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 전차 겨냥한 北 ‘자폭 드론’...러 기술 이전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북한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에서 무인기를 살펴보고 있다(왼쪽사진). 북한은 26일 자폭형 무인기가 수직 낙하해 목표물을 파괴하는 장면을 공개했는데, 이 무인기는 러시아 잘라(Zala)사가 2020년 공개한 자폭형 무인기 형상과 비슷하다(오른쪽 사진). /조선중앙통신·TASS 연합뉴스

북한이 우리 K2 전차 등을 타격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자폭형 무인기 실사용 장면을 처음 공개했다.

북한은 26일 관영 매체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4일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의 무인기 성능 시험을 현지 지도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과 영상에는 이스라엘제 ‘하롭’을 닮은 삼각 날개 형상 무인기, 십자 날개가 달려 러시아제 ‘란쳇’ 자폭 드론과 유사한 기종 등 2개 형태의 무인기가 등장했다. 북한은 이날 자폭 드론이 수직 낙하하며 탱크 형상을 파괴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탱크 장갑은 상부 해치 쪽이 가장 취약한데 이를 정밀 타격하는 현대전 흐름에 맞춘 무기 체계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각종 자폭형 무인기들을 더 많이 개발·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 북·러 군사 협력이 강화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북한의 무인기 개발에 도움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9월 러시아 측이 북에 자폭 드론 5대를 선물했다는 러시아 보도도 있었다. 군 관계자는 “그런(러시아가 선물한) 것들을 이번에 실험했을 가능성, 또는 이를 통해 드론을 역설계해 성능을 개량했을 가능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 시점에서 북한의 드론이 단시간 내 전력화 및 양산이 가능한 단계인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 군 입장이다. 북한은 지난해 7월 무장장비전시회에서 미국의 정찰용 무인기 ‘글로벌호크’와 공격용 무인기 ‘리퍼’를 빼닮은 기체(샛별 4·9)를 공개했지만 실제 운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자폭 드론은 순항미사일과 비슷한 비행 특성을 가지고 있어 기존 방공 체계로 탐지·요격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전투기·공격용헬기 및 지대공 방공 무기로 요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가성비’ 무기인 드론이 다수가 투입됐을 때 모두 요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