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의 매력 ‘마크’, 전법 알아야 레이스가 보인다 [경륜]

김재범 기자 2024. 8. 26.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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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경마를 마칠인삼(馬七人三)이라 말한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경륜도 여타 경주처럼 얼마나 그 선수의 기량이 우수한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출나게 눈에 띄는 선수가 없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전법이나 연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행형이 몰린 편성에서는 마크, 추입형 선수가 유리할 수 있고, 그 반대로 마크, 추입형 선수가 다수인 경주에서는 선행이나 젖히기 같은 자력 승부형 선수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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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스피돔에서 특선급 선수들이 경주를 출발하고 있다. 경륜은 선수의 운동능력 못지않게 적절한 전법 구사가 중요하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흔히 경마를 마칠인삼(馬七人三)이라 말한다. 경주에서 말의 능력이 기수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다. 경륜에도 인오술오(人五術五) 또는 인칠술삼(人七術三)이라는 말이 있다. 즉, 아무리 타고난 운동능력이 뛰어난 선수라도 상대나 상황에 맞는 전법을 제대로 구사할 수 없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뜻이다.

● 경륜만의 독특한 전법 ‘마크’ 경륜이 다른 종목과 가장 차별되는 전술이 있다면 바로 ‘마크’ 전법이다. 경정이나 경마에서는 결승선을 향해 횡렬(넓게 퍼져 있는 형태)로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경륜은 종렬(긴 띠 모양의 형태)로 레이스가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 대열 선두를 달리는 선수는 공기의 저항 등으로 뒤를 따라오는 선수에 비해 약 30% 정도의 힘을 더 소모한다. 반대로 우승 후보의 뒤에 바짝 붙어 잘 추격한다면 상대적으로 힘을 덜 들일 수 있다. 뒤만 잘 따라가도 후순위는 차지할 수 있는 이런 전법을 ‘마크’라고 한다.  폭발적인 다리 근력으로 시원하게 경주를 주도하는 선행이나 젖히기 전법이 경륜 경주를 관람하는 이들에게 호쾌함을 선사한다면, 상대 뒤에서 막판 역전을 노리는 마크 후 추입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짜릿함이 있다.

● ‘마크’ 전법, 조정술 순발력 뛰어나야 통해 경륜 팬 일부는 선행과 젖히기가 주 전법이었던 선수가 나이가 들어 체력이 떨어지면 선택하는 전법이라고 마크를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마크 전법을 잘 구사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자전거 조종술과 순발력이 필요하다. 이를 갖추지 못하면 선행하는 선수의 뒤를 따라가지 못하고 순위권 밖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선행과 젖히기 전법이 주 무기인 강자들에게도 마크 전법은 필요하다. 경륜 선수들은 경주 출전을 위해 입소를 하면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3일간 매일 경주를 치른다. 무리하게 선행과 젖히기만 고수하면 금, 토, 일 경주 중 제일 큰 상금이 걸려있는 일요일 경주에서 체력이 떨어져 좋지 못한 성적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1번 선수(흰색)가 선두로 달리는 5번 선수(노란색)의 뒤에 바짝 붙어 달리고 있는데 이 전법이 ‘마크’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마크에 연대까지 파악해야 ‘찐’ 전문가 경륜은 경마처럼 기록경주가 아니라 작전에 따라 경주를 진행한다. 실력이 한 수 아래라도 입상에 성공할 수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연대’다. 경륜 선수들은 연고, 출신학교, 친분 등에 따라 팀을 이룬다. 이러한 선수들이 대열을 형성하며 협공 작전을 펼치기 때문에 사전에 연대를 파악하는 것이 경주 추리의 기본이다. 경륜경정총괄본부는 경륜 홈페이지의 선수 정보 또는 출주표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예상지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경륜도 여타 경주처럼 얼마나 그 선수의 기량이 우수한지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출나게 눈에 띄는 선수가 없이 비슷한 수준이라면, 전법이나 연대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선행형이 몰린 편성에서는 마크, 추입형 선수가 유리할 수 있고, 그 반대로 마크, 추입형 선수가 다수인 경주에서는 선행이나 젖히기 같은 자력 승부형 선수가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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