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88] ‘FOPO 증후군’을 이겨내려면
프로 선수와 리더 등을 대상으로 퍼포먼스 코칭을 하는 한 심리학자의 글에서 ‘인간의 잠재력을 제한하는 일등 요인이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한 두려움(FOPO, Fear of people’s opinions)’이란 내용을 접했다. 중요 자존 포인트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자존의 감정을 치솟게 한다. 그런데 그 평가가 지속되지 않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받으면 또 반대로 자존의 급하락을 경험한다. 그리고 그 느낌을 얻기 위한 과도한 노력과 상실이 반복되면 일종의 중독 현상에 빠질 수 있다.
‘나보다 뛰어난 사람과 비교될 때,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얻었을 때’ 등 여러 상황에서 겪는 자존감 하락의 고민이 가득하다. 이런 고민을 많이 접하다 보니 차라리 자존감이란 단어를 마음 사전에서 삭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 정도이다. ‘존재 자체가 소중하다’는 의미의 자존이 동기 부여의 원천으로 작동해야 하는데, 자존의 기준이 외재화되고 감정 반응과 연동되면서 자존의 감정이 삶을 평가하는 결과물로 치우쳐 있다.
자존감 하락으로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어떤 상황에서 자존감이 상승하는가’를 질문한다. ‘무엇에 자존감이 상하느냐’는 질문보다 내 자존감의 외부적 기준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더 효율적인 질문이다. 사실 이 질문 자체가 자존감의 기준이 외부에 존재함을 내포한다.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내가 어떤 것에 자존의 감정 바늘이 흔들거리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자존감 관리에 중요한 포인트다.
자존감의 외부적 요인은 다양하고 사람마다 비중도 다르다, 예를 들면 사회적 인정, 직장에서의 성과, 돈이란 재력, 학업 성취, 외모, 힘 그리고 덕성 등 다양하다. 그런데 자존감의 기준이 외부 요인에 너무 집중되면 FOPO가 커지면서 오히려 자존감의 등락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자존감의 기준을 모두 내재화하는 것은 어렵다. 예를 들면 ‘나는 살아있는 인간이기에 그 자체로 자존의 존재이다’ 같은 기준이 내재화된 기준이고 사실 이 기준이 자존의 오리지널, 본질이다. 다양성과 평등의 가치도 이 자존의 기준에 근거한다고 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자존의 기준을 모두 내재화할 수는 없지만 너무 외재화된 기준에 의존하면 자존감의 바늘이 요동치기 쉽다. 어떤 요인에 내가 상승하는지 질문해 그 요인을 파악하고 그 요인에 대한 의존도를 조금은 약화시킬 필요가 있다.
FOPO도 문제지만 반대로 타인이 의견을 경청하지 않는 과도한 자존의 내재화도 문제가 된다. 중용은 능동적인 과정이라 생각된다. 밸런싱을 위해 진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중용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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