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호 ‘프락치 존안자료’ 알렸다고…경찰, 혐의 바꿔 입건 논란
경찰이 초대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을 맡았던 김순호 전 치안정감의 과거 ‘프락치’ 활동에 관한 존안자료 유출 혐의로 ‘녹화·선도공작 의문사 진상규명대책위원회’ 간사를 입건해 조사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는 26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이재범 녹화·선도공작 의문사 진상규명대책위 간사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간사는 김 전 치안정감의 존안자료를 유출했다는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입건됐다. 김 전 치안정감은 지난해 8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2022년 진보단체들이 김 전 치안정감이 운동권 동료를 밀고하는 등 프락치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언론에 보도된 자신의 존안자료 유출 경위를 확인해달라는 취지였다.
장석우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적용되지 않으니 혐의를 바꿔가며 입건한 것은 어떻게든 처벌받도록 하겠다는 경찰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간사도 기자와 통화하면서 “경찰이 정치적 수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존안자료의 경우 언론을 통해 드러난 것인데 혐의 적용이 적절한 것이냐”고 말했다.
이 간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을 신설하고 김순호씨를 임명하는 과정에서 그의 녹화공작 존안자료 존재를 확인했고, 밀정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받는 그의 적극적인 소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존안자료 확인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권리를 침해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과거 청산을 위해 본인이 직접 자료제출 등을 통해 (존안자료에 대해) 직접 소명해야 한다”고 했다.
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 6월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단체 연대회의(추모연대)의 사무실과 이 간사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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