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재 선거 쟁점 ‘비자금 스캔들’…일 자민당, 연루 의원 공천 고심

조문희 기자 2024. 8. 26.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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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
“엄정 대처” 무공천 방침
같은 무파벌 고이즈미와
총리 선호도 1위 ‘각축전’

오는 9월 일본 자민당의 새 총재 선거를 앞두고 ‘비자금 스캔들’ 연루 의원을 공천할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차기 총재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인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67·왼쪽 사진)은 지난 24일 지역구인 돗토리현에서 출마를 선언하면서 해당 스캔들로 당 차원의 처분을 받은 의원은 무공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뒷돈 사건’에 엄정 대처하겠다”며 “국민의 심판을 받을 자격이 있는 후보인지, (공천 여부를 통해) 당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노다 세이코 전 총무상(63)은 뒷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된 의원은 다음 선거에 무소속으로 나가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노다 전 총무상은 “스스로 (국회) 정치윤리심의회에 나가야 하며, 어떤 형태로든 (뒷돈을) 반환해야만 당에서 인정할지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 발언은 복수의 당내 경쟁자와 차별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지난 19일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조직적 비자금 조성이 발각된 아베파 11명을 동석시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스캔들에 연루된 의원을 공천하지 않는 방안에 대해 미온적인 것은 물론, 아베파 의원을 당이 적극 기용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시바 전 간사장의 발언에선 ‘다크호스’ 고이즈미 신지로 전 환경상(43·오른쪽)을 앞지르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전 간사장과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비자금 문제에 연루되지 않아 스캔들 관련 비판에서 자유로운 데다, 총재 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중 최연소라 세대교체를 화두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파벌이 없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당내 지지가 약해, 파벌과의 선 긋기로 딱히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비자금 스캔들은 자민당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인 ‘파티’ 입장권 수익 일부를 입장권을 할당량 이상 판매한 의원에게 돌려줬고, 아베파·니카이파 등 파벌이 이 돈을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 등에 기재하지 않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건을 말한다. 아사히에 따르면 정치자금 미기재가 적발된 현역 의원은 총 85명이며, 이 중 당의 징계 처분을 받은 의원은 39명이다. 당 중진은 “(비자금 스캔들에) 엄정 대응하면 당내 반발을 사고, 느슨하게 대응하면 여론의 반발을 받을 것”이라는 딜레마를 아사히에 전했다.

현지 언론은 다카이치 사나에 경제안보담당상(63),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68), 고이즈미 전 환경상 등이 이달 내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노 다로 디지털상(61)은 이날 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마이니치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시바 전 간사장이 29%로 총리 선호도 1위,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16%로 2위였고, 아사히 여론조사에서는 두 사람이 21%로 공동 1위였다. 자민당 지지층으로 표본을 한정할 경우 마이니치 조사에서는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28% 지지율로 이시바 전 간사장(23%)을 앞질렀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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