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시대로 가는 열쇠, ‘지식재산’이 쥐고 있다
영국에서 최고액권 화폐인 50파운드 지폐 인물이 산업혁명을 이끈 제임스 와트에서 인공지능(AI)의 아버지 앨런 튜링으로 교체됐다. 산업혁명 시대를 넘어 AI 시대로 전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AI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 지식재산업무를 담당하는 특허청의 수장으로서 AI를 어떻게 특허 행정에 접목하고, 어떻게 산업 현장에서 활용해 대한민국의 혁신을 지원하고 역동적인 경제를 창출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많다.
어느 모임을 통해 알게 된 생성형 AI 앱을 활용해 개인 프로필을 검색해봤다. 출처를 명시하고 있어 정보의 정확성이 매우 높았고, 다양한 활동을 언급해 놀라울 따름이었다. 다만 알고리즘으로도 극복하기 힘든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면 국장이 참석한 행사를 청장의 활동으로 언급하는 등 정보를 부정확하게 기재한 경우가 없지 않았다. ‘문지기(gatekeeper)’로서 인간의 역할이 어느 정도는 필요해 보였다.
지난 7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제65차 세계지식재산기구 총회 기간 독일·영국·프랑스·캐나다 등 선진국 특허청과 양자 회담에서 AI를 활용한 특허 행정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다. 많은 국가가 AI에 관심을 가지고 검색·분류·번역 등 기능에 활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AI가 고도의 판단을 요하는 심사관인 인간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 과정에서 AI 활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었다. 우리 특허청은 특허 심사에 AI 챗봇을 도입하는 등 보조적 수단으로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더 빠르고 정확한 심사를 구현하려고 한다. 또한 이러한 심사 혁신을 통해 우수한 기술을 가진 우리 기업이 핵심 특허를 선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세계지식재산기구 총회 기간 한국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세계지식재산기구 글로벌 어워즈를 받은 스타트업도 만날 수 있었다. 이 기업은 AI 특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통적인 폐기물 분류 기술에 AI를 접목한 핵심 특허를 확보하고 새로운 시장을 열어 혁신을 이뤘다. 이처럼 AI는 다양한 분야와 융합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어워즈를 받은 이 기업의 대표에 따르면, AI 기술에 대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죽음의 계곡’이라는 창업 초기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허청은 최근 산업재산정보법의 시행으로 5억8000만건의 특허 빅데이터를 활용할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AI를 접목한 비즈니스가 확대되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산업적 관점에서 AI 활용 방안을 발굴하고 지원할 예정이다.
모든 기술이 그렇듯 AI 역시 결국에는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도, 그저 무의미하게 흘려보낼 수도 있다. 특허청은 AI 시대 인간의 역할에 대해 지속적으로 성찰하면서 동시에 AI를 통한 심사 혁신, 산업 관점에서의 AI 활용 지원에 더욱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 대한민국의 혁신과 역동적 경제 창출을 위한 골든 타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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