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합수술 거부·탈주해 '술 타기'...포르셰 운전자, 그날의 행적
재판서 드러난 가해자 행적…"정말 반성했나?"
"가해자, 자기 차 걱정돼 사고 현장 되돌아가기도"
음주·특수공무집행방해 전과도 드러나
[앵커]
음주 사망사고를 낸 포르셰 운전자가 경찰의 부실한 초동 대처를 틈타 '술 타기'를 했다는 소식, 얼마 전에 전해드렸는데요.
오늘 재판이 열렸는데, 가해 운전자의 황당한 말과 행동이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밤늦은 시각, 도로 위를 맹렬히 달리는 포르셰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노면에 적힌 제한속도 숫자 '50'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갑니다.
당시 최대 속력은 시속 159㎞.
죽음의 질주 끝에 난 사고로 10대 1명이 숨지고, 다른 1명이 몇 달째 의식 불명인 상태.
재판에선 사고 직후 가해자의 행적이 낱낱이 공개됐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경찰이 풀어준 틈에 홀로 병원에 간 가해자는 '살이 벌어져 봉합해야 한다'는 의사의 만류에도 혼자 병원을 빠져나갔습니다.
이후 부하 직원에게 맥주캔을 사 오게 해 1차 '술 타기'를 했고, 경찰관이 음주 측정을 하러 온다고 하자 맥주 한 캔을 1분 만에 다 마셔 2차 '술 타기'를 했다고 합니다.
가해자는 '왜 사고 후 술을 마셨느냐'는 추궁에 "아끼던 포르셰 차량이 파손돼 속상해서 마셨다"고 말했습니다.
수사기관에서는 '경찰이 똑바로 음주 측정을 하지 않아 내가 술을 마신 것'이라며 되레 큰소리를 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해자는 이후 자신의 포르셰 차량을 보러 사고 현장에 돌아가 봤다고 합니다.
피해 차량은 사고 충격으로 뒤집혀 완파된 상태였는데도, 자기 차를 걱정했다는 겁니다.
법정에선 수년 전 가해자가 음주운전을 하고, 적발되자 경찰관을 다치게 하고 달아난 전과도 드러났습니다.
법정을 찾은 유가족은 오열했습니다.
[숨진 피해자 어머니 : 저희 아이가 살아만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지옥 불이라도 들어갈 수 있어요. 우리 아이가 살아만 돌아올 수 있다면 저는 뭐든지 다 할 수 있어요.]
판사는 재판 말미에 가해자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유족들에게 할 말을 하라는 이야기에 가해자는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검찰은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법이 허용한 이 최대 형량이 선고되더라도, '서른 살에 세 아이의 엄마가 되겠다'던 10대의 당찬 꿈은 영영 이뤄질 수 없게 됐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YTN 김민성 (kimms07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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