녀 최초 8회 우승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열린 해외 투어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최초의 선수가 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3~24시즌 2차 투어(실크로드&안산 LPBA 챔피언십)에선 여성 선수 최초로 퍼펙트큐(한 큐에 세트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모두 채우는 것. 11점)를 달성하기도 했다.

김가영은 ‘역대 최초’ 뿐만 아니라 ‘역대 최다’, ‘역대 최고’ 수식어도 독차지하고 있다. LPBA 통산 최다승(186전 151승), 최다 결승 진출(13회), 세트제 최고 애버리지(2.357), 세트제 최다시간 승리(38분)기록도 그의 몫이다. 어떻게 설명하더라도 김가영이 이룬 성과는 프로당구에서 단연 돋보이고 빛난다.

김가영은 “그냥 운이 좋다 보니 최초라는 타이틀이 오는 것 같다”면서도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데 가끔 운으로 올 때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모든 일에 가만히 찾아오는 행운은 없다. 늘 노력하고 준비하는 이에게 행운도 찾아오는 법이다. 김가영이 딱 그렇다.

김가영은 이번 대회를 위해 하노이에 도착한 뒤 호텔에만 계속 마물렀다. 다른 선수들이 잠시 해외 정취를 즐기기 위해 산책을 다녀오고, 맛집을 찾을 때도 그는 호텔방과 체육관, 수영장만 오갔다. 식사도 호텔 식당에서 해결했다. 루틴을 깨지 않고 오롯이 경기에만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김가영은 “베트남은 이번이 두 번째지만 솔직히 바깥 분위기는 잘 모르겠다. 이곳에 온 뒤로는 인터넷도 잘 보지 않았다”며 “이제 우승했으니 한번 둘러보고 싶은데 일정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한 뒤 깔깔 웃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난 1, 2차 대회 때 잇따라 32강 진출에 실패했던 기억은 도전자 마인드를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김가영은 “지난 두 번 연속 예선 탈락 이후 나름대로 고민의 시간이 있었지만 스스로 잘하고 있다고 다독이면서 이번 대회에 나섰다”며 “부담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김가영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만족을 모른다는 점이다. 이미 많은 것을 이뤘지만 여전히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프다. 그는 이제 또다른 ‘3최(최초·최고·최다)에 도전하고자 한다.

“오랫동안 당구 선수로 활약하고 싶습니다. ‘역대 최초 60대 여성 우승자’라는 타이틀도 멋있는 것 같아요. 꾸준히 높은 수준의 당구를 보여줘 여성 당구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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