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체육회가 괴물됐다”…與野 “선수만 21세기” 대한체육회장 질타

김성모 기자 2024. 8. 2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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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대한배드민턴협회 비판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체육계 실태에 대해 "체육과 체육인을 생각하는 정책이면 되는데 낡은 관행과 오래된 습관이 남아 있다. 체육이 '정치 조직화'돼 있다"고 밝혔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은 유 장관에게 "대한체육회가 문체부 감사 대상 기관 아니냐, 2020년 이후 어떻게 1건의 감사도 없었냐"고 몰아붙였고, 민 의원은 "체육단체가 선수 중심으로 운영되지 않고 임원들이 사유화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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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자리하고 있다. 2024.8.26/뉴스1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대한배드민턴협회 비판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른 체육계 실태에 대해 “체육과 체육인을 생각하는 정책이면 되는데 낡은 관행과 오래된 습관이 남아 있다. 체육이 ‘정치 조직화’돼 있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대한체육회를 “괴물”에 빗대기도 했다.

여야는 이날 “불합리한 관습이 있다”는 안 선수의 발언과 해병대 캠프 효과 논란, 해단식 축소 문제 등을 거론하며 한목소리로 체육계를 질타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사태 원인으로 지적된 체육계의 낡은 관행이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여당 의원의 질문에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고 답했다가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 회장은 일정을 이유로 오후 전체회의에는 불참했다.

● 유인촌 “체육회가 괴물 됐다”

여야는 최근 체육계 논란과 관련해 이 회장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한국 체육계가 19세기적인 관행과 20세기적인 정부에 머물러 있고, 선수들만 21세기에 와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고,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은 “대한민국의 스포츠 단체들이 시대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을 보며 체육 행정에 실망한 분들이 정말 많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이 ‘체육계의 낡은 관행에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구태는 벗어나야 한다”며 “선수 보호라든지 이런 것이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가 “답변이나 대응 태도가 미흡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회장은 “사회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쇄신해야 되는데 안 될 때가 있다”며 “양면성이 있어서 너무 급진적으로 하면 문제가 생기는 부분도 있다”고도 했다.

올림픽 메달 예측이 실제와 크게 빗나갔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이 회장은 “고찰해보겠다”며 “너무 긍정적으로 말할 수도 없고, 숫자를 줄일 수도 없었다”고 했다.

7년 동안 막내로 대표팀 선배들의 방 청소와 빨래를 도맡았다는 안 선수도 거론됐다.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안세영 선수가 억울함을 호소하면 ‘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 생각해야 하는데 ‘왜 함부로 이야기해’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장관은 “체육회가 어떻게 괴물이 됐는지 모르겠다”며 “체육회 말만 나오면 많은 기관, 종교단체 여기저기서 건들지 말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자리를 비운 이 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 장관의 책임론을 묻는 질의도 나왔다. 조국혁신당 김재원 의원은 유 장관에게 “대한체육회가 문체부 감사 대상 기관 아니냐, 2020년 이후 어떻게 1건의 감사도 없었냐”고 몰아붙였고, 민 의원은 “체육단체가 선수 중심으로 운영되지 않고 임원들이 사유화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유 장관은 “그동안 여러 상황이 발생했고 여러 번 의견도 냈는데 진도가 잘 안 나갔다”며 “당분간 큰 국제 경기가 없기 때문에 체육 정책의 전반적인 개혁을 잘 정리하겠다”고 강조했다.

● “해단식 ‘도둑 귀국’ 논란도 서로 남 탓”

파리 올림픽 선수단 환영 행사가 문체부와 체육회의 신경전 속에 축소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체육회는 선수단 피로를 축소 이유로 들었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은 “수년간 올림픽 해단식을 하면서 이렇게 급하게 축소된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신 의원은 “1년에 수천억 원을 쓰는 대한체육회가 4년마다 올림픽을 하는데 ‘도둑 귀국’도 아니고”라고 했다. 이 회장은 “사전에 일정을 제출했는데, 공항공사가 지정한 장소가 부적절했다”고 답했다. 유 장관은 “준비는 체육회가 다 했고 저희는 축하하러 간 건데, 갑자기 바뀌었다고 전달받았다”고 답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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